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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문학/쌍화점, 국순전, 한림별곡, 동명왕편

수로보니게 여인 2009. 3. 8. 18:36

쌍화점(雙花店)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으로 가자.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몽고인)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만
그 절 지주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난잡한 곳이 없다)

두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만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우물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갔더니만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시궁 박아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난잡한 곳이 없다)

요점 정리
작자 : 미상
갈래 : 고려 속요
연대 : 고려 충렬왕 대
성격 : 직설적, 향락적
형식 : 전 4연의 분연체
표현 : 상징, 풍자, 은유
제재 :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여자의 밀애
주제 : 간의 애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유녀(遊女)의 노래로 자유분방한 여인의 사랑
구성 : 1연 : 회회아비와의 밀애 
         2연 : 절의 사주와의 밀애 
         3연 : 우물 용과의 밀애 
         4연 : 술집 아비와의 밀애

 특징 : 후렴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표현 기법을 사용했고, 당시 고려 사회의 자유분방한 성윤리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출전 :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내용 연구
만두집[쌍화점 : 첫째 연 첫구에서 따온 것으로 만두가게를 의미로 쌍화는 만두를 뜻하는 음차의 말이다]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몽고인) 아비[회회 : 몽고인, 혹은 아랍 상인] 내 손목을 쥐더이다[주여이다 : 쥐더이다. 잡더이다].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소문이 나면, 소문이 퍼지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장사에 불을 켜러[불을 밝히러] 갔더니만
그 절 지주 내 손목을 쥐더이다[내 손목을 쥐더이다 : 적나라하고, 적극적인 구애의 표현].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나며 들며 하면[소문이 나면, 소문이 퍼지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난잡한 곳이 없다)

두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만
우물 용[봉건 시대의 금기이던 왕궁을 우물로, 제왕을 용으로 은유한 것으로 봉건사회에서 왕궁은 모든 권력을 갖고 있는 곳으로 화수분과 우물처럼 재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우몰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추측됨 ]이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우물 밖에 나며 들며 하면[소문이 나면, 소문이 퍼지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갔더니만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나며 들며 하면[소문이 나면, 소문이 퍼지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시궁 박아지야[싀구바가 : 바가지야. '싀구박'은 원래 시궁을 치는 바가지인데 여기서는 '술독에서 술을 퍼내는 도구의 바가지'를 말한 것같다.]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난잡한 곳이 없다)

이해와 감상
충렬왕 때의 작품으로 작자와 연대 미상으로 알아 왔으나 '고려사' 악지에 한역된 '장'이라는 노래의 내용과 꼭같아 그 제작 연대가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당시 왕이 연악을 좋아하여 오잠, 김원상, 석천보, 석천경 등을 시켜 자주 노래를 짓게 했다는 점으로 보아 이 '장', 즉 '쌍화점'도 그들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노래를 고려시대의 속요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전 4절로 된 이 노래는 퇴폐한 당시의 성윤리를 잘 나타냈으며 나아가 그것을 풍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표현면에 있어서도 유창한 운율과 아울러 봉건 시대의 금기이던 왕궁을 우물로, 제왕을 용으로 은유한 것은 뛰어난 표현이라 하겠다. 이조 성종 때 음사(음탕한 노래)라 하여 가사를 약간 고쳐 '악장가사'에 전하고 있고, 어떤 문헌에는 '상화점(霜花店)이라 한 곳도 있는 데 쌍화점(혹은 상화)은 만두라는 뜻이다.

고려시대의 가요 문학( 새문사, 1982.)에서는 쌍화점 노래는 "고려 충렬왕 때 궁중악의 하나로 상연되었던 가극의 대본이었다. 지은 사람은 충렬왕 5년에 승지였던 吳潛이었다. 이 노래를 불러야 했던 사람은 궁중에 적을 둔 男粧別隊였다. 남장별대는 노래기생, 춤기생, 얼굴기생으로 편성된 여자배우다. 무대 이름은 香閣이었다....(중략)...무대가 뒤로 물러났으며, 장막을 지니고 있는 것. 고려 사회의 질서가 흐트러지면서 어지럽게 된 것은 충렬왕조부터였으며, 충렬왕조에 두드러진 것은 몽고풍이 들어온 것이다. 쌍화점 가극도 몽고풍의 물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출처 : <쌍화점>노래 연구, 여증동, 고려시대의 가요 문학, 새문사, 1982)


심화 자료

 

쌍화점
고려 충렬왕 때 지어진 고려가요 또는 향악곡. ≪악장가사≫·≪대악후보≫·≪악학편고≫에 실려 있다. 또한, ≪고려사≫ 악지(樂志)에는 제2장만이 발췌되어 ‘장(三藏)’이라는 제목으로 한역되어 전하고, ≪시용향악보≫에는 한시로 개작한 〈쌍화곡〉이 전한다.
이 노래의 제목인 ‘쌍화점’은 첫째 연 첫구(句)에서 따온 것으로 만두가게를 의미하며, 한역가의 제목인 ‘장’도 제2장 첫구에서 유래한다. 쌍화는 만두를 뜻하는 음차(音借)의 말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른바 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의 대표적인 노래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이 노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즉, 이것을 당시 유행하던 속요로 보는가 하면, ≪고려사≫의 기록에 등장하는 승지 오잠(吳潛)의 창작물, 혹은 궁중에서의 다수에 의한 합작물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당시 연락(宴樂)을 기는 등 방탕한 기질이 농후하던 충렬왕의 기호에 부합하기 위하여 만들어졌을 점을 감안한다면, 대체로 당시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로 혼란스럽고 퇴폐적으로 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속요를 채취하여 오잠의 무리가 왕의 기호에 맞게 손질을 가하였을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노래는 여느 고려가요와 마찬가지로 악무(樂舞)와 더불어 연행되었을 것인데, 독특하게 이 노래의 경우는 연극적인 성격이 강하였을 가능성도 아울러 논의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노래는 남장별대(男粧別隊)에 의하여 불렸다.
이들은 수도인 개성과 전국 8도에서 차출된 여자기생들이 남자복색을 한 집단으로, 노래기생·춤기생·얼굴기생으로 나뉘었다. 이들은 1279년(충렬왕 5) 오잠의 지휘하에 왕 앞에서 이 노래를 대본으로 연희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희는 충렬왕의 상설무대였던 수령궁(壽寧宮)의 향각(香閣)에서 있었다고 한다. 특히, 충렬왕을 대상으로 이 연극이 행하여졌다는 점과, 충렬왕은 이미 30대에 몽고풍에 익숙한 상태였고, 그 몽고풍의 하노가 연극이었다는 점과 연관되어 이 노래가 연극의 대본이었을 가능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 노래는 ≪악장가사≫와 ≪대악후보≫의 〈쌍화점〉은 전 4장으로 그 내용이 같으나, ≪대악후보≫의 〈쌍화점〉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술집아비와 관련된 제4장이 없다. 노래 대상에 따라 장이 바뀌고 있는데. 곧,회회(回回)아비,

장사의 사주(社主), 우물의 용, 술집아비에 대한 노래로 이어진다.

 

제1장의 원문만을 보면 다음과 같다.
“솽화○雙花店에 솽화雙花 사라 가고신居/휘휘回回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이 말寄미 이 ○店밧桔 나명들명/다로러 거디러/죠고맛간 삿기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더러둘셩 다리러 디러 다리러 디러/다로러 거디러 다로러/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위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긔 잔 倨佳티 炬거츠니 업다”
제1장 제1행의 “솽화○雙花店에 솽화雙花 사라 가고신居/휘휘回回아비” 부분을 제2장은 “장嗜三藏寺애 블혀라 가고신居/그 뎔 샤쥬社主”로 되어있다.
제3장은 “드레 우므레 므를 길라 가고신居/우믓룡龍이”로, 제4장은 “술劉 지槐 수를 사라 가고신居/그 짓 아비”로 각각 바꾸고, 제1장 제5행의 “삿기광대”를 제2장은 “삿기샹좌”로, 제3장은 “드레바가”로, 제4장은 “桔구비가”로 각각 바꾸고, 나머지 부분은 제1○2○3○4장이 모두 같다.
일어난 사건의 장소와 대상이 서로 다를 뿐, 사건의 성질은 모두 똑같은 성적 불륜의 것이다. 충렬왕조의 퇴폐적인 시대상을 포괄하는 노래 외적인 상황과, 이 노래 내부의 고유한 구조 사이의 관련이 밀접함은 분명하되, 그 구체적인 양상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呂增東〉
〈쌍화점〉의 음악적 내용은 ≪대악후보≫에 전하는 〈쌍화점〉과 ≪시용향악보≫의 〈쌍화곡〉은 모두 5음 음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악조를 표기한 ≪시용향악보≫에 의하면 〈쌍화점〉의 선법(旋法)은 평조이다. 또한, 종지형은 궁(宮)에서 하오(下五)까지 순차적으로 하행으로 진행된다.
특히, 한글가사를 담은 ≪대악후보≫의 〈쌍화점〉과 한문가사를 가진 ≪시용향악보≫의 〈쌍화곡〉은 특히 사설붙임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여 주는데, 〈쌍화점〉은 일자다음식(一字多音式, melismatic style)의 사설붙임법으로 되어 있다.

