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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의 독백(獨白)-사소(娑蘇) 단장(斷章)

수로보니게 여인 2009. 1. 31. 19:10

 

꽃밭의 독백(獨白)-사소(娑蘇) 단장(斷章)

                                           서정주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새로운 이상 세계를 찾기 위해 이미 추구한 것 - 이미 가치를 잃은 것

인간 세계의 유한성 환기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유한과 무한의 경계면                 노래의 한계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생명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노력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유한과 무한의 경계면                 말의 한계

활로 잡은 산돼지, 매(鷹)로 잡은 산새들에도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환기시키는 대상물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산돼지, 산새의 한계

                                                  ⇒ 인간 세계의 유한성 (회의, 좌절)

꽃아, 아침마다 개벽(開闢)하는 아,

소멸과 생성, 죽음과 부활의 방식으로 거듭 태어나는 영원한 추구의 대상,

생명을 지닌 존재, 자연, 영원, 선(仙)의 세계 : 생명 상징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 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물 위, 수면 (유한과 무한의 경계면)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물이 무서워 철없는 아이, 시적 자아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섰을 뿐이다.

자신의 한계 자각 (신선이 되지 못하는 사소의 한계 자각) 

                                               ⇒ 인간 본질의 한계성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돈호법 반복법 주술적 절규 (영원의 세계를 향한 뜨거운 열망),

벼락과 해일(海溢)만이 길일지라도

본질 파악을 위한 고통, 시련, 역경의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빨리 너를 만나고 싶다.

                                              ⇒ 영원한 세계에 대한 갈망

                1958 [사조(思潮)] 창간호


  

갈래: 전련시(全聯詩), 자유시

화자: 나(사소)

상황: 영원의 세계 갈망

심리, 태도: 유한성, 한계성 인식

표현, 특징: <삼국유사>에 나오는 사소설회(娑蘇說話)

제재: 상징, 돈호법, 반복법, 명령법, 영탄법, 독백조

        신선사상(무한성의 세계, 정신적 세계)에 기조를 둠

주제: 영원한 세계에 대한 갈망, 구도자의 신앙적 염원


‘사소’란 <삼국유사> 제5권의 감통(感通) 제7에 ‘선도성모수희불사(仙桃聖母隨喜佛事)’라는 전설에 나오는 여자.

중국 임금의 딸로 신선의 술법을 배워 진한 땅에 와서 신선이 되어 이 땅을 돕고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를 낳았다고 한다. 작자는 이 사소의 전설을 좀 더 윤색했다. 사소는 처녀의 몸으로 잉태하였는데, 이것으로 말미암아 마을에서 추방된다. 사소는 사랑을 통해 ‘생명의 황홀’을 맛보았고 우주와 영원에 대한 동경심을 품었기 때문에 인간 사회의 윤리(유교적인 것)의 한계와 구속성을 버리고 ‘영원’의 세계에 나아가기 위해 신선의 수도를 위해 길을 떠난다. 떠나기 직전에 사소는 꽃밭에서 자기의 심정을 독백하는데, 이것이 여기 나오는 이 시이다.

이 시는 신선사상(神仙思想)을 배경으로 한 14행의 자유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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