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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 카슨 매컬러스

수로보니게 여인 2009. 9. 17. 18:18

카슨 매컬러스,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낭독 김소연 이재인 이진선) 2009년 9월 17일

                   

                    

 
   
           

카슨 매컬러스의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를 배달하며

자신의 남편을 모델로 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네요. 작가로서의 좌절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남편을 이렇게 적실하게 그려내다니. 비록 삶의 냉혹함을 섬뜩하게 느낄 수 있는 수작이긴 하지만, 소설가라는 사람들, 참 잔인하죠? 제가 등단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한 작가의 이혼 소식을 듣고 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이혼했어? 이제 그 사람 소설  좋아지겠군.” 심각함을 덜어주려고 던진 농담이었겠지만 고지식한 저는 내심 충격을 받았지요. 좋은 작품을 쓰려면 반드시 불행해져야 하는 걸까, 하지만 다 잘 살자고 하는 짓인데…….

제가 아는 가장 무서운 영화 중 하나인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피와 공포와 악령과 저주와 미스테리…… 그러나 제가 비명을 질렀던 장면은 그쪽이 아니었어요. 작가 지망생인 잭 니콜슨이 몇 날 며칠 책상에 붙어 앉아 소설을 썼는데, 아내가 가서 보니 종이 가득 문장 하나만이 반복해서 타이핑돼 있는 거예요!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잭은 바보가 된다). 정말 소름이 끼치더군요.

글이 안 써질 때 책상으로 다가가는 것이 형틀에 앉는 것 같다고 말한 소설가도 있지요. 그런 고통 속의 작가들에게 ‘작은 재능은 신의 가장 큰 저주’라는 켄의 표현, 얼마나 가혹한 말인지! 재능이 아예 없다면 헛수고도 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놈의 ‘작은 재능’이 문제라니까요. 잔인함에서 신은 소설가보다 한 수 위군요.

더위가 한풀 꺾였나요. 곧 가을호 문예지가 나오겠군요. 다들, 고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