≪참고문헌≫ 高麗史, 高麗史列傳, 高麗史節要, 樂章歌詞, 大樂後譜, 時用鄕樂譜, 쌍화점노래연구(呂增東, 새문社, 1982), 쌍화점고(鄭炳昱, 한국고전시가론, 신구문화사, 1977), 雙花店硏究(宋政憲, 충북대학교논문집 17, 1979), 雙花店의 性格硏究(崔東國, 문학과 언어, 문화과 언어연구회, 1984), 雙花店과 反轉의 意味(金大幸, 高麗詩歌의 情緖, 開門社, 1985), 雙花店의 解釋(崔美汀, 韓國文學史의 爭點, 集文堂, 1986), 雙花店의 재조명(朴魯 , 高麗歌謠의 硏究, 새문社, 1990), 雙花店과 雙花曲의 偏向과 江湖歌道의 論議 再考(鄭雲采, 高麗歌謠硏究의 現況과 展望, 成均館大學校 人文科學硏究所, 1996), 雙花店(崔龍洙, 高麗歌謠硏究, 계명문화사, 1996).(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순전[麴醇傳(임춘 가전체 소설) ]

고려 시대에 임춘이 지은 가전체 작품. 술을 의인화하여 당시의 정치 현실을 풍자하고 술로 인한 패가망신을 경계하였다.

내용은 서두·행적부·평결의 3부분으로 나뉘는데, 이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국순의 자(字)는 자후(子厚)이며 그 조상은 농서(隴西) 사람이었다. 그의 90대조인 모(牟 : 보리)는 후직(后稷)을 도와서 백성들을 먹여 살린 공이 있었다. 이에 중산후(中山侯)로 봉해져 식읍(食邑) 일만 호를 받아 성을 국씨라 하였다. 국순은 도량이 크고 넓어 자못 사람의 기운을 더해주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어 국처사(麴處士)라고 불렸는데, 그 향기로운 이름을 맛보는 자는 모두 그를 모하여 성대한 모임이 있을 때마다 사랑하여 중하게 여겼다. 그러나 태위(太尉) 산도(山濤)가 "천하창생을 그르치는 자는 이 사람밖에 없다" 하여 청주종사(淸州從事)로 쫓겨나고 말았다. 뒤에 평원독우(平原督郵)가 된 국순이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한탄하자, 관상을 잘 보는 이가 있어 "그대는 붉은 기운이 얼굴에 있어서 반드시 귀한 자리에 오를 터이니 마땅히 좋은 값을 기다리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대로 국순은 진(陳) 후주(後主) 때 크게 쓰이기도 했으나, 마침내 나라를 어지럽혔다 하여 내침을 당하고 갑자기 병이 들어 하루 저녁에 죽고 말았다. 그는 아들이 없었으나, 그의 족제(族弟) 청(淸)이 뒷날 당(唐)에서 벼슬하여 내공봉(內供奉)에 이르렀는가 하면 자손이 다시 중국에서 번성하게 되었다. 지은이는 술의 내력·성질·효능·폐단, 그리고 그에 대한 세론(世論)과 후일담을 의인전기(擬人傳記)라는 형식으로 나타냈다. 평결부에 사신(史臣)의 말을 빌어 "왕실이 미란(迷亂)에 빠져 엎어져도 붙들지 못하여 마침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거원(巨源 : 중국 진나라 때의 문인으로 일명 山濤라고도 함)의 말이 족히 믿을 만한 것이 있도다"라고 하여 신하된 자의 소임과 중신(重臣)의 선임이나 천거의 신중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인집정기에 임춘이 처했던 불우한 처지에서 비롯된 비판적·풍자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당시 무신들의 타락상과 세력을 제멋대로 휘둘렀던 것을 고발·비판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임춘의 유고집인 〈서하선생문집 西河先生文集〉과 〈동문선 東文選〉에 실려 있다.  


 

한림별곡 (翰林別曲)/고전문학 목록 / main /

한림제유

元淳文 仁老詩 公老四六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沖基對策 光鈞經義 良經詩賦     
위 試場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琴學士의 玉荀文生 琴學士의 玉筍文生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   

1장
유원순의 문장, 이인로의 시, 이공로의 사륙변려문
이규보와 진화의 쌍운주필
유충기의 대책문, 민광균의 경서풀이, 김양경의 시와 부
아, 과거 시험장의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
금의가 배출한 많은 제자들, 금의가 배출한 많은 제자들
아, 나까지 모두 몇 분입니까

어구해석

唐漢書 莊老子 韓柳文集   
李杜集 蘭臺集 白樂天集     
毛詩尙書 周易春秋 周戴禮記  
위 註조쳐 내 외온景 긔 엇더하니잇고  
太平廣記 四百餘券 太平廣記 四百餘券
위 歷覽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2장
당한서, 장자 노자, 한유 유종원의 문집
이백 두보의 시집, 난대집, 백거이의 문집
시경 서경, 주역 춘추, 대대례, 소대례를
아, 주(註)마저 줄곧 외우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태평광기 400여 권, 태평광기 400여 권
아, 두루 읽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어구해석

眞卿書 飛白書 行書草書      
篆?書 ?層書 虞書南書   
羊鬚筆 鼠鬚筆 빗기드러    
위 딕논景 긔 엇더하니잇고   
吳生劉生 兩先生의 吳生劉生 兩先生의
위 走筆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3장
안진경체, 비백서, 행서, 초서
전주체, 과두체, 우세, 남체를
양털붓, 쥐털붓을 비스듬히 들어
아, 내려찍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오생 유생 두 선생의, 오생 유생 두 선생의
아, 붓 놀리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어구해석

黃金酒 柏子酒 松酒醴酒  
竹葉酒 梨花酒 五加皮酒     
鸚鵡盞 琥珀盃예 가득 브어  
위 勸上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劉伶陶潛 兩仙翁의 劉伶陶潛 兩仙翁의
위 醉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4장
황금주, 백자주, 송주, 예주
죽엽주, 이화주, 오가피주를
앵무잔, 호박잔에 가득 부어
아, 올리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유영 도잠 두 선옹의, 유영 도잠 두 선옹의
아, 취한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어구해석

紅牧丹 白牧丹 丁紅牧丹   
紅芍藥 白芍藥 丁紅芍藥   
御柳玉梅 黃紫薔薇 芷芝冬柏
위 間發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合竹桃花 고온 두분 合竹桃花 고온 두분    
위 相映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5장
분홍 모란, 흰 모란, 진분홍 모란
분홍 작약, 흰 작약, 진분홍 작약
석류 매화, 노란 장미, 자색 장미, 지지꽃, 동백꽃들이
아, 사이 사이 핀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
대나무 복사꽃처럼 어울리는 고운 두 분, 대나무 복사꽃처럼 어울리는 고운 두 분
아, 서로 바라보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

 어구해석

阿陽琴 文卓笛 宗武中琴      
帶御香 玉肌香 雙伽倻걁고    
金善琵琶 宗智?琴 薛原杖鼓  
위 過夜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一枝紅의 빗근 笛吹 一枝紅의 빗근 笛吹
위 듣고아 잠드러지라       

6장
아양의 거문고, 문탁의 피리, 종무의 중금
대어향, 옥기향이 타는 쌍가얏고
김선의 비파, 종지의 해금, 설원의 장고로
아, 밤 새워 노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일지홍의 빗긴 피리 소리, 일지홍의 빗긴 피리 소리
아, 듣고서야 잠 들고 싶어라.

