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국어 바루기

바른말 고운 말 / “김철수 사장님 귀하(?)”

수로보니게 여인 2008. 8. 18. 19:50

 


                                   

 

    

 

 바른말 고운 말

  “김철수 사장님 귀하(?)”


  친필로 쓴 편지가 점점 사라지는 듯합니다. 작은 편지 한통이 정겨움을 주고 가슴을 설레게 하던 때가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은데, 요즘의 우편물은 세금 고지서나 청첩장, 모임을 알리는 글(홍보 글)정도일 뿐입니다. 친필로 쓴 작은 편지 한통이 감동과 정겨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편지글에도 형식이 있는데 시작하는 글, 본문, 마무리 글, 서명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시작하는 글은 웃어른께는 ‘아버님 보십시오.’, ‘선생님께 올립니다.’와 같이 정중하게 쓰면 무난하며, 친한 친구에게는 ‘그리운 벗에게’, 사랑하는 자녀에게는 ‘사랑하는 딸에게’처럼 좀 정겨운 표현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틀리는 것은 편지를 다 쓴 다음에 서명할 때입니다. 일반적으로 ‘김철수 씀’이나 '김철수 드림‘처럼 자신의 이름만 쓸 경우야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공적인 편지에서 직함을 쓰는 일이 잦은데 이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가령, 어떤  회사의 사장이라면 ‘홍길동 사장 올림’으로 할 것인지, ‘사장 홍길동 올림’이라고 할 것인지 이것이 궁금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장 홍길동 올림’이라고 해야 예의바른 것이 됩니다.

  표준화법에서는 이름 뒤에 직함을 쓰는 일은 그 사람을 높이는 것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이름 뒤에는 직함을 쓰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높이는 것이 되므로 맞지 않습니다. 흔히 방송 출연자이나 강연회의 강사가 ‘김철수 교수입니다.’나 ‘홍길동 의원입니다’처럼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대단한 실례인 셈입니다. 

대체로 편지 쓰기에서 저지르는 이러한 잘못은 무례해서가 아니라 그 형식을 제대로 모르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형식에 맞추어 예의바르게 쓰려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예의가 지나쳐서 저지르는 잘못도 있습니다. 편지 봉투를 쓸 때 받을 사람의 직함 뒤에 다시 ‘귀하’(貴下)나 ‘좌하’(座下)등을 쓰는 경우입니다. 가령, ‘김철수 사장님 귀하’나 홍길동 선생님 좌하‘처럼 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예의에 맞지 않습니다.

  편지 봉투를 쓸 때는 ‘홍길동 선생님(께)’처럼 받을 사람의 이름과 직함을 쓰면 그것으로 높인 것입니다. 직함이 없으면 ‘홍길동 귀하’와 같이 쓰면 됩니다. ‘귀하’라는 말로써 상대방을 충분히 높였기 때문에 이름만 쓴다고 해서 예의에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즉, 직함이든 ‘귀하(座下)’이든 어느 하나만 쓰는 것이 예의에 맞으며 둘 다 쓰면 오히려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 됩니다.

  아울러 편지를 시작하고 끝낼 때에 ‘To 영희’와 ‘From 철수’처럼 쓰던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것은 편지의 참맛을 흐리게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작은 것이지만 편지글은 그 형식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본래의 뜻과 달리 상대방의 기분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사기 바랍니다.

  전자우편이 발달한 시대라서 편지 쓰는 일이 더 잦아졌을 것입니다. 단지 정보만을 주고받는 편지가 아니라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는 편지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편지 형식을 잘 알고 따르는 것은 그 편지에 담긴 마음을 한결 아름답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용기ㅣ 국립국어원 국어진흥교육부장

    

첨부파일 김종국4집-편지.mp3

                                                                             

      

       영어사전홈

                            Write It Down Make It Hap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