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엔돌핀 팍팍

노을 초상화

수로보니게 여인 2006. 12. 18. 22:32

  노을 초상화

 

   서정윤

 

 

 내 삶의 쓸쓸함을 모아 태우면

 이런 냄새가 날까

 늘 너무 빨리 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돌아서 보면

 지친 얼굴로 따라오는 그림자

 길게 누워 바라보는 눈길이 멀다.

 

 어둠이 익어가는 가지 끝

 목숨길게 드리우던 노을 그림자

 때때로 숨어 지켜보던 그 길을

 이제는 걸음 걷고 있다.

 

 잊어도 좋은

 그래야만 할 기억을 하늘에 그리며

 전설의 별에서 울려오는 얼굴이

 아득하다.

 

 별의 꿈이 떨어진 자리에

 자라는 노을의 사랑

 두 손에 하늘을 들고

 그러고도 느끼는 허전함

 을 그려내는 노을 초상화.

 

 침묵해야 할 때가 되어져 있는

 우리의 지친 발걸음

 걸어야 한다면 사랑이 깨어져도,

 그래도 걸어야 한다면

 저 풀과 나무들 사이의 노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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