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세상 끝의 봄」(낭송 김병호) |
|
신(神)에게 조금 더 다가가고 싶은 한 영혼이 있습니다. '이쪽'의 삶에 묻어나는 질문의 무늬들이 끝내 지워지지 않아 견습 수행자가 된 한 영혼이 있습니다. 막 시작한 또 다른 생이 목련 꽃의 낙화들을 쓸고 있습니다. 멍이 든 얼굴들을 쓸고 있습니다. 어머니였다가 아버지였다가 또, 한때 보고 싶은 이였다가 이내 빗자루 끝에 쓸려가는 부질없는 얼굴들. 실은 목련도 밤새 서성이고 망설이며 보따리를 싸서 떠나온 꽃인지 모릅니다. 멀고 먼 밤을 걸어서 온 꽃인지 모릅니다. 어쩌면 이 견습 수녀님, 제 얼굴을 쓸고 있는 목련 나무인지 모릅니다. 세상의 '중심'에 서는 일의 내력이 이러할 것입니다. |
|
'—…³οο ı ĿØЦЁ УØЧ > ´˝˚³οο ı Łονё 朗誦'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때로는 나에게 쉼표/ 정영 (0) | 2013.06.08 |
---|---|
이런 시야가 어디 있느냐/ 정현종 (0) | 2013.05.28 |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다니엘 네틀 & 수잔 로메인 (0) | 2013.04.19 |
시에 대한 각서/ 이성복 (0) | 2013.04.09 |
목욕 가는 날/ 정지아 (0) | 2013.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