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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강] 기획서 쓰기(1)

수로보니게 여인 2009. 1. 31. 18:16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문은 무보다 강하다.   

 

    

제목 [35강] 기획서 쓰기(1)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지난 시간 복습부터 하죠. 2주에 걸쳐 자기소개서 쓰기에 관해 배웠습니다. 지난주에는 절실함과 겸손함에 관해 이야기했는데요,
글쓰기에서 절실함이 꼭 필요한 덕목인 것에 반해 겸손함은 전혀 필요 없는 거라고 했습니다. 글을 쓸 때 겸손한 태도를 지녀야 하지만 겸손한 표현은 전혀 필요 없어요. 자신 있고 당당하게 써야 합니다. 자신이 겪은 거 솔직하게 쓰면 겸손할 필요 없습니다. 헛소리하면 그걸 감춰야 하기 때문에 겸손함으로 포장하기 마련이거든요. 자신감 있게 쓰세요. 솔직하게 쓰세요.

자신감 있게 쓰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있어요.
우리라는 말 대신 나라고 쓰십시오. 나라고 써야 할 자리에 우리라고 쓰면 책임감이 떨어져요. ‘우리 이렇게 합시다’ 이렇게 쓰지 말고요, ‘나는 이렇게 합니다.’ 이렇게 쓰세요.

당신이 쓴 글이 좋은 제안이라면, 독자는 그 제안을 받아들일 겁니다. 그러면 비로소 글쓴이와 독자는 우리가 됩니다. 그 우리가 될 권리인 판단은 독자에게 맡깁시다. 자신의 제안이 독자에게 공감을 일으킬 것이라 착각하지 맙시다. 1인칭 '나'로 말하는 것은 무거운 책임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쓰기 힘들며, 그러기에 힘도 더 셉니다. 아래 두 문장을 비교해 보세요.

1. 우리, 1회용 컵을 사용하지 맙시다.
2. 나는 1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2번이 더 설득력 있지요 당연합니다. 사실 그대로 보여주면 됩니다. 그것이 가장 좋은 제안입니다. 이게 바로 오늘 공부할 기획서 쓰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요.
기획서란 하고 싶은 걸 기록하는 문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걸 제안하는 문서이거든요.

태도 먼저 살펴봅시다. 글쓰기와 기획의 공통점부터 알아볼까요.
글쓰기 원리는 기획 원리와 똑같습니다. 기획은 설득 과정이에요. 설득력을 높이려면 치밀하게 논리를 전개해야 하며 업무 추진 환경에 적합한 사례를 제시해야 하죠. 좋은 글은 정확한 개념 규정, 탄탄한 논리 전개, 적절한 비유를 포함하는데, 이는 글쓰기의 원리와 같습니다.

글쓰기의 기본 형식이 주장-근거-예시로 구성된다고 했지요 작가와 기획자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주제 선정은 기획서의 컨셉 작성에 해당합니다. 개요는 업무 흐름도에 해당하고요, 자료 조사, 글감 찾기는 시장 조사나 정보 수집과 관련되지요. 글쓰기가 독자 지향이라면 기획서는 고객 지향이죠.

그러면
주제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뚜렷이 해야 합니다. 범주를 좁히라는 말이죠. 범주를 좁힐수록 실현 가능성이 높아져요. 기획서는 판타지 소설이 아닙니다. 이걸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현실로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냐 하는 게 관건입니다. 일반적인 기획서들이 대개 실현 불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범주가 지나치게 넓기 때문에 그래요. 겉보기에 화려하고 그럴싸해 보이는 기획서일수록 실현 가능성은 빈약한 경우가 많아요.


이런 기획서들의 특징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것들이라는 점이에요. 보통 서점에 나온 기획서 쓰기 교재나 기존 기획서 샘플들을 참조한 것들이죠. 기획에 관한 이론서들을 섭렵하면 기획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깨십시오.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쓰잘데기 없는 짓입니다. 시중에 나온 기획서 작성 이론서들 제가 웬만한 건 거의 다 읽어 봤어요. 읽어봐야 시간 낭비입니다. 읽지 마세요. 대신 여러분 직장에서 선배들이 만든 기획서를 꺼내 읽어 보세요. 그리고
실제로 실행된 기획서를 중점적으로 보세요. 실행되지 않은 기획서들은 왜 실패했는지 검토하세요. 그게 가장 좋은 공부입니다.

좋은 기획서와 그렇지 않은 기획서는 구체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납니다.
실행되지 않은 기획서들에는 추상적이며 모호한 구절만 가득할 겁니다. 겉은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실제로 뭘 해야 하는지 뚜렷이 제시하지 못했을 거예요. 반면 실제 실행된 기획서들은 범주가 좁고 명확하며 구체적인 수치나 예상 이익 같은 것이 명기돼 있을 겁니다.

수치나 예상 이익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치나 예상 이익이 필요한 거예요. 기획자가 구체적인 수치나 예상 이익을 산출하면 관련 부서의 전문가들이 그를 도와줄 수 있어요. 이건 좀 과하다… 이건 터무니없이 낮다… 조언해 줄 수 있죠. 그렇지만 막연하게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으면 아무도 기획자를 도와줄 수 없어요.

질문하는 요령하고도 비슷합니다. 훌륭한 학생은 ‘선생님 이게 뭐죠’라고 묻지 않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게 이거라고 생각하는데, 맞습니까’ 하고 묻죠.

기획서를 잘 쓰려면 개념 재규정을 잘 해야 합니다. 글쓰기 멘토링 초반부에 학습했습니다. 자, 복습해 볼까요 A는 B가 아니라 C다. 이 형식이 중요하다고 했지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규정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글쓰기라고 했어요.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시민들에게 주고자 했던 것은 거움이 아니라 좋음이다.”

어차피 시장에 나오는 상품은 품질이나 브랜드나 회사별로 거기서 거기예요. 엇비슷한 규격을 갖춘 상품을 소비자 기호에 맞게 재규정하여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기획자의 일이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어떤 기획자가 이렇게 개념 재규정을 하면서 마케팅이 시작된 거 아니겠습니까.

자, 오늘의 격언 한 마디.

“그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 마음을 논하지 말라.”

KBS 축구 해설위원인 한준희 씨의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배경은 이렇습니다. 진행자가 유명한 축구클럽인 AC밀란에서 뛰는 카카 선수의 이적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준희 해설위원에게 물었습니다.

진행자가 기대한 답변은 이적할 것 같냐, 아니면 눌러앉을 것 같냐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한준희 해설위원은 이렇게 대답했어요.
‘저는 카카가 아니기 때문에 카카 마음을 모릅니다.’ 전 감동했어요. 대강 말하지 않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한 태도… 이게 바로 글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다음 시간에도 기획서 쓰는 연습 계속하겠습니다.

 

 

  글쓰기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거

 

      구체적 대상에서 추상적 개념을 이끌어내는 게 글쓰기 기술

 

 

                                                 

           

                                                

                              Write It Down Make It Hap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