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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김수영(현대시 100년...애송시 2편)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

2008년 한국 현대시 100주년

2008년 한국 현대시 100주년 [한국 현대시 100주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현대시 100편 한국 현대시가 새해로 100주년을 맞는다. 한국시인협회는 1908년에 발표된 육당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우리 현대시의 효시로 삼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이라는 우리 시문학사..

온다는 사람/엄승화

송구 정해년(丁亥년)! 근하 무자년(戊子年)!! 온다는 사람 엄승화 기약 없지만 기다리고 있어요 유리접시에 숨긴 과일은 좀 더 성한 것만 골라 두어요 그것이 시들어 갈 때 또 싱싱한 소망을 따 넣어두는 이 지독한 기다림일랑 어서 거두어 가요 그래도 어쩐지 못한 일인 양 스스로는 접지 못해요 저물..

謹賀新年/길 위에서의 생각

Adieu to 2007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

가던 길 멈춰 서서 Leisure

가던 길 멈춰 서서 Leisure 근심에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일까? 나무 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젖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 별들 ..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사랑이란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죽음---이후이며 천지창조의 시작이고 지구의 해석자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1886)- 1830년 메사추세츠 주의 앰허스트에서 태어나 1886년 5월, 55년 5개월 5일을 살면서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극적 사건도 없이 평범했지만, 내면적으로는 골수까지 파고드는 강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