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ШёlСомЁοο /´˝˚³οο골방 글쓰기

작품 구성

수로보니게 여인 2011. 2. 7. 21:18

 

<<글 짓는 마을>>



오늘의 주제 - 작품 구성


작품 구상이 끝나면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려해야 합니다.
축구에서 베스트11을 정했어도 어떻게 선수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기가 될 수 있는 거죠.
뽑아낸 글감과 아이디어가 가장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게 바로 구성입니다.


보통 기-승-전-결 또는 기-서-결 형식으로 글을 구성하라고 하잖아요.
처음에 호기심을 유발하고, 중간에 그것을 증폭하고,
마지막에 강렬한 충격이나 여운을 주는 구성 형식...


가장 보편적인 구성법이죠. 그런데 우리가 오해하면 안 될 게 있어요.
기-승-전-결 형식에서 '기' 부분을 흔히 워밍업 하는 부분으로 여겨서

이런저런 주변 이야기를 펼쳐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안 됩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줄이고 '기' 부분에 결론을 미리 압축해 보여주거나
넌지시 암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는 호기심을 갖습니다.


작가 계용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첫 문장, 그것은 내 창작에 있어 거의 전부다."


계용묵의 '구두'라는 수필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지요.
'구두'의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구두 수선(修繕)을 주었더니,
뒤축에다가 어지간히도 큰 징을 한 개씩 박아 놓았다."


구두 뒤축에 생긴 커다란 징 때문에 모든 오해가 시작됩니다.

밤길을 걷는데 앞서 가던 여인이
자신의 징박힌 구두 발자국 소리를 듣고 불량배로 오해한다는 내용이죠.


글쓰기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첫 문장에 거의 모든 것을 담고자 노력하라.


아직 확실한 자기 을 갖지 못한 사람에겐
두괄식 구성이 훨씬 적절합니다.
처음에 중요한 메시지를 미리 이야기한 다음...
끝까지 그 긴장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해야 됩니다.
그래야 힘있는 문장을 구사할 수 있어요.


축구에서 골키퍼가 프리킥을 막을 때,
뻔히 알고서도 못 막는 골이 있잖아요.
골문 구석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골은 알면서도 못 막죠.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뻔히 다 아는데
독자가 작품 속으로 빠져들 때가 있습니다.
그게 두괄식 문장의 묘미입니다.


글의 첫 문장에 어떤 것을 배치할지 결정하고 나면
반 이상 한 거나 다름없죠.


버락 오바마의 연설문은 구성의 교본으로 써도 무방한데요,
오바마 연설문에 자주 나오는 첫 문장은 이겁니다.
"We are here to..." 우리는 ...하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처음에 결론을 알려주면 메시지는 뚜렷해지지만
흥미를 계속 유지하는 건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독자의 흥미를 계속 유지하려면 뭐가 필요하냐...
더 쎈 놈들이 계속 나와야 하는 겁니다.
서론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해버렸으니 본론에선 더 치밀하고
더 생생한 이야기가 필요하죠. 그렇게 쓰려고 노력하다보면
글 전체가 아주 단단하고 강력해지는 겁니다.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겁니다.
쓰고자 하는 내용을 잘게 쪼갠 다음 각각을 포스트잇에 메모하세요.
그리고 책상 위에 펼쳐 놓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임팩트가 강한 것을 하나 택해서
왼쪽 상단에 붙이고 오른쪽으로 전개하면서
가장 자연스럽게 메모들을 배치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는 글쓰기 강의할 때 주로 서두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글을 잘 쓰려면 독자 입장을 고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론을 미리 내립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사례를 그 다음에 배치합니다.
초등학교 운동회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모든 행사가 다 끝나고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만 남았어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탄식이 쏟아졌어요, 지겨우니까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연단에 올라와서 딱 한마디를 하고 내려가셨어요.
'여러분 오늘 고생 많았습니다. 이상.' 갑자기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어요. 왜 그런가요


학생들 입장을 잘 파악하셨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러면 독자 입장을 고려하는 게 사람에게만 해당하냐...
아녜요. 동물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쓰는 말 중에 '도둑 고양이'란 말이 있죠.

이게 적절한 표현인지, 아닌지 상대방 입장이 돼 보세요.
당신이 고양이 입장이라면 기분 나쁘지 않겠어요
그러면 용어를 순화할 수 있죠. '길고양이' 같은 것으로요.


그럼 동물만 해당하냐..아니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서두에서 강조했던 메시지를 계속 강화하는 겁니다.


이런 전개 방식을 연역법이라 합니다. 사례를 먼저 펼쳐 놓고
나중에 일반화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걸 귀납법이라 하는데요,
우리가 글감을 모으거나 구상을 하는 단계에서는 귀납법을 택하는 게 맞습니다.

여러 구체 사례들을 조사하여 거기서 어떤 특징이나 메시지를 찾아내는 거죠.
그렇지만 막상 글을 쓸 때는 연역법을 취하는 게 좋아요.
자신이 내린 결론을 미리 보여주고 사례로 입증하는 방식입니다.


========================================


오늘도 함께 읽을 좋은 문장

한수영 씨가 지은 <<글쓰기의 지도>>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어요.

"글의 시작은 고속도로의 이정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

이정표는 길이 크게 어긋나지 않도록 가장 중요한 정보와 전체적인 방향만을 간략하게 제시한다."


다음 시간에는 ---'암시'와 '복선'에 관해 공부하겠습니다.

'—…³οοШёlСомЁοο > ´˝˚³οο골방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시와 비유   (0) 2011.02.14
암시와 복선   (0) 2011.02.07
공간 자르기  (0) 2011.02.07
작품 구상하기   (0) 2011.01.22
삶의 계획 세우기 2   (0) 201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