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이 홍 섭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6] 서귀포 이 홍 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 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1.04
바람 부는 날 / 김 종 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5] 바람 부는 날 김 종 해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날마다 가고 또 갑니다. 어둠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는 당신에게로 갑니다. 밀감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갖고서 당신을 향해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1.01
어느 사랑의 기록 / 남 진 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4] 어느 사랑의 기록 남 진 우 사랑하고 싶을 때 내 몸엔 가시가 돋아난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은빛 가시가 돋아나 나를 찌르고 내가 껴안는 사람을 찌른다 가시 돋친 혀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핥고 가시 돋친 손으로 부드럽게 가슴을 쓰다듬는 것은 그녀의 온몸에..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31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 용 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 용 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30
거미/ 김 수 영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2] 거미 김 수 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1954년> 다..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29
사랑의 역사 / 이 병 률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1] 사랑의 역사 이 병 률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29
찔레 / 이 근 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0] 찔레 이 근 배 창호지 문에 달 비치듯 환히 비친다 네 속살꺼정 검은 머리칼 두 눈 꼭두서니 물든 두 뺨 지금도 보인다 낱낱이 보인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네게 던지마 피 걸레에 싸서 희디흰 입맞춤으로 주마 내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27
사랑 사랑 내 사랑 / 오 탁 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9] 사랑 사랑 내 사랑 오 탁 번 논배미마다 익어가는 벼이삭이 암놈 등에 업힌 숫메뚜기의 겹눈 속에 아롱진다 배추밭 찾아가던 배추흰나비가 박넝쿨에 살포시 앉아 저녁답에 피어날 박꽃을 흉내낸다 눈썰미 좋은 사랑이여 나도 메뚜기가 되어 그대 등에 업히고 싶다 <1..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25
파문/ 권 혁 웅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8] 파문 권 혁 웅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었을 것인데 그 사..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24
세상의 등뼈 / 정 끝 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7] 세상의 등뼈 정 끝 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