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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에게 '시란 무엇인가'

수로보니게 여인 2008. 8. 19. 14:46

 

     

    "시(詩)는 내 언어로 묵혀 발효시킨 한 잔 술"

    시인에게 '시란 무엇인가'



    "시(詩)는 꿈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주는 내 삶 그 자체다."(노향림)

    "시인에게 있어 시는 건강과 같다고 말해둔다. 건강진단서가 지금 당신은 아무 병이 없다고 해도 만약 시인이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불건강이요, 아프고 병든 생명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문정희)

    시인에게 시는 목숨과 같다. 그러기에 몸이 건강해도 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은 건강하지 못하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가을호는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시인 44명에게 "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몸, 혹은 정신에서 괴어오르는 함성을 내 언어로 오래 묵혀 발효시킨 한 잔 술"이라는 신달자 시인의 답변은 그대로 절창의 시 한 편이다.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마을, 초가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라고 답한 오탁번 시인협회장의 정의는 아름다운 풍경화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늘 사람이 등장하는 풍경을 그려 온 문인수 시인은 "절경(絶景)은 시가 되지 않는다"는 자신의 시론(詩論)을 펼쳤다. "사람이야말로 절경이다. 시, 혹은 시를 쓴다는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결국 사람구경일 것이다."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나는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성찰로 받아들이는 시인도 있다. 최영철 시인에게 시 쓰기는 "말하고 싶어 쉴새 없이 몸이 들썩였던 것"이고, 천양희 시인에게는 "절망이 부양한 내 목숨에 대한 반성문"이다. 신대철 시인은 "몸 속에서 울부짖는 생명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시는 나다"(정일근), 또는 "나는 시를 모른다"(이근배)는 단문의 선언도 있다.


                                          2008.08.18 23:44 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시는…

     

    내 영혼의 풀무

    시술되지 못한 영혼에 박힌 불순물이 제거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