 어구해석

蓬萊山 方丈山 瀛洲三山   
比三山 紅縷閣 ??仙子    
綠髮額子 錦繡帳裏 珠簾半捲   
위 登望五湖걁景 긔 엇더하니잇고
綠楊綠竹 栽亭畔애 綠楊綠竹 栽亭畔애
위 炯黃鶯 반갑두셰라      

7장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삼신산
이 삼신산 붉은 누각에 신선아이 데리고
풍류객이 비단 장막 속에서 주렴을 반만 걷고
아, 산에 올라 오호를 바라보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푸른 버들, 푸른 대 자라는 정자 둔덕에, 푸른 버들, 푸른 대 자라는 정자 둔덕에
아, 지저귀는 꾀꼬리 반갑기도 하여라

 어구해석

唐唐唐 唐楸子 ?莢남긔   
紅실로 紅글위 매요이다  
혀고시라 밀오시라 鄭少年하
위 내가논대 남갈셰라    
削玉纖纖 雙手걁길헤 削玉纖纖 雙手걁길헤 위 携手同遊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8장
당당당 당추자(호도나무), 조협(쥐엄)나무에
붉은 실로 그네를 맵니다
당기거라 밀거라, 정소년이여.
아, 내가 가는 곳에 남이 갈까 두렵습니다.
옥을 깎은 듯 고운 손길에, 옥을 깎은 듯 고운 손길에
아, 손 잡고 노니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어구해석

* 옛글자가 지원되지 않아, 아래아는 ㅏ 로, 반치음은 ㅈ 으로 표기함 * 

 

<한림별곡> 이해하기

 <한림별곡>은 고려 고종 때 한림학사(翰林學士)들이 합작한 경기체가의 시초 작품으로 당시 무관들이 정권을 잡자, 벼슬 자리에서 물러난 문인들이 풍류적이며 향락적인 생활 감정을 현실도피적으로 읊은 노래이다.
기본 음률수가 3.3.4로서, 별곡체라는 독특한 음률과 구법(句法)을 가지는 경기체가의 효시가 되었다. 모두 8장으로 이루어졌으며, 시부(詩賦),서적(書籍),명필(名筆),명주(名酒),화훼(花卉),음악(音樂),누각(樓閣),추천(韆)의 순서로 각각 1장씩을 읊어 당시 한림의 생활상을 묘사하였다. 그러나 처음 3장까지만 문사들의 수양과 학문에 연관이 있고, 나머지 5장은 풍류라기보다 향락적인 내용으로 되었다. 또한 경기하여체가(景幾何如體歌), 곧 경기체가라는 호칭은 이 노래의 각 연의 끝이
‘…경(景) 긔 엇더하니잇고’로 되어 있음에서 유래한다.
 한림별곡은 당시의 귀족 계급의 생활상이 눈이 부시도록 호화찬란하게 그려져 있다. 곧 시장ㅅ 경, 간발ㅅ 경, 휴수동유 ㅅ 경 등 여덟 폭 병풍의 풍속도와도 같이 눈 앞에 전개된다.  매 장마다, '아아, ......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하는 설의법 종지에 대하여는 '참으로 좋구나' 하는 대답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도록 넘치는 흥과 향락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제1장에서 제7장까지는 한자어의 나열로 당시의 명류를 열거하다가 제8장에 가서는 우리말을 중심으로 하는 표현으로 바뀌면서 그들의 정욕적이고 퇴폐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표현 면에서는 한문에 토를 단 듯한 느낌을 주지만 자구의 구사가 매우 다듬어지고 조화되어 있다. 전문이 한문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한문이라는 냄새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우리말의 결에 맞게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내용에서의 문학성은 빈약하다 하더라도, 이 조급한 듯하면서도 유유적적한 음악적 운율미는 높이 살만하다.

<한림별곡> 정리 
        출전 : 악장가사, 고려사 악지, 악학궤범 
        연대 : 고려 고종 2년(1216) 
        성격 : 귀족적, 과시적, 풍류적, 향락적
        형식 : 경기체가, 별곡체, 8장의 분절체
        작자 : 한림제유 (한림의 여러 유학자들이 공동으로 지은 작품)
        주제 :
향락적인 풍류생활 
        내용: 시부(시인), 서적, 명필, 명주, 화훼(花卉), 음악, 누각, 추천 
        의의 : 경기체가의 최고의 현존 작품, 우리나라 최초의 경기체가 

 

각 장의 소재와 주제
       1장 : 시부 - 문장가, 시인 등의 명문장을 찬양함
       2장 : 서적 - 지식 수련과 독서에의 자긍을 찬양함
       3장 : 명필 - 유행 서체와 필기구 등 명필을 찬양함
       4장 : 명주 - 상층 계층의 주흥을 노래함
       5장 : 화훼 - 화원(花園)의 서경을 노래함
       6장 : 음악 - 흥겨운 주악의 의취를 노래함
       7장 : 누각 - 후원의 서경을 노래함
       8장 : 추천 - 추천희(그네타기)의 광경을 노래함
   

 


동명왕편(東明王篇)

                            - 이규보(李奎報)

이 동명왕편은 한국문집총간 1(민족문화추진회 1990. 7. 31)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 古律詩에 수록되어 있는 것임.

본문의 한자는 모두 원문에 충실하였지만 간혹 古字여서 나오지 않는 글자는 현대의 한자로 바꾸고, 또 없는 글자는 편집하여 실은 것임.


東明王篇 幷序
世多說東明王神異之事. 雖愚夫 婦. 亦頗能說其事. 僕嘗聞之. 笑曰
先師仲尼. 不語怪力亂神. 此實荒唐奇詭之事. 非吾曺所說. 及讀魏書通典.
亦載其事. 然略而未詳. 豈詳內略外之意耶. 越癸丑四月. 得舊三國史.
見東明王本紀. 其神異之迹. 踰世之所說者. 然亦初不能信之. 意以爲鬼幻.
及三復耽味. 漸涉其源. 非幻也. 乃聖也. 非鬼也. 乃神也.
 國史直筆之書. 豈妄傳之哉. 金公富軾重撰國史. 頗略其事.
意者公以爲國史矯世之書. 不可以大異之事爲示於後世而略之耶.
按唐玄宗本紀. 楊貴妃傳.  無方士升天入地之事.
唯詩人白樂天恐其事淪沒. 作歌以志之. 彼實荒淫奇誕之事.
猶且詠之. 以示于後.  東明之事.
非以變化神異眩惑衆目. 乃實創國之神迹. 則此而不述. 後將何觀.
是用作詩以記之. 欲使夫天下知我國本聖人之都耳.

세상에서는 흔히 동명왕의 신통하고 이상한 일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어리석은 들까지도 제법 그 일을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

나는 일찍이 그 이야기를 듣고 웃으며 말하기를, "선사(先師) 공자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일들을 말씀하지 않으셨네. 동명왕의 일은 실로 황당하고 기괴하니 우리들이 이야기할 성질의 것이 못되오." 하였다. 그 뒤에 '위서(魏書)'와 '통전(通典)'을 읽어보니 역시 동명왕에 대한 사실이 기술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도 간략하고 자세하지 못하였다. 이는 그들 나라의 사적은 자세히 밝히고 외국의 것은 소홀히 다루려는 뜻이 아니겠는가.

지난 계축년 4월에 '구국사'를 얻어서 그 곳에 있는 '동명왕 본기'를 읽어보니, 그 신기하고 이상한 사적이 세상에서 자주 논의되고 있는 것이 훨씬 심했다. 그러니 나 역시 처음에는 믿지 못하고 귀신이나 요술로만 생각하였는데, 두세 번 거듭 읽다가 점차 그 근원에 들어가니, 그것은 요술이 아니라 성(聖)이며, 귀신이 아니라 신(神)이었다. 하물며 국사(國史)란 있는 사실을 그대로 쓰는 글이니 어찌 믿을 수 없는 허망한 것을 기록하여 전하였겠는가. 김부식이 국사를 다시 편찬할 때에 동명왕의 사적을 너무 꼼꼼하지 못하고 엉성하게 취급하였다. 이는 그가 국사란 세상을 바로 잡는 글인 까닭에, 지나치게 이상스런 일을 후세에 보여주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생각하여 동명왕에 관한 사적을 생략한 것이라고 믿어진다.

당나라 '현종 본기'와 '양귀비전'을 살펴보면 어느 한 군데도 신선의 술법을 닦는 방사(方士)들이 하늘에 오르고 땅에 들어갔다는
기록이 없는데, 오직 시인 백낙천이 그러한 사적이 없어질까 걱정하여 노래를 지어 기록하였다.

그것은 사실 황당하고 음란하며 기괴하고 근거 없는 일인데도 오히려 노래로 엮어서 뒷세상에 보였는데, 하물며 동명왕의 사적은 변화가 신기하고 이상한 것으로 뭇사람들의 눈을 현혹한 것이 아니요, 바로 나라를 창건한 신성한 자취인 것이다.

이러한 사적을 기술해두지 않으면 미래의 후손들이 어떻게 이 역사적 사실을 접해볼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까닭에 시로써 이것을 기록하여 천하의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 나라가 본래 성인의 국가라는 것을 주지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元氣判胚渾(원기판배혼) 한 덩어리로 뭉친 원기 둘로 나뉘어
天皇地皇氏(천황지황씨) 천황씨 지황씨가 탄생하였고

十三十一頭(십삼십일두) 열셋 혹은 열하나의 머리 모양들
體貌多奇異(체모다기이) 그 모습 너무도 기이하였다.

