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김종철(1947~) '고백성사' 전문
섣달도 막바지, 대낮에도 십자가는 눈에 더 잘 든다.
잠깐 잠깐 뉘우침이 깃들어 준다.
올해도 잘못 살았다고.
고해성사 그만큼 영성(靈性)으로 가까워진다.
마지막의 못하나마져 뽑아내고 싶어도, 마음 같지 못하다.
그래서 인간적이다.그분도 참아주신다.
남겨둔 못으로.
다음번의 고해성사도 남겨둔 채로 산다.
누구나 누구든~.
유안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