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원, 「꽃 미용실」(낭송 정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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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원의 「꽃 미용실」을 배달하며 딸은 꽃이에요. 그냥 꽃이에요. 그냥 그대로가 꽃이에요. 여름 화초처럼 싱그럽죠. 때 묻은 데가 없어요. 겉과 속이 다 그래요. 치장이 왜 필요하겠어요. 들들 볶지 말아요. 그냥 꽃인 것을. 무심코 ‘꽃 미용실’에 앉아 깜빡 졸다 깬 후 꽃이 거울을 통해 ‘들들 볶인 꽃’을 본다면 얼마나 속상했을지 짐작되고도 남아요. 딸의 취향대로 있게 해주세요. 꽃 속에서 꽃이 피니 꽃은 점점 더 아름다워요. 세상엔 꽃이 지지 않죠. ‘꽃 미용실’도 문 닫을 일 없어요. 다섯 살 꽃을 또 ‘꽃 미용실’로 데려가는 엄마꽃이 있을 테니까. 물론 ‘꽃 미용실’ 미용사도 딸과 딸의 딸을 두었겠죠. 꽃이 으앙으앙 울어대는 ‘꽃 미용실’. 이런 풍경의 유전을 생각하며 빙긋빙긋 웃는 아침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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