其餘聖帝王(기여성제왕) 그 나머지 성스러운 제왕들의 사적도
亦備載經史(역비재경사) 또한 경서와 사기에 실려 전한다

女節感大星(여절감대성) 여절은 큰 별빛에 임신이 되어
乃生大昊摯(내생대호지) 소호 금천씨 지를 낳았고

女樞生전頊(여추생전욱) 여추는 전욱을 낳았는데
亦感瑤光暐(역감요광위) 그도 역시 북두성의 점지였다.

伏羲制牲犧(복희재생희) 복희씨는 희생제도를 마련하였고
燧人始鑽燧(수인시찬수) 수인씨는 나무 비벼 불을 만들었지

生蓂高帝祥(생명고제상) 명협같은 서초는 요임금의 상서요
雨粟神農瑞(우속신농서) 씨앗을 내렸음은 신농씨의 상서로다

靑天女왜補(청천여왜보) 푸른 하늘은 여와씨가 기웠었고
洪水大禹理(홍수대우리) 우임금은 홍수를 다스렸지.

黃帝將升天(황제장승천) 황제 헌원씨가 하늘에 오를 적에
胡髥龍自至(호염용자지) 턱에 수염 난 용이 스스로 나타났다는데

太古淳朴時(태고순박시) 멀고먼 아득한 옛적에는
靈聖難備記(영성난비기) 신령하고 성스러운 일이 이처럼 많았건만

後世漸요리(후세점요리) 후세에 인정이 점차 메말라가고
風俗例汰侈(풍속례태치) 풍속은 사나워져서

成人間或生(성인간혹생) 혹 성인이 나긴 하였으나
神迹少所示(신적소소시) 신령한 자취 보인 때가 드물었다.

漢神雀三年(한신작삼년) 한나라 신작 삼년
孟夏斗立巳(맹하두립사) 북두성이 사방(巳方)을 가리키던 첫 여름에

海東海慕漱(해동해모수) 탄생하신 해동 해모수는
眞是天之子(진시천지자)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셨다.


'본기'에,
本紀云. 夫余王解夫妻老無子. 祭山川求嗣. 所御馬至鯤淵.
見大石流淚. 王怪之. 使人轉其石. 有小兒金色蛙形.
王曰. 此天錫我令 乎. 乃收養之. 名曰金蛙. 立爲太子.
其相阿蘭弗曰. 日者天降我曰. 將使吾子孫. 立國於此. 汝其避之.
東海之濱有地. 號迦葉原. 土宜五穀. 可都也. 阿蘭弗勸王移都.
號東夫余. 於舊都. 解慕漱爲天帝子來都.

"부여왕 해부루는 늙도록 아들이 없자 산천에 제사를 지내어 아들 낳기를 빌러 가는 도중, 그가 탄 말이 곤연에 이르자

그곳에 있는 큰 바위를 보고는 눈물을 흘렸다.

왕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시켜 그 돌을 굴리게 하였더니 그 밑에 금빛나는 개구리를 닮은 작은아이가 하나 있었다.
왕이, '이것은 하늘이 내게 주신 아들이다.'하며 거두어 길러 이름을 금와(金蛙)라 하고 태자로 삼았다.

그때 정승 아란불이 '일전에 천제가 저에게 내려와서, 장차 내 자손으로 하여금 이곳에 나라를 세우려 하니 너희는 피하거라 하였는데, 동해가에 있는 가섭원이라는 땅은 오곡이 잘되니 도읍할 만합니다.'하고 왕에게 권하여 도읍을 옮기게 하고 동부여라 이름하였다.

옛 도읍터에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와서 도읍하였다."라고 하였다.

初從空中下(초종공중하) 처음 하늘에서 내려올 적에,
身乘五龍軌(신승오룡거) 자신은 오룡차를 타고

從者百餘人(종자백여인) 시종 백여 사람은
騎鵠紛삼쇄(기곡분삼쇄) 흰 고니를 타고 깃옷을 날리면서 내려왔다.

淸樂動장洋(청악동장양) 맑은 음악이 쟁쟁하게 울려 퍼지고
彩雲浮의니(채운부의니) 채색 구름이 떠있었다.

漢神雀三年壬戌歲. 天帝遣太子降遊扶余王古都. 號解慕漱. 從天而下. 乘五龍車.
從者百餘人. 皆騎白鵠. 彩雲浮於上. 音樂動雲中. 止熊心山. 經十餘日始下.
首戴烏羽之冠. 腰帶龍光之劍.

한나라 신작 3년인 임술년에 천제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왕의 옛 도읍터에 내려가 놀게 하였는데, 그의 이름은 해모수였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올 때 다섯 마리의 용이 끄는 수레를 탔고 따르는 시종 1백여명은 모두들 흰 고니를 탔었다. 그 때 채색구름은 두둥실 하늘에 떠있었고 청아한 음악소리는 구름 속에 울려 퍼졌다. 그는 웅심산에 머물렀다가 열흘 만에 내려왔는데 머리에는 오우관(烏羽冠)을 썼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다.


自古受命君(자고수명군) 옛날부터 천명을 받은 임금이란
何是非天賜(하시비천사) 모두 하늘에서 내려주신 것이지만

白日下靑冥(백일하청명) 대낮에 하늘에서 내려온 일은
從昔所未視(종석소미시) 옛적부터 흔치 않은 일이라

朝居人世中(조거인세중) 아침에는 인간 세상에서
暮反天宮裡(모반천궁리) 저녁에는 하늘나라로

朝則聽事. 暮卽升天. 世謂之天王卽.
아침에는 인간 세상에서 정사를 보살피고 저물면 곧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그를 천왕랑(天王郞)이라 일컬었다.

吾聞於古人(오문어고인) 내가 옛사람에게 들으니
蒼穹之去地(창궁지거지) 하늘나라 머나먼 길은

二億萬八千(이억만팔천) 이억만 팔천
七百八十里(칠백팔십리) 칠백 팔십 리라 하니

梯棧섭難升(제잔섭난승) 사다리로도 오르기 어렵고
羽핵飛易췌(익핵비이췌) 날개로도 쉽게 지치건만

朝夕恣升降(조석자승강) 아침저녁 멋대로 오르내리니
此理復何爾(차리복하이) 이 이치 어째서 그러한가

城北有靑河(성북유청하) 성 북쪽에 압록강이 있느니
河伯三女美(하백삼여미) 하백(河伯)의 어여쁜 세 딸들

擘出鴨頭波(벽출압두파) 압록 물결 헤쳐 나와
往遊熊心 (왕유웅심사) 웅심 물가에서 놀았다

장琅佩玉鳴(장랑패옥명) 그때마다 쟁그랑 딸랑 패옥 울리니
綽約顔花媚(작약안화미) 가냘픈 모습 너무도 아름다워

靑河今鴨綠江也.
長曰柳花. 次曰萱花. 季曰葦花.
自靑河出遊熊心淵上.

神姿艶麗. 雜佩 洋. 與漢皐無異.
그녀들의 뛰어난 자색은 곱고 아름다웠는데 여러 가지 패옥(佩玉)이
쟁그랑거려 한고의 여인들과 다름없었다.

初疑漢고濱(초의한고빈) 처음에는 한고 물가로 의심도 하고
復想洛水沚(복상낙수지) 다시 낙수의 모래톱을 연상하였다

王因出獵見(왕인출렵견) 사냥 나온 왕이 보고
目送頗留意(목송파유의) 눈짓 보내며 마음에 두었었는지

자非悅紛華(자비열분화) 곱고 아름다운 것에 도취함이 아니라
誠急生繼嗣(성급생계사) 뒤이을 아들 낳기에 바빴음이야

王謂左右曰 得而爲妃. 可有後 .
왕이 좌우의 신하들에게 이르기를
"이들을 왕비로 삼으면 대를 잇는 아들을 얻을 수 있다." 하였다.

三女見君來(삼녀견군래) 왕에게 들킨 세 여자는
入水尋相避(인수욕상피) 물 속으로 들어가 몸을 피했더니

擬將作宮殿(의장작궁전) 왕은 장차 궁전을 지어
潛候同來戱(잠후동래희) 가만히 와서 노는 모양 엿보려고

馬과一획地(마과일획지) 말채찍으로 땅을 한번 긋자
銅室훌然峙(동실훌연치) 어느새 구리집이 우뚝 세워졌다

錦席鋪絢明(금석포현명) 눈부신 비단 자리 깔아놓고서
金준置淳旨(금준치순지) 금술잔에 맛있는 술까지 차려 놓아

편선果自入(편선과자입) 예상대로 스스로들 이내 들어와
對酌還徑醉(대작환경취) 주거니 받거니 금방 취했네

其女見王卽入水. 左右曰. 大王何不作宮殿.
俟女入室. 當戶遮之. 王以爲然. 以馬鞭 地. 銅室俄成壯麗.
於室中. 設三席置樽酒. 其女各坐其席. 相勸飮酒大醉云云.

