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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창조적 작용

수로보니게 여인 2007. 12. 18. 20:38

 

 
  언어의 창조적 작용 - 일상어에 상징적 의미부여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국화의 의미: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치고 무서리가 내리는 전 우주적인 참여로 탄생된 생명체이다. 
                     전통적 시가의 지조 있는 선비에서 혈연적 친근감이 주는, 
                     오랜 방황 끝에 원숙한 경지를 얻게 된 누님으로 태어나고 있다. 
 ** 국화(菊花): 국화과(菊花科) 국화속(菊花屬)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 가을에 피는 대표적인 꽃으로, 
                     관상용으로 널리 가꿈. 원예 품종이 매우 많으며, 꽃의 빛깔과 모양도 여러 가지임. 
 ** 이 글에서 언어의 창조성이란? 
     '국화' 는 일상어이지만, 이 글에 나오는 '국화' 는 기나긴 인고의 과정을 거친 누님을 비유한징적 표현이다. 
     즉, 평범한 단어가 작품의 다른 요소들과 어울려 함축적(含畜的)인 뜻을 지니게 됨. 
 
 
풀이 
이 시를 단순히 문맥상의 의미를 쫓아 읽자면, 제 1, 2, 4 연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 제 3 연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 시는 국화꽃이 핀 어느 순간의 느낌을 집중적으로 노래하기 전에 그것이 피기까지의 과정에 세 개의 연(聯)을 
배당하고 있다. 제 1, 2, 4 연이 그것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 가 울고 '천둥' 이 치고
'무서리' 가 내렸다는 말은 비현실적인 발상이고 과장된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은 그 자체로서 비과학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 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하잘것없는 하나의 생명체
라도 그것의 탄생을 위해서 전 우주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는, 생명 존엄성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자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생명파' 시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확인시켜 준다. 이쯤에서 주제 연인 제 3 연을 보자. 
  여기서 우리는 국화꽃이 독특하게 의인화 되어 있음을 본다. 독특하다는 말은, 전통적인 시가(詩歌)가 흔히 
국화꽃을 지조 있는 선비에 비유하고 있음에 비해, 이 시인의 국화꽃은 '누님' 에 비유되고 있음을 지적것이다. 
애인이나 아내가 아니고 '누님' 이라는 것은 국화꽃에 대한 '나' 의 혈연적인 친근감을 나타내어 준다. 
지은이는 그의 자작시 해설에서, "젊은 시절의 흥분과 모든 감정 소비를 겪고 인제는 한 개의 잔잔한 우물이나 
호수와 같이 형(型)이 잡혀서 거울 앞에 앉아 있는 한 여인의 미(美)의 영상…… 내가 어느 해 새로 이해한 정일
(靜逸)한 40 대 여인의 미의 영상" 을 이 시에 담았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제 1, 2, 4 연은 단순히 국화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이 아니라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 의 시적 표현임이 드러난다.
'뒤안길' 이라는 말이 암시해 주듯이 결코 밝은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것은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가 형성되
까지 비통과 불안과 방황과 온갖 시련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랜 방황과 방랑 끝에 비로소 본연의 자세로
돌아온 한 여인의 자성(自省)의 '거울' 에 비춰 본 자신의 과거이다. 
 
                                                                
                                                                  - 정희성 ‧ 신경림, '한국 현대시의 이해 
 
    일탈의 언어
    언어의 창조적 작용은 통상적인 어법이나 논리를 무시하기도 한다.
** 어법에 어긋나거나 상식 또는 이치에 맞지 않는 특성을 가진 창조적 언어를 일탈(逸脫) 언어라고 하기도 한다.
** 제반 규칙을 어기는 것이 곧 언어의 창조성은 아니다.
** 의미와 의도를 좀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규범을 깨뜨려 표현하기도 한다.
     (풍부하고 유연한 사고가 밑받침 되어야)
 
                            Write It Down Make It Hap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