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엔돌핀 팍팍

고백성사

수로보니게 여인 2006. 12. 13. 01:48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김종철(1947~)  '고백성사' 전문

 

 

       섣달도 막바지, 대낮에도 십자가는 눈에 더 잘 든다.

     잠깐 잠깐 뉘우침이 깃들어 준다.

     올해도 잘못 살았다고.

     고해성사 그만큼 영성(靈性)으로 가까워진다. 

     마지막의 못하나마져 뽑아내고 싶어도, 마음 같지 못하다.

     그래서 인간적이다.그분도 참아주신다.

     남겨둔 못으로.

     다음번의 고해성사도 남겨둔 채로  산다.

     누구나 누구든~.

                          유안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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