그 여자들이 왕을 보자 곧 물 속으로 숨어버렸다. 좌우의 신하들이, "대왕께서는 왜 궁전을 마련하지 아니하옵니까? 여자들이 궁전에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나오지 못하게 문을 막으십시오." 하였다. 왕이 그렇게 하리라 하고는, 말채찍으로 땅을 그으니 어느새 으리으리한 구리집이 한 채 이루어졌다. 방안에 자리 셋을 마련하고 술상을 차려놓았다. 그 여자들이 그 자리에 앉아 서로 술을 권하며 마시더니 크게 취하였다.

王時出橫遮(왕시출횡차) 왕이 바로 나가 가로막으니
驚走僅顚지(경주근전지) 놀라 뛰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王俟三女大醉急出. 庶女等驚走. 長女柳花. 爲王所止.
왕이 세 여자가 크게 취하기를 기다렸다가 재빨리 나가 막았다.
여자들이 놀라 달아났는데 맏딸 유화만이 왕에게 붙잡혔다.

長女曰柳花(장녀왈유화) 맏딸 이름은 유화라 부르는데
是爲王所止(시위왕소지) 그녀 홀로 왕에게 붙들렸구나

河伯大怒嗔(하백대노진) 아비 하백이 크게 노하여
遣使急且사(견사급차사) 사자를 급히 보내어

告云渠何人(고운거하인) 너는 대관절 어떤 사람이기에
乃敢放輕肆(내감방경사) 이렇듯 방자하게 구는 것이냐 하니

報云天帝子(보운천제자) 나는 천제의 아들인데
高族請相累(고족청상누) 높은 문족과 혼인하기를 청합니다하고

指天降龍馭(지천강룡어) 하늘을 가리켜 용수레 불러서는
徑到海宮邃(경도해궁수) 그대로 깊은 해궁에 이르렀다

河伯大怒. 遣使告曰. 汝是何人. 留我女乎.
王報云. 我是天帝之子. 今欲與河伯結婚.
河伯又使告曰 汝若天帝之子. 於我有求昏者.
當使媒云云. 今輒留我女. 何其失禮.
王慙之. 將往見河伯. 不能入室. 欲放其女. 女間與王定情. 不肯離去.
乃勸王曰. 如有龍車. 可到河伯之國. 王指天而告.
俄而五龍車從空而下. 王與女乘車. 風雲忽起. 至其宮.

 

하백이 크게 노하여 사자를 보내어 "너는 어떠한 사람이기에 내 딸을 붙들어두었는가" 하였다.

왕이 "나는 천제의 아들이온데 지금 하백의 영애(令)에게 구혼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하백이 또 사자를 보내어 이르기를
"그대가 만일 천제(天帝)의 아들로서 내게 구혼할 생각이 있다면 마땅히 중매를 통하여 말할 것이지 마음대로 내 딸을 잡아두고 있으니 이건 실례가 너무 심한게 아닌가" 하였다. 왕이 매우 부끄럽게 여기며 곧 하백을 직접 만나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의 궁실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유희를 돌려 보낼까도 생각하였으나 그 여자는 이미 왕과 정이 깊어져 떠나려 하지 않았다. 도리어 왕에게 권하기를 "용수레가 있다면 하백의 나라에 이를 수 있습니다." 하였다. 왕이 하늘을 향하여 고하니, 곧 하늘에서 다섯 마리의 용이 끄는 수레가 내려왔다. 왕이 여자와 함께 수레에 오르자 바람과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 하백의 궁궐에 이르렀다.


河伯乃謂王(하백내위왕) 하백이 왕에게 이르기를
婚姻是大事(혼인시대사) 혼인은 큰 일인지라

媒贄有通法(매지유통법) 중매와 폐백의 법이 있거늘
胡奈得自恣(호나득자자) 어째서 이토록 방자한 짓을 하는가

河伯備禮迎之. 坐定. 謂曰. 婚姻之道. 天下之通規. 何爲失禮. 辱我門宗云云.
하백이 예를 갖추어 그를 맞이하였다. 자리에 앉은 뒤에 이르기를,
"혼인의 도는 천하의 공통된 법규이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이런 실례를 범하여 내 가문을 욕되게 하는가?" 하였다.

君是上帝胤(군시상제윤) 그대가 진정 상제의 아들이라면
神變請可試(신변청가시) 신통한 도술을 시험하여 보세나 하고

漣의碧波中(연의벽파중)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 속에서
河伯化作鯉(하백화작리) 하백이 잉어가 되자

王尋變爲獺(왕심변위달) 왕은 곧 수달이 되어
立捕不待규(입포불대규) 몇 걸음 못 가서 이내 잡았고

又復生兩翼(우복생양익) 이번에는 날개가 돋아
翩然化爲雉(편연화위치) 꿩이 되어 훌쩍 날아가니

王又化神鷹(왕우화신응) 왕은 또한 매가 되어
搏擊何大지(박격하대지) 경치는 솜씨 억세었고

彼爲鹿而走(피위록이주) 사슴이 되어 달아나면
我爲豺而趨(아위시이추) 승냥이가 되어 쫓아갔다

河伯知有神(하백지유신) 하백은 신통한 재주 있음을 알고
置酒相燕喜(치주상연희) 술자리 벌이고서 서로 기뻐하였다

伺醉載革輿(하취재혁여) 만취한 틈을 타서 왕을 가죽 수레에 싣고
幷置女於車奇 ( 병치녀어거) 딸도 수레에 함께 태웠는데
車傍曰車奇 .

意令與其女(의령여기녀) 그의 생각은 딸도 같이
天上同騰비(천상동등비) 천상으로 오르도록 하려 함이었다

其車未出水(기차미출수) 수레가 물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酒醒忽驚起(주성홀경기) 술이 깬 왕은 놀라 일어나

河伯之酒. 七日乃醒.
取女黃金 (취녀황금차) 여인의 황금비녀 뽑아 쥐고는
刺革從竅出(자혁종규출) 가죽 뚫고 빠져 나와서
 韻.
獨乘赤소上(독승적소상) 하늘 위의 구름을 홀로 탄 뒤에
寂寞不廻騎(적막불회기) 적막하게 소식을 끊어 버렸다

河伯曰. 王是天帝之子. 有何神異.
王曰. 唯在所試.
於是. 河伯於庭前水. 化爲鯉. 隨浪而遊. 王化爲獺而捕之. 河伯又化爲鹿而走. 王化爲豺逐之. 河伯化爲雉. 王化爲鷹擊之. 河伯以爲誠是天帝之子. 以禮成婚.
恐王無將女之心. 張樂置酒. 勸王大醉. 與女入於小革輿中. 載以龍車. 欲令升天.
其車未出水. 王卽酒醒. 取女黃金 刺革輿. 從孔獨出升天.

하백이 "그대가 진실로 천제의 아들이라면 무슨 신통하고 영험한 재주가 있는가?" 하니 왕이, "무엇이든지 시험하여보소서." 하였다.

이에 하백이 앞뜰의 물에서 잉어로 변신하여 물결 속에서 노닐자 왕이 수달이 되어 그를 잡았고, 하백이 또 사슴이 되어 달아나니
왕은 승냥이가 되어 쫓았다. 뒤이어 하백이 꿩으로 변하니 왕은 매가 되어 그를 덮쳤다. 하백은 그제야 그가 천제의 아들이라 생각하고 두 사람의 혼인을 치렀다.

하백은 왕이 그의 딸을 데려갈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풍악을 베풀고 술을 내어 왕을 크게 취하게 만들고는 딸과 함께 작은 가죽 수레에 넣어 용수레에 실었다. 이는 딸과 함께 하늘에 오르게 하자는 생각에서 였다.

용수레가 미처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은 술이 깨었다. 왕은 여자의 황금비녀를 빼어 가죽 수레를 뚫고 그 구멍으로 나와서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河伯責厥女(하백책궐녀) 하백이 그 딸을 나무라며
挽吻三尺이(만문삼척이) 입술을 당겨 석 자나 늘여놓고

乃貶優渤中(내폄우발중) 우발수로 쫓아낼 적에
唯與婢僕二(유여비복이) 몸종 둘만 주었다네

河伯大怒. 其女曰. 汝不從我訓. 終辱我門.
令左右絞挽女口. 其唇吻長三尺. 唯與奴婢二人.
貶於優渤水中. 優渤澤名. 今在太伯山南.

