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엔돌핀 팍팍

슬픈 시

수로보니게 여인 2006. 12. 21. 20:53

 

    슬픈시

 

   서정윤

 

 

 술로써

 눈물보다 아픈 가슴을

 숨길 수 없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적는다

 별을 향해

 그 아래 서 있기가

 그리 부끄러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읽는다

 

 그냥 손을 놓으면 그만인 것을

 아직 <나> 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쓰러진 뒷 모습을 생각잖고

 한쪽 발을 건너 디디면 될 것을

 뭔가 잃어버릴 것 같은 허전함에

 우리는 붙들려 있다

 

 어디엔들

 슬프지 않은 사람이 없으랴마는

 하늘이 아파, 눈물이 날 때

 눈물로도 숨길 수 없어

 술을 마실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가 되어

 누구에겐가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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