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역 구포역 김재근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는 거 하루 벌어 하루 산다는 거 마른 겨울비 맞으며 벌서고 있는 나무같이 견디는 거, 아닌가 구포역, 휘파람 불며 기차는 몰려오고 사람들은 낙엽처럼 또 부서져 내린다 비릿한 무엇이 속 어디 가시처럼 걸리고 야산 겨울 숲 너머로 하루해가 풀석 지고 있다 늦은.. ´˝˚³οο엔돌핀 팍팍 2007.04.18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 김현태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 백번 몸을 뒤척이는 그 순간에.. ´˝˚³οο엔돌핀 팍팍 2007.04.12
나의 어둠을 위한 시- 원죄의 업 원죄의 업 서정윤 어둠으로 솟아나는 밤은 우리들이 가지는 큰 위안 서둘지 않는 노을로 하루는 가고 꿈을 털며 가는 사람에게 그림자마저 떠나 버리면 목마른 꽃의 비가 내린다. 꽃은 꽃이다. 꽃나무는 꽃이다 세계는 꽃이다 목마른 꽃은 뱀이다 뱀은 알에서부터 뱀이다 꽃이 꽃을 알았.. ´˝˚³οο엔돌핀 팍팍 2007.03.06
인연설 인연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 ´˝˚³οο엔돌핀 팍팍 2007.02.24
그런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있어요 김윤진 그런 사람이 있어요 그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그래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아도 따뜻한 느낌으로 남아 있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귓전에서 속삭임으로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늘 생각나는 사람 꿈속의 재회가 있기에 그리워도 그립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다는.. ´˝˚³οο엔돌핀 팍팍 2007.02.20
그대를 사랑하는 이유 그대를 사랑하는 이유 오버그 그대를 사랑하는 이유가 몇 가지나 되는지 헤아려 봐야 한다면 그 수가 너무 많아 온 세상을 다 돌고도 남을 거예요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을 말로나 글로 표현하라고 하면 그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내 목은 쉬고 그 글을 다 쓰기도 전에 손가락이 곱고 말 거예요 그리고 저.. ´˝˚³οο엔돌핀 팍팍 2007.02.16
봄비 봄비 노천명 강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 가슴속 어디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봄이 온다기로 밤새껏 울어 새일 것은 없으련만 밤을 새워 땅이 꺼지게 통곡함은 이 겨울이 가는 때문이었습니다 한밤을 줄기차게 서러워 함은 겨울이 또 하나 가려 함이었습니다 화려한 꽃철을 가져온다.. ´˝˚³οο엔돌핀 팍팍 2007.02.14
얼음새꽃 얼음새꽃 문희숙 지상의 집 한 칸이란 내게는 아득한 불빛 가물거리는 명왕성처럼 점으로만 흐르는 방 그런 방 그런 봄밤에 낯선 음표 보인다. 돌과 얼음 속에서도 꽃은 눈을 뜨는가 지친 몸을 흔들어 무성하게 일어서는 초록의 부드러운 힘 벽을 막 넘고 있다. 시작노트= 내몸은 별들의무덤이다. 머리.. ´˝˚³οο엔돌핀 팍팍 2007.02.08
봄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발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 거리다가 한 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³οο엔돌핀 팍팍 2007.02.05
'서울역 그 식당' 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1962~)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이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 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³οο엔돌핀 팍팍 2007.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