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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10만명이 獨居(독거)노인

수로보니게 여인 2013. 5. 7. 16:40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4>

치매 환자 10만명이 獨居(독거)노인… 30%가량은 7개월간 藥 안받아

입력 : 2013.05.07 03:01 | 수정 : 2013.05.07 16:18

早期 진단·치료 가장 힘들어… 방문간호사도 치매는 신경못써


	독거 치매 노인 치료 실태 - 그래프
혼자 사는 치매 노인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치매의 고통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고령사회 대비 노인복지 시책' 감사 결과에 따르면 보건소 통합정보시스템 등에 '단독가구'로 등록된 60세 이상 치매 환자 6만3190명 중 1만9350명(30.6%)은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치매 약을 한 번도 처방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약을 처방받지 않은 34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30명(88.2%)은 정부에 치료비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 치매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약도 제대로 먹어보지 못하고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치매 환자 54만명 중 독거 치매 환자는 최소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부의 독거 노인 대책에서 치매는 사실상 방치 상태다. 충남 금산군에 사는 독거 노인 박종훈(가명·80)씨는 지난 2009년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약물치료를 받으면 수년간은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감사원 관계자가 독거 치매 노인 실태 조사를 위해 박씨를 찾았을 때 박씨는 '올해가 몇 년도인가', '오늘이 며칠인가' 같은 질문에 답을 못할 정도로 치매 증세가 심해진 상태였다. 간단한 산수도 하지 못했다. 박씨는 고혈압 약만 먹고 있었고 치매 약은 먹은 적이 없었다.

박씨는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 방문건강관리 대상자로 선정돼 방문 간호사의 정기 건강관리를 받고 있었지만 치매에 대한 관리는 받지 못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방문 간호사들이 당장 건강에 직결되는 고혈압·당뇨·암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하지만 치매 관리는 소홀하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독거 노인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방문 간호사 활동 세부 규정에도 치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없다.

전문가들은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치매 환자들이야말로 '치매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사각지대에 놓인 집단이라고 말한다. 국립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배우자가 없는 노인은 배우자가 있는 경우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3배가량 높다. 김기웅 센터장은 "치매를 이겨내려면 정부 차원에서 독거 치매 환자를 위한 대책을 세우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 대해서는 교육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오빠에 "빨리 죽어"라던 동생, 가족도움 받은뒤 "살아줘서 고마워"

입력 : 2013.05.07 03:01 | 수정 : 2013.05.07 16:16

[4] 치매환자 둔 두 가족 사례해부… 치매의 짐, 나눠지면 가볍고 한명이 떠맡으면 '지옥'

-치매오빠 돌보는 동생의 변화
치매센터서 10주간 교육받으며 오빠 이해하게 되고 병 관리 배워… 남편 등 가족의 지원이 큰 힘

-치매 시어머니 돌본 며느리의 비극
19년간 가족 도움 없이 병수발… 자신도 극심한 우울증 시달려 상담 한번 못받고 극단적 선택

2년 전 정모(56)씨는 치매 환자인 친정 오빠(68)에게 "오빠 빨리 죽어"라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 2007년부터 급성 신부전으로 쓰러진 뒤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오빠를 돌보고 있다. 이렇게 살아서 뭣하겠느냐는 생각으로 내뱉은 말에 오빠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정씨는 "오빠의 눈물을 보고 오빠를 막 대했던 지난날을 후회했다"며 "그날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고 말했다.

오빠를 돌본 지 6년이 넘었지만, 오히려 정씨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정씨는 치매 교육을 받고 무관심했던 가족과 친·인척들의 지지를 받게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팀은 국립중앙치매센터에 의뢰해 정씨와,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19년째 돌봤던 김모(47)씨를 각각 3시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이 자리에는 정신과 전문의, 간호학 박사, 정신보건전문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했다. 국립중앙치매센터는 "두 가족의 상황은 180도 달랐다"며 "가족의 지원과 치매 교육 여부가 두 가족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정씨는 "2년 전 마음을 바꿔 먹기 전까지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고 했다. 정씨의 오빠는 2001년 부인과 사별해 돌봐줄 이가 없었다. 2007년 정씨의 오빠는 치매 진단을 받았지만, 정씨는 급성 신부전증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된 오빠의 재활에만 신경 쓰느라 오빠의 치매를 잊고 있었다. 정씨는 "다른 질병이 더 크고 중요하게 느껴져 치매라는 병 자체를 무시하고 지나쳤다"고 말했다. 처방받은 치매 약을 6개월 넘게 먹이지 않기도 했다. 그사이 오빠의 치매 증세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정씨는 "오빠가 똥오줌을 못 가리고 밤새 소리를 질렀다"며 "매일 전쟁을 치르는 심정으로 심한 욕도 하고 오빠를 꼬집어 뜯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옥 속에서 그녀를 구해준 건 치매 교육이었다. 정씨는 지난 2011년 3월 서울시치매센터에서 운영하는 10주짜리 치매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서울 중구치매지원센터에서도 교육을 받았다. 치매가 무엇인지, 치매 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정씨는 "오빠를 환자로 보지 않고 정상인으로 봤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했구나란 생각에 지난날이 후회됐다"고 말했다.

