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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변상련의/ 박라연

수로보니게 여인 2009. 6. 29. 19:33

박라연, 「동변상련의,」(낭송 박라연)

 
   
 

박라연의 「동변상련의,」를 배달하며

누구든 여러 번의 이사를 하지요. 조금은 불어난 세간을 트럭에 싣고 난 후, 나는 텅 빈 방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가장 나중에 그 집을 떠나오곤 했죠. 장롱이 있던 자리는 가장 덜 손을 타 언제나 제일 깨끗했죠. 거울과 시계가 걸렸던 자리도 가만히 바라보았죠. 아내는 개수대에 그릇을 놓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죠. 수없이 걸레질을 해도 뭉치는 먼지들을 감당할 수 없었죠. 울고 웃던 식구와 추억이 다 빠져나간 집은 눈이 쑥 들어가고 생기가 없는 얼굴이었지요.

시간에도 공간에도 우리는 정이 들지요. 한솥밥 먹는 식구처럼. 한 채의 집은 한 구의 몸이지요. 내일에 대한 의지로 벽을 세우고, 궁리로 지붕을 삼고, 안쪽에는 뜨겁게 심장이 뛰지요. 식구가 아프면 같이 아파하던 집을 한 번 더 보았죠.

 
   

 

Misery loves company. 동병상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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