하백이 그 딸을 책망하여, "너는 내 훈계를 따르지 않아서 마침내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
하고, 좌우 신하들을 시켜 딸의 입을 잡아당겨 입술이 석 자나 되게 늘여놓았다. 그리고 몸종 둘만을 주어 우발수로 추방하였다.
우발은 못 이름인데 지금은 태백산 남쪽에 있다.

漁師觀波中(어사관파중) 어부가 파도치는 물 속을 보니
奇獸行 혜(기수행 혜) 이상한 짐승이 돌아다니기에

乃告王金蛙(내고왕금와) 금와왕에게 아뢰고자
鐵網投규규(철망투규규) 쇠그물을 물 속에 던져

引得坐石女(인득좌석녀) 돌에 앉아 있는 여자를 얻었는데
姿貌甚堪畏(자모심감외) 얼굴 모양은 매우 사납고

脣長不能言(순장불능언)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기에
三截乃啓齒(삼재내계치) 세 번이나 잘라 주니 입이 열렸다

漁師强力扶鄒告曰.
近有盜梁中魚而將去者. 未知何獸也.
王乃使魚師以網引之. 其網破裂.
更造鐵網引之. 始 一女. 坐石而出.
其女唇長不能言. 令三截其唇乃言.

어부 강력부추가 아뢰기를, "근래에 고기 통발 속의 고기를 도둑질해 가는 것이 있는데, 무슨 짐승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였다. 왕이 어부를 시켜 그물로 끌어올리게 하자 그물이 찢어졌다.
그래서 쇠그물로 돌에 앉아 있는 여자를 끌어올렸다.
그 여자는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기에 그 입술을 세 번 잘라내게 한 뒤에야 말을 하게 되었다


王知慕材妃(왕지모재비) 왕은 해모수의 왕비인 것을 알고
仍以別室眈(잉이별실탐) 이에 별궁에 두었다.

懷日生先蒙(회일생선몽) 해를 품고 주몽을 낳았으니
是歲歲在癸(시세세재계) 이 해가 계해년 이었다.

骨表諒最奇(골표량최기) 골상이 참으로 기이하고
啼聲亦甚偉(제성역심위) 우는 소리 또한 심히 컸다.

初生卵如升(초생란여승) 처음에 되만한 알을 낳으니
觀者皆驚悸(관자개경계) 보는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王以爲不祥(왕이위불상) 왕이 상서롭지 못하다 하고
比豈人之類(차기인지류) 이것이 어찌 사람의 종류인가 하고

置之馬牧中(치지마목중) 마구간 속에 두었더니
群馬皆不履(군마개불리) 말들이 모두 밟지 않고

葉之深山中(엽지심산중) 깊은 산 속에 버렸더니
百獸皆擁衛(백수개옹위) 온갖 짐승이 모두 옹위하였다.

王知天帝子妃. 以別宮置之. 其女懷中日曜. 因以有娠.
神雀四年癸亥歲夏四月. 生朱蒙. 啼聲甚偉. 骨表英奇.
初生左腋生一卵. 大如五升許.
王怪之曰. 人生鳥卵. 可爲不祥.
使人置之馬牧.  馬不踐. 棄於深山. 百獸皆護. 雲陰之日. 卵上恒有日光.
王取卵送母養之. 卵終乃開得一男. 生未經月. 言語 實.

왕이 천제 아들의 비(妃)인 것을 알고 별궁(別宮)에 두었더니, 그 여자의 품 안에 해가 비치자 이어 임신하여 신작(神雀) 4년 계해년 여름 4월에 주몽(朱蒙)을 낳았는데, 우는 소리가 매우 크고 골상이 영특하고 기이하였다.
처음 낳을 때에 좌편 겨드랑이로 알 하나를 낳았는데 크기가 닫 되[五升]들이만 하였다. 왕이 괴이하게 여겨 말하기를,

"사람이 새알을 낳았으니 상서롭지 못하다." 하고, 사람을 시켜 마구간에 두었더니 여러 말들이 밟지 않고, 깊은 산에 버렸더니 모든 짐승이 호위하고, 구름 끼고 음침한 날에도 알 위에 항상 햇빛이 있었다.

왕이 알을 도로 가져다가 어미에게 보내어 기르게 하였더니, 알이 마침내 갈라져서 한 사내아이를 얻었는데 낳은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서 언어가 모두 정확하였다.

母姑擧而育(모고거이육) 어미가 우선 받아서 기르니
經月言語始(경월언어시) 한 달이 되면서 말하기 시작하였다.

自言蠅참目(자언승참목) 스스로 말하되 파리가 눈을 빨아서
臥不能安睡(와불능안수) 누워도 편안히 잘 수 없다 하였다.

母爲作弓矢(모위작궁시) 어머니가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니
其弓不虛기(기궁불허기) 그 활이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謂母曰.  蠅 目. 不能睡. 母爲我作弓矢.
其母以 作弓矢與之. 自射紡車上蠅. 發矢卽中. 扶余謂善射曰朱蒙.

어머니에게, "파리들이 눈을 빨아서 잘 수가 없으니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오." 하였다.
그 어머니가 댓가지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니 스스로 물레 위의 파리를 쏘는데 화살을 쏘는 족족 맞혔다.
부여(扶餘)에서 활 잘 쏘는 것을 주몽(朱蒙)이라고들 한다.


年至漸長大(년지점장대) 나이가 점점 많아지매
才能日漸備(재능일점비) 재능도 날로 갖추어졌다

扶余王太子(부여왕태자) 부여왕의 태자가
其心生妬忌(기심생투기) 그 마음에 투기가 생겼다

乃言朱蒙者(나언주몽자) 말하기를 주몽이란 자는
此必非常士(차필비상사) 반드시 범상한 사람이 아니니

若不早自圖(약불조자도) 만일 일찍 도모하지 않으면
其患誠未已(기환성미이) 후환이 끝없으리라 하였다.

年至長大 才能 備. 金蛙有子七人. 常共朱蒙遊獵.
王子及從者四十餘人. 唯獲一鹿. 朱蒙射鹿至多. 王子妬之. 乃執朱蒙縛樹.
奪鹿而去. 朱蒙拔樹而去. 太子帶素言於王曰
朱蒙者. 神勇之士. 瞻視非常. 若不早圖. 必有後患.

나이가 많아지자 재능이 다 갖추어졌다. 금와(金蛙)왕은 아들 일곱이 있는데 항상 주몽과 함께 놀며 사냥하였다.
왕의 아들과 따르는 사람 40여인이 겨우 사슴 한 마리를 잡았는데 주몽은 사슴을 퍽 많이 쏘아 잡았다. 왕자가 시기하여 주몽을 붙잡아 나무에 묶어 매고 사슴을 빼앗았는데, 주몽이 나무를 뽑아 버리고 갔다.
태자(太子) 대소(帶素)가 왕에게,
"주몽이란 자는 신통하고 용맹한 장사여서 눈초리가 비상하니 만일 일찍 도모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王令往牧馬(왕령왕목마) 왕이 가서 말을 기르게 하니
欲以試厥志(욕이시궐지) 그 뜻을 시험하고자 함이었다.

自思天之孫(자은천지손) 스스로 생각하니 천제의 손자가
査牧良可眞(사목양가진) 천하게 말 기르는 것 참으로 부끄러워

문心常竊導(문심상절도) 가슴을 어루만지며 항상 혼자 탄식하기를
吾生不如死(오생불여사)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하다

意將往南土(의장왕남토) 마음 같아서는 장차 남쪽 땅에 가서
立國立城市(립국립성시) 나라도 세우고 성시도 세우고자 하나

爲緣慈母在(위연자모재) 사랑하는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에
離別誠未易(이별성미이) 이별이 참으로 쉽지 않구나


王使朱蒙牧馬. 欲試其意. 朱蒙內自懷恨.
謂母曰. 我是天帝之孫. 爲人牧馬. 生不如死. 欲往南土造國家.
母在不敢自專. 其母云云.

왕이 주몽에게 말을 기르게 하여 그 뜻을 시험하였다.
주몽이 마음으로 한을 품고 어머니에게, 나는 천제의 손자인데 남을 위하여 말을 기르니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합니다. 남쪽 땅에 가서 나라를 세우려 하나 어머니가 계셔서 마음대로 못합니다." 하였다.