정씨 곁에는 가족도 있었다. 정씨는 "오빠를 집에서 돌보는 걸 반대했던 남편이 오빠에게 '사랑한다'며 얼굴에 입맞춤도 하고 운동도 시켜주면서 지지해줬다"며 "오빠 덕분에 가족들의 관계도 좋아져 살아준 오빠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모두 정씨 가족 같은 것은 아니다. 김씨는 19년 동안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70)를 모시고 살았다. 남편이 3남 2녀 중 둘째였지만 치매 환자인 시어머니를 모시는 것은 오로지 김씨 몫이었다.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괴성을 질러댔다. 24시간 시어머니를 돌보느라 지쳐갔지만 김씨는 고통을 속으로만 삭일 뿐이었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다는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김씨의 사례를 분석한 국립중앙치매센터 측은 "김씨가 불우한 가정환경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며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우울증 증세가 극도로 심한 가면 우울증(masked depression)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자택에서 시어머니와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연탄불을 피워 동반 자살을 기도해 징역 1년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김씨는 지난달 초 본지 취재팀을 만나 "긍정적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곁에서 김씨를 돌봐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김씨는 결국 치매 환자인 시어머니를 친척집으로 보낸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지원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는 "치매 환자 가족들이 짐을 나눠지고 환자를 정성껏 돌볼 때 비로소 환자의 병세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섯살 아이처럼 변해버린 어머니… 가족이 함께 울고 웃으니 母子의 情, 변치 않더라"

입력 : 2013.05.07 03:01 | 수정 : 2013.05.07 16:17

치매 老母 8년째 돌보는 '치매 홍보대사' 영화배우 박철민씨

영화 '화려한 휴가', '위험한 상견례', '오싹한 연애' 등에 출연한 명품 배우 박철민(46)씨는 요즘 매주 한 번씩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부모님 댁을 찾는다. 8년째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78)를 뵙기 위해서다. 박씨는 작년 가을 광주광역시에 살던 부모님을 서울 송파구로 모셨다. 박씨는 "나이 여든 되신 아버지 혼자서는 (어머니를 돌보기에) 무리라고 생각해 억지로 모시고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 집에 가자마자 어머니 손발을 주물러 드린다. 빗으로 머리를 빗겨 드리거나 밥을 떠먹여 드리면 어머니는 어린애처럼 배시시 웃는다. 집을 나설 때는 어머니를 꼭 안아준다. 박씨는 "어머니 얼굴을 쓰다듬거나 볼을 비비면 마치 딸아이처럼 좋아하신다"며 "어머니를 자주 뵈면서 전에 없던 따뜻한 정이 다시 생겨난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영화배우 박철민(46)씨가 어머니의 치매 투병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광주에서 중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어머니는 7년 전 뇌출혈을 겪었다. 생명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상태가 호전됐지만 곧이어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지능이 다섯 살 수준으로 돌아가버린 어머니 상태를 처음엔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평소 어머니에게 무심했던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고, 촬영장 구석에서 혼자 울기도 했다. 박씨는 "무엇보다 지난 수십년간 가족의 추억을 당신 홀로 기억하지 못하신다는 점이 가슴 아팠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힘이 돼준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박씨는 "간병인은 따로 썼지만, 누나와 여동생, 아내가 돌아가면서 광주에 내려가 말동무도 해 드리고, 음식도 해 드리면서 어머니를 돌봤다"고 했다. 그도 촬영이 없는 날이면 고향 집을 찾아 어머니와 시간을 보냈다. 치매 환자는 최근보다 예전 기억을 쉽게 떠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가족 앨범을 보면서 옛 기억을 끄집어냈다. 손을 꼭 잡고 함께 산책도 갔다. 어머니는 신경질을 부리다가도 자식들이 오면 금세 새색시처럼 얌전해졌다. 서울로 올라온 뒤부터 어머니는 문화학교에서 한글도 배우고, 복지회관에 가서 친구도 사귄다.

박씨는 "올 설엔 어머니가 낮잠 자던 내 배 위에 이불도 덮어주셨다"며 "8년 전과 비교해도 어머니의 상태가 별로 나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직도 애창곡인 '목포의 눈물'을 2절까지 다 부른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치매 홍보대사'가 된 박씨는 치매를 이겨내는 데 무엇보다 '가족의 힘'이 중요하다고 했다.

"치매는 개인의 병이 아니라 가족의 병, 세상을 만나야 이기는 병입니다. 가족이 치매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교육을 받으면서 '함께 이겨내기'에 나선다면 치매도 더 이상 외롭고 슬픈 병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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