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등본 /신용목 [애송시 100편 - 제 80편] [애송시 100편 - 제 80편] 갈대 등본 신 용 목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설산(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촉 끝처럼 박혀 있었..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1
투명한 속 / 이하석 [애송시 100편 - 제 79편] [애송시 100편 - 제 79편] 투명한 속 이하석 유리 부스러기 속으로 찬란한, 선명하고 쓸쓸한 고요한 남빛 그림자 어려온다, 먼지와 녹물로 얼룩진 땅, 쇠 조각들 