其母聞此言(기모문차언) 그 어머니 이 말 듣고
潛然문淸淚(잠연문청루) 흐르는 눈물 씻으며

汝幸勿爲念(여행물위념) 너는 내 생각하지 말라
我亦常痛비(아역상통비) 나도 항상 마음 아프다

士之涉長途(사지섭장도) 장사가 먼 길을 가려면
須必憑녹이(수필빙녹이) 반드시 준마가 있어야 한다며

相將往馬閑(상장왕마한) 아들을 데리고 마구간에 가서
卽以長鞭추(즉이장편추) 곧 긴 채찍으로 말을 때리니

群馬皆突走(군마개돌주) 여러 말은 모두 달아나는데
一馬幸色斐(일마행색비) 붉은 빛이 얼룩진 한 말이 있어

跳過二丈欄(도과이장란) 두 길 되는 난간을 뛰어 넘으니
始覺是駿驥(시각시준기) 이것이 준마인 줄 비로소 깨달았다

潛以針刺舌(잠이침자설) 남모르게 바늘을 혀에 꽂으니
酸痛不受飼(산통불수사) 시고 아파 먹지 못하네

不日形甚구(불일형심구) 며칠 못 되어 형상이 심히 야위어
却與駑태似(각여노태사) 나쁜 말과 다름없었다.

爾後王巡觀(이후왕순관) 그 뒤에 왕이 돌아보고
予馬此卽是(여마차즉시) 바로 이 말을 주었다.

得之始抽針(득지시추침) 얻고 나서 비로소 바늘을 뽑고
日夜屢加위(일야누가위) 밤낮으로 도로 먹였다


其母曰 此吾之所以日夜腐心也. 吾聞士之涉長途者. 須憑駿足.
吾能擇馬矣. 遂往馬牧. 卽以長鞭亂捷.  馬皆驚走. 一 馬跳過二丈之欄.
朱蒙知馬駿逸. 潛以針捷馬舌根. 其馬舌痛. 不食水草. 甚瘦悴.
王巡行馬牧. 見 馬悉肥大喜. 仍以瘦錫朱蒙. 朱蒙得之. 拔其針加 云.


그 어머니가,
"이것은 내가 밤낮으로 고심하던 일이다. 내가 들으니 장사가 먼 길을 가려면 반드시 준마가 있어야 한다.
내가 말을 고를 수 있다." 하고, 드디어 목마장으로 가서 긴 채찍으로 어지럽게 때리니 여러 말이 모두 놀라 달아나는데 한 마리 붉은 말이 두 길이나 되는 난간을 뛰어넘었다. 주몽은 이 말이 준마임을 알고 가만히 혀 밑에 바늘을 꽂아 놓았다.
그 말은 혀가 아파서 물과 풀을 먹지 못하여 심히 야위었다. 왕이 목마장을 순시하며 여러 말이 모두 살찐 것을 보고 크게 기뻐서 야윈 말을 주몽에게 주었다. 주몽이 이 말을 얻고 나서 그 바늘을 뽑고 도로 먹였다 한다.


暗結三賢友(암결삼현우) 가만히 세 어진 벗을 맺으니
其人共多智(기인공다지) 그 사람들 모두 지혜가 많았다

烏伊. 摩離. 陜父等三人.

南行至淹滯(남행지엄체) 남쪽으로 행하여 엄체수에 이르러
欲渡無舟艤(욕도무주의) 건너려 하여도 배가 없었다

一名盖斯水. 在今鴨綠東北.

欲渡無舟. 恐追兵奄及.  以策指天. 慨然嘆曰. 我天帝之孫. 河伯之甥.
今避難至此. 皇天后土. 憐我孤子. 速致舟橋. 言訖. 以弓打水. 魚鼈浮出成橋.
朱蒙乃得渡. 良久追兵至.

건너려 하나 배는 없고 쫓는 군사가 곧 이를 것을 두려워 하여
채찍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개연히 탄식하기를,

"나는 천제의 손자요 하백의 외손인데 지금 난을 피하여
여기에 이르렀으니 황천(皇天)과 후토(后土)는 나 고자(孤子)를
불쌍히 여기시어 속히 배와 다리를 주소서." 하고,

말을 마치고 활로 물을 치니 고기와 자라가 나와 다리를 이루어
주몽이 건넜는데 한참 뒤에 쫓는 군사가 이르렀다.


秉策指彼蒼(병책지피창) 채찍을 잡고 저 하늘을 가리키며
慨然發長위(개연발장위) 개연히 긴 탄식을 발한다

天孫河伯甥(천손하백생) 천제의 손자 하백의 외손이
避難至於此(피난지어차) 난을 피하여 이곳에 이르렀소

哀哀孤子心(애애고자심) 불쌍한 고자의 마음을
天地其忍棄(천지기인엽) 황천 후토가 차마 버리시리까

操弓打河水(조궁타하수) 활을 잡아 하수를 치니
魚鼈騈首尾(어별병수미) 고기와 자라가 머리와 꼬리를 나란히 하여

屹然成橋梯(흘연성고제) 높직이 다리를 이루어
始乃得渡矣(시내득도의) 비로소 건널 수 있었다

俄爾追兵至(아이추병지) 조금 뒤에 쫓는 군사 이르러
上橋橋旋搔(상교교선소) 다리에 오르니 다리가 곧 무너졌다

追兵至河. 魚鼈橋卽滅. 已上橋者. 皆沒死

쫓는 군사가 하수에 이르니 고기와 자라가 이룬 다리가 곧 허물어져 이미 다리에 오른 자는 모두 빠져 죽었다.

雙鳩含麥飛(쌍구함맥비) 한 쌍의 비둘기 보리 물고 날아
來作神母使(래작신모사) 신모의 사자가 되어 왔다

朱蒙臨別. 不忍 違. 其母曰. 汝勿以一母爲念.
乃裏五穀種以送之. 朱蒙自切生別之心. 忘其麥子.
朱蒙息大樹之下. 有雙鳩來集. 朱蒙曰. 應是神母使送麥子.
乃引弓射之. 一矢俱擧. 開喉得麥子. 以水噴鳩. 更蘇而飛去云云.

주몽이 이별할 때 차마 떠나지 못하니 어머니가 말하기를, "너는 어미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 하고 오곡 종자를 싸주어 보내었다.
주몽이 살아서 이별하는 마음이 애절하여 보리 종자를 잊어버리고 왔다. 주몽이 큰 나무 밑에서 쉬는데 비둘기 한 쌍이 날아왔다. 주몽이, "아마도 신모(神母)께서 보리 종자를 보내신 것이리라." 하고, 활을 쏘아 한 화살에 모두 떨어뜨려 목구멍을 벌려 보리 종자를 얻고 나서 물을 뿜으니 비둘기가 다시 소생하여 날아갔다고 한다.

形勝開王都(형승개왕도) 형세 좋은 땅에 왕도를 개설하니
山川鬱죄귀(산천울죄귀) 산천이 울창하고 높고 컸다

自坐불절上(자좌불절상) 스스로 띠자리 위에 앉아서
略定君臣位(략정군신위) 대강 군신의 위치를 정하였다.
王自坐 之上. 定君臣之位.

돌哉沸流王(돌재비류왕) 한심타 비류왕(沸流王)은
何奈不自揆(하나불자규)

苦矜仙人後(고긍선인후) 선인후(仙人後)를 억지 하고
未識帝孫貴(미식제손귀) 하늘 사람 몰라보아,

徒欲爲附庸(도욕위부용) 부용(附庸)하라 우겨대고
出語不愼 (출어불신사) 말조차 조심않나.

未中 鹿臍(미중진록제) 화록(畵鹿) 배꼽 못 맞히고
驚我倒玉指(경아도옥지) 놀랐구나 옥지(玉指) 깨져

沸流王松讓出獵. 見王容貌非常. 引而與坐曰.
僻在海隅. 未曾得見君子. 今日邂逅. 何其幸乎. 君是何人. 從何而至. 王曰.
寡人. 天帝之孫. 西國之王也. 敢問君王繼誰之後. 讓曰.
予是仙人之後. 累世爲王. 今地方至小. 不可分爲兩王.
君造國日淺. 爲我附庸可乎. 王曰.
寡人. 繼天之後. 今主非神之胄. 强號爲王. 若不歸我. 天必 之.
松讓以王累稱天孫. 內自懷疑. 欲試其才. 乃曰願與王射矣.
以畵鹿置百步內射之. 其矢不入鹿臍. 猶如倒手. 王使人以玉指環.
於百步之外射之. 破如瓦解. 松讓大驚云云.

來觀鼓角變(래관고각변) 칠한 고각(鼓角) 와서 보고
不敢稱我器(불감칭아기) 내 것이라 말 못하네.

