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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 김소연

수로보니게 여인 2009. 9. 11. 01:14

김소연, 「마음사전」(낭독 김소연) 2009년 9월 10일

 

 

 

 

 
 
   
 

김소연의 「마음사전」을 배달하며

대부분 그렇듯이 저도 독서를 통해서 단어를 습득했어요. ‘연민의 정’을 중학생 때까지도 ‘사랑’과 동의어인 줄 알았던 것은, ‘연민’이란 단어가 으레 ‘사랑’이라는 말이 들어갈 자리에 쓰였기 때문이죠. 연민이 동정의 뜻이란 걸 알고 얼마나 창피했던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금 연민이 사랑과 크게 멀지는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어요. 라틴어에 뿌리를 두고 있는 언어들은 모두가 동정이란 단어를 ‘함께’라는 뜻의 com과, ‘참고 견딤’이라는 뜻의 passio로 만들었다고 해요. 타인의 감정을 함께 느낀다는 거죠. 토마스는 테레사에게 이런 동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질투에 찬 테레사가 자신의 서랍을 뒤졌을 때 그녀에게 화를 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그녀를 오히려 더욱더 사랑했다고 하네요. 감정이란 정말 미묘하고 섬세한 거죠? 사전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말예요. 김소연의 사전에 의하면 ‘호감’에 대한 것만 해도 존경, 동경, 흠모와 열광, 옹호, 좋아하다, 반하다, 매혹되다, 아끼다, 매력, 보은, 신뢰 등등 끝없이 나눠볼 수 있어요. 우리는 그것들을 다 느껴본 걸까요? 못 느껴본 감정이 의외로 많을지도 모릅니다. 저만 해도 아직 ‘첫눈에 반하다’는 감정은 잘 모르겠거든요. 거기 대해 누군가는 ‘그거 위험한데’라고 논평하더군요. 제 인생에, 첫눈에 반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인가봐요.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감정의 단어를 알고 있나요? 우리 설마 ‘사랑’이란 단어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