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박형권 입력 : 2013.10.18 03:14 은행나무 사람 안 들기 시작한 방에 낙엽이 수북하다 나는 밥 할 줄 모르고, 낙엽 한 줌 쥐여 주면 햄버거 한 개 주는 세상은 왜 오지 않나 낙엽 한 잎 잘 말려서 그녀에게 보내면 없는 나에게 시집도 온다는데 낙엽 주고 밥 달라고 하면 왜 뺨 맞나 낙엽 쓸어담아 은행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10.18
폐사지처럼 산다/ 정호승 입력 : 2013.09.26 04:00 | 수정 : 2013.09.26 10:04 폐허는 먹먹하다. 승려들 떠난 절집도 먹먹하다. 거돈사도 먹먹했다. 居-頓-寺, 잘난 척하지 말고 머리 조아리며 살라는 절인데, 그 사라진 절에 가을이 내려왔다. 천지만물이 휴식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왠지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헛헛해지고 싶..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9.27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인구 (1958~ ) [가슴으로 읽는 시]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장석남 시인·한양여대 교수 입력 : 2013.09.11 03:01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구름 몇 점 입에 문 채로 푸른 하늘 등에 업고 바람처럼 시들거나 구겨지지 않는 노래 부르며 숲의 문 차례로 열어젖히고 끝 보이지 않는 깊은 산 속으로 타..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9.11
무논의 책/ ―이종암(1965~ ) [가슴으로 읽는 시] 무논의 책 • 장석남 시인·한양여대 교수 입력 : 2013.06.21 03:03 무논의 책 아버지는 멋진 책을 잘 만들었다 봄과 여름 사이 오월의 논에 아버지 산골짝 물 들여와 소와 쟁기로 해마다 무논의 책 만든다 모내기 전의 무논은 밀서(密書)다 하늘과 땅이 마주보는 밀서 속..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6.21
문/ 박철 입력 : 2013.05.20 03:02 [박철 10번째 시집 '작은 산'] 절제하고 세련한 60편의 시… 세대·취향 없이 쉬운 시구절 식당 보조·다리 저는 아저씨… 건강하고 웃음 넘치는 그들에 오히려 나는 고단함을 잊는다 문 혼자 먹는 밥 같지만 사실 밥상이 좀 떨어져서 그렇지 우리 다 같이 먹는 거다 밥..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5.20
봄/ 이성부(1942~2012) [가슴으로 읽는 시] 봄 장석남 시인·한양여대 교수 입력 : 2013.04.25 23:21 .par:after{display:block; clear:both; content:"";}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4.26
새우젓/ 윤후명 [가슴으로 읽는 시] 새우젓 입력 : 2013.03.20 22:28 새우젓 새우젓의 새우 두 눈알 까맣게 맑아 하이얀 몸통에 바알간 꼬리 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게 하네 달밤이면 흰 새우, 그믐밤이면 붉은 새우 그게 새우잡이라고 배운 안산 사리포구 멀리 맑게 보이네 세상의 어떤 눈알보다도 까매서 무..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3.21
아이가 아빠를 키운다 / 손병걸 행복한 문학편지 우수문학도서 선정작가들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특별한 문학편지 날짜 2013.03.12. 제목 이미 효도를 다 했습니다 수신자 비교우위에 시달리는 친구들에게 도서명 나는 열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작품명 아이가 아빠를 키운다 저자명 손병걸 아빠 식사하세요 밥때만 되면 아..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3.13
인동차(忍冬茶)/ 정지용(1902~1950) [가슴으로 읽는 시] 인동차(忍冬茶) 장석남 시인·한양여대 교수 입력 : 2013.02.27 03:04 인동차(忍冬茶) 노주인의 장벽(腸壁)에 무시로 인동(忍冬) 삼긴 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여 붉고, 구석에 그늘 지여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서리다가 바깥 풍설(風..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1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