王曰. 以國業新造. 未有鼓角威儀. 沸流使者往來. 我不能以王禮迎送.
所以輕我也. 從臣扶芬奴進曰. 臣爲大王取沸流鼓角. 王曰.
他國藏物. 汝何取乎. 對曰.
此天之與物. 何爲不取乎. 夫大王困於扶余. 誰謂大王能至於此.
今大王奮身於萬死之危. 揚名於遼左. 此天帝命而爲之. 何事不成.
於是扶芬奴等三人. 往沸流取鼓而來. 沸流王遣使告曰云云.
王恐來觀鼓角. 色暗如故. 松讓不敢爭而去.

來觀屋柱故(래관옥주고)
작舌還自愧(작설환자괴)

松讓欲以立都. 先後爲附庸. 王造宮室. 以朽木爲柱. 故如千歲.
松讓來見. 竟不敢爭立都先後.

東明西狩時(동명서수시) 동명(東明)이 서수(西狩)할 제
偶獲雪色궤(우획설색궤) 눈빛 고라니 만나 잡아,
大鹿曰 .
倒懸蟹原上(도현해원상) 해원(蟹原) 위에 매달아서
敢自呪而謂(감자주이위) 저주하여 이르기를,

天不雨沸流(천불우비류) 비류국에 비 퍼부어
漂沒其都鄙(표몰기도비) 물바다로 안 만들면,

我固不汝放(아고불여방) 내 너를 달아 둘 터이니
汝可助我憤(여하조아분) 나의 분을 풀어다오.

鹿鳴聲甚哀(록오성심애) 사슴 우니 소리 슬퍼
上徹天之耳(상철천지이) 천제 귀에 들리었다.

霖雨注七日(림우주칠일) 장마비 이레 오니
패若傾淮泗(패약경회사) 회수(淮水) 사수(泗水) 기울인 듯

松讓甚憂懼(송양심우구) 송양은 걱정 근심.
沿流만橫葦(연류만횡위) 갈대 줄 물에 뜨니

士民競來攀(사민경래반) 온 백성이 기어 붙어,
流汗相? 이(류한상 ?이) 부릅뜨고 버둥대네.

東明卽以鞭(동명즉이편) 동명 즉시 채찍 들어
획水水停沸(획수수정비) 금 그으니 물이 줄다.

松讓擧國降(송양거국항) 송양은 항복하고
是後莫予자(시후막모자) 그제야 복종하다.

西水獲白鹿 倒懸於蟹原. 呪曰.
天若不雨而漂沒沸流王都者. 我固不汝放矣. 欲免斯難. 汝能訴天.
其鹿哀鳴. 聲徹于天. 霖雨七日. 漂沒松讓都. 王以葦索橫流. 乘鴨馬.
百姓皆執其索. 朱蒙以鞭 水. 水卽減. 六月松讓擧國來降云云.

玄雲멱골嶺(현운멱골령) 검은 구름 골령(골嶺) 덮고
不見山리이(불견산리이) 산들은 안 뵈는데,

有人數千許(유인수천허) 수천의 사람들이
단木聲방불(단목성방불) 나무 끊는 소리 모양.

王曰天爲我(왕왈천위아) 왕의 말은, 하느님이
築城於其趾(축성어기지) 그 터에 성 쌓아 주오

忽然雲霧散(홀연운무산) 문득 운무(雲霧) 흩어지니
宮闕高山 嵬(궁궐고루외) 궁궐이 우뚝 섰다.

七月. 玄雲起 嶺. 人不見其山. 唯聞數千人聲以起土功. 王曰.
天爲我築城. 七日. 雲霧自散. 城郭宮臺自然成. 王拜皇天就居.

在位十九年(재위십구년) 재위한 지 十九년에
升天不下 (승천불하리) 승천(昇天)하고 안 오시다.

秋九月. 王升天不下. 時年四十. 太子以所遺玉鞭. 葬於龍山云云.

숙당有奇節(숙당유기절) 포부 크고 기절(奇節) 가진
元子曰類利(원자왈유리) 원자(元子) 이름 유리(類利)인데,

得劒繼父位(득검계부위) 칼을 찾아 왕위 잇고
塞盆止人리(색분지인리) 동이 막아 욕을 면하다.

類利少有奇節云云. 少以彈雀爲業. 見一婦戴水盆. 彈破之. 其女怒而 曰.
無父之兒. 彈破我盆. 類利大慙. 以泥丸彈之. 塞盆孔如故. 歸家問母曰.
我父是誰. 母以類利年少. 戱之曰. 汝無定父. 類利泣曰.
人無定父. 將何面目見人乎. 遂欲自刎. 母大驚止之曰.
前言戱耳. 汝父是天帝孫. 河伯甥 怨爲扶餘之臣. 逃往南土. 始造國家.
汝往見之乎. 對曰.
父爲人君. 子爲人臣. 吾雖不才. 豈不愧乎. 母曰.
汝父去時有遺言. 吾有藏物七嶺七谷石上之松. 能得此者. 乃我之子也.
類利自往山谷. 搜求不得. 疲倦而還. 類利聞堂柱有悲聲. 其柱乃石上之松木.
體有七稜. 類利自解之曰. 七嶺七谷者. 七稜也. 石上松者. 柱也.
起而就視之. 柱上有孔. 得毁劒一片. 大喜. 前漢鴻嘉四年夏四月. 奔高句麗.
以劒一片. 奉之於王. 王出所有毁劒一片合之. 血出連爲一劒. 王謂類利曰.
汝實我子. 有何神聖乎. 類利應聲. 擧身聳空. 乘 中日.
示其神聖之異. 王大悅. 立爲太子.

我性本質朴(아성본질박) 내 성품 질박하여
性不喜奇詭(성불희기궤) 기탄(奇誕)한 일 싫어했다.

初看東明事(초간동명사) 동명 사적 처음 보고
疑幻又疑鬼(의환우의귀) 환귀(幻鬼)로 의심타가,

徐徐漸相涉(서서잠상섭) 차차로 알아보곤
變化難擬議(변화난의의) 전의 생각 달라졌다. 의

況是直筆文(황시직필문) 하물며 직필문(直筆文)에
一字無虛字(일자무허자) 한 자도 거짓 없다.

神哉又神哉(신재우신재) 신이(神異)하고 신이쿠나,
萬世之所 (만세지소위) 만세(萬世) 빛날 바라.

因思草創君(인사초창군) 생각컨대 초창군(草創君)에
非聖卽何以(비성즉하이) 성신(聖神) 아님 어디 있나.

劉온息大澤(유온식대택) 유온(劉 )은 큰 못에서
遇神於夢寐(과신어몽매) 신인(神人)을 꿈에 만나,

雷電塞晦暝(뇌전색회명) 우뢰 번개 캄캄터니
蛟龍盤怪傀(교룡반괴괴) 교룡(蛟龍)이 서리었다.

因之卽有娠(인지즉유신) 이렇게 잉태(孕胎)하여
乃生聖劉季(내생성유계) 탄생한 이 유계(劉季)였네.

是惟赤帝子(시유적제자) 이 분이 적제(赤帝) 아들,
其興多殊祚(기흥다수조) 일어날 때 많은 길조(吉兆).

世祖始生時(세조시생시) 세조(世祖)가 처음 날 때
滿室光炳 (만실광병위) 밝은 빛이 집에 가득,

自應赤伏符(자응적복부) 적복부(赤伏符) 응하여서
掃除黃巾僞(소제황건위) 황건적(黃巾賊)을 쓸어낸다.

自古帝王興(자고제왕흥) 옛부터 제왕(帝王) 설 때
徵瑞紛蔚蔚(징서분울울) 서징(瑞徵)이 많았거늘,

末嗣多怠荒(말사다태황) 후손들이 게을러서
共絶先王祀(공절선왕사) 선왕(先王) 제사 끊게 했네.

乃知守成君(내지수성군) 알았노라, 수성군(守成君)은
集蓼戒小毖(집료계소비) 대소사(大小事)에 조심하며,

守位以寬仁(수위이관인) 왕위(王位)에선 관인(寬仁)하고
化民由禮義(화민유예의) 다스림엔 예의(禮儀) 서야,

永永傳子孫(영영전자손) 길이길이 자손 잇고
御國多年紀(어국다년기) 나라 살림 무궁하리.


<해설>
'동명왕편'은 5언(五言) 282구(句)로 된 영웅 서사시이다.
이규보가 26세 때(1193년) 고구려의 건국신화인 주몽신화를 노래한 것이다. 체재를 보면 앞에 서문이 있고 본문 속에는 부분부분 '구국사(舊三國史)'에 수록되어 있다는 '동명왕 본기(本記)'의 신화를 옮겨 놓고 있다. 지금은 전하지 않는 구국사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중요하다.

이 작품은 주몽의 영웅적 행적과 위업을 찬미한 작품인 만큼 주몽신화의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서 그 갈등의 폭을 넓히고 주몽의 영웅적 포부렝프値지혜 등을 더욱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