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국어 바루기

바른말 고운 말 / ‘가리키다’와 ‘가르치다’

수로보니게 여인 2008. 9. 17. 19:47
 
 

 

                          “‘가리키다’와 ‘가르치다’”


얼마 전에 한국 시인협회 회장(회장: 오탁번)이 “장관들이 ‘가리키다’와 ‘가르치다’도 구별 못하는 게 우리말의 현실인데 정부는 자꾸 영어 교육만을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시인들이 목숨보다도 소중한 우리 모국어를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합니다.”라고 인터뷰를 한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리키다와 가르치다

심지어 ‘가리키다’와 가르치다‘의 구별을 정확히 해야 할 학교에서조차도 선생님들이 ‘가르치다’ 대신 ‘가리키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한 선생님이 학생에게 “내가 언제 그렇게 가리켜 주었니?”하고 학생을 꾸중하였더니 이 학생이 “선생님께서는 왜 가르치시지 않으시고 가리키십니까?” 하더랍니다. 이에 선생님께서는 “예, 저는 실력이 신통치 못해서 학생들을 가르치지 못하고 그저 정답을 가리켜주는 일이나 하고 있는 것이지요.”하고 대답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가리키다’와 ‘가르치다’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가리키다’ 는 ‘①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② 어떤 대상을 특별히 집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등의 뜻을 지닌 동사로 뜻풀이를 하고 있고, ‘가르치다’ 는 ‘①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 ‘② 그릇된 버릇 따위를 고치어 바로잡다.’, ‘③ 교육 기관에 보내 교육을 받게 하다.’, ‘④ 상대편이 아직 모르는 일을 알도록 일러주다.’, ‘⑤ 사람의 도리나 바른 길을 일깨우다.’의 뜻을 지닌 동사로 뜻풀이를 하고 있으므로 이들은 반드시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 낱말입니다.  

 

틀리다와 다르다

이들 낱말보다 더 심한 것은 ‘틀리다’와 ‘다르다’입니다. 몇 해 전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틀리다’라는 낱말의 올바른 쓰임을 묻는 내용이 출제된 적도 있습니다. 너무나 쉬운 문제라고 짐작이 되었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상의 대화에서 무심코 쓰는 말을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를 써야할 자리에 ‘틀리다’를 쓰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틀리다’ 는 ‘① 셈이나 사실, 이치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② 마음이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하고 비뚤어지다.’, ‘③ 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않고 어그러지다.’ 등의 뜻을 지닌 동사로서 뜻풀이를 하고 있고, ‘다르다’ 는 ‘①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 ‘②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를 뜻하는 형용사로서 뜻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 두 낱말은 이렇게 뜻과 품사가 모두 다른데도 방송이나 신문, 지식인들조차 이들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령, ‘신세대는 기성세대와 사고방식이 틀리다.’와 같은 표현을 쉽게 사용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신세대와 기성세대는 비교가 되는 대상이므로 ‘다르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x-text/html; charset=iso-8859-1" 45 HEIGHT: 430 WIDTH: mp3 volume="0" loop="true" autostart="true"> 최용기ㅣ국립국어원 국어진흥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