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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정일근

정일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낭송 정숙지) 정일근의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를 배달하며 사람이 사는 뭍의 끝에 나가 사람을 기다려본 사람은 알지요.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의 안광(眼光)이 등대처럼 빛나던 일을. 항구로 돌아오는 배처럼 지금 저기서 돌아오는 저이는 "너일 것..

책 읽으며 졸기/ 김기택

김기택, 「책 읽으며 졸기」(낭송 김기택) 김기택의 「책 읽으며 졸기」를 배달하며 졸음은 참을 수가 없어요. 너무 무거워요. 천하장사도 들어 올릴 수 없어요. 큰 산, 큰 바다이지요. 번쩍 들어 올려 옮길 수도, 헤엄쳐 빠져나올 수도 없어요. 무너지고 무너지는 기슭 흙이에요. “에라, 모르겠다. 까..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 「나를 부르는 숲」(낭독 안순동 김용선 김태형)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배달하며 여섯 살 난 남자애와 함께 만화영화 <인어공주>를 본 적 있어요. 어떤 장면이 가장 슬펐는지 물었더니 왕자의 결혼식 장면이라고 하더군요. 맞아요. 다른 여자와 결혼함으로써 인어공주..

꽃 미용실/ 정채원

정채원, 「꽃 미용실」(낭송 정채원) 정채원의 「꽃 미용실」을 배달하며 딸은 꽃이에요. 그냥 꽃이에요. 그냥 그대로가 꽃이에요. 여름 화초처럼 싱그럽죠. 때 묻은 데가 없어요. 겉과 속이 다 그래요. 치장이 왜 필요하겠어요. 들들 볶지 말아요. 그냥 꽃인 것을. 무심코 ‘꽃 미용실’에 앉아 깜빡 졸..

동물들의 권태와 분노의 노래 /정영문

정영문, 「동물들의 권태와 분노의 노래 1」(낭독 정영문) 정영문의 「동물들의 권태와 분노의 노래 1」을 배달하며 대체 이런 글은 어떻게 하면 쓸 수 있는 걸까요? 역시,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겠지요? 겨우 존재하는 인간,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

가슴의 환한 고동 외에는/ 박형준

박형준, 「가슴의 환한 고동 외에는」(낭송 박형준) 박형준의 「가슴의 환한 고동 외에는」을 배달하며 우리에게 거처가 있긴 했던가요. 우리의 마음은 급류에 휩쓸렸죠. 우리의 마음은 태풍이 데려갔죠. 우린 구름처럼 신속해요. 그러나 멈춰 섰을 때 보았어요. 회양목 그늘 속에 핀 작고 노란 꽃망울..

티베트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 이성선

, 「티베트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낭송 김두안) 이성선의 「티베트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를 배달하며 자신의 정중(正中)에 앉아 보셨는지요. 자신 속에 고요하게 자신이 앉는 것, 그것은 수행자들처럼 매순간 자신의 말〔口〕과 행동〔身〕과 뜻〔意〕을 살피는 것이겠지요. 진흙 속에 뿌리..

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낭독 김기택)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을 배달하며 160년 전에 쓰인 글입니다. 이런 글을 보면 슬퍼져요. 불과 1년 전의 물건도 신제품으로 대체될 만큼 실용 쪽은 빠르게 발달하는데, 160년 전의 불복종 선언이 지금도 유효하다니요. 빵의 진실은..

동변상련의/ 박라연

박라연, 「동변상련의,」(낭송 박라연) 박라연의 「동변상련의,」를 배달하며 누구든 여러 번의 이사를 하지요. 조금은 불어난 세간을 트럭에 싣고 난 후, 나는 텅 빈 방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가장 나중에 그 집을 떠나오곤 했죠. 장롱이 있던 자리는 가장 덜 손을 타 언제나 제일 깨끗했죠. 거울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