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김초혜 소리 없이 와서 흔적도 없이 갔건만 남은 세월은 눈물이다 무쇠바퀴 돌아간 마음 위에 그대 감아 버린 가슴은 울음으로 녹아 있고 서로 먼 마음 되어 비껴 지나도 그대 마음 넘나드는 물새가 되고 물과 물이 섞이듯 섞인 마음은 나눠 갖지 못하면서 하지 않는 사랑이다 ´˝˚³οο엔돌핀 팍팍 2007.01.08
기도 -김옥진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어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 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 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헤를 주시고 바람에 .. ´˝˚³οο엔돌핀 팍팍 2007.01.03
생존을 위하여 생존을 위하여 서정윤 꽃이 지는 밤하늘은 별조차 없다 호흡은 항상 나를 괴롭게 하고 서러움의 단면들이 앞가슴을 헤집고 스며들면 우리들은 또다시<카인>이 된다. 그저 적당한 운명을 가지고 온 우리들은 인간다와지려는 노력도 없이 인간을 떠나려고 바둥거려도 시간의 테두리는 끝내 그림자..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31
여분의 죄 서정윤 슬프지 않아야 하리라 꽃이 지려 꽃잎이 떨어지고 울먹이는 하늘로 맨손을 흔들면 우리들의 가슴엔 어느새 얼룩진 인생이 걸려 있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그렇다고 슬플 필요도 없다 삶은 그렇게 그렇게 끝이 나고 우리들의 그림자도 아득한 풍경으로 그려지는데 이제, 어둠은 사라지면 어둠..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30
변명 변명 서정윤 깨어진다 깨어진다 깨어지는 아픔들이다 흩어진 파편들만큼 산만한 머리 속에서 사라진다 허공으로 흩어진다 누구도, 어디도 쳐다볼 수가 없다 모두의 눈짓을 받으며 아무의 눈짓도 받지 않으며 다만 속삭인다 <이렇게 밖엔 할 수 없었다>고 언젠가 부서진 그 조각들을 주워 다시 만..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27
차라리 댓잎이라면 이성복(1952~) 형은 바다에 눈오는 거 본 적 있우? 그거 차마 못 봐요, 미쳐요. 저리 넓은 바다에 빗방울 하나 앉을 데 없다니 차라리 댓잎이라면 떠돌기라도 하지 형, 백년 뒤 미친척 하고 한번 와 볼까요? 백 년 전 형은 또 어디 있었우? 백 년 전 바다에 백 년 뒤 비가 오고 있었다. 젖은 그의 눈에 내리다..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25
슬픈 시 슬픈시 서정윤 술로써 눈물보다 아픈 가슴을 숨길 수 없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적는다 별을 향해 그 아래 서 있기가 그리 부끄러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읽는다 그냥 손을 놓으면 그만인 것을 아직 <나> 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쓰러진 뒷 모습을 생각잖고 한쪽 발을 건너 디디..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21
눈 오는 날엔 눈 오는 날엔 서정윤 눈 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다시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으는 눈에 기대를 걸어 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전함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19
노을 초상화 노을 초상화 서정윤 내 삶의 쓸쓸함을 모아 태우면 이런 냄새가 날까 늘 너무 빨리 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돌아서 보면 지친 얼굴로 따라오는 그림자 길게 누워 바라보는 눈길이 멀다. 어둠이 익어가는 가지 끝 목숨길게 드리우던 노을 그림자 때때로 숨어 지켜보던 그 길을 이제는 걸음 걷고 있다. 잊..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18
고백성사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³οο엔돌핀 팍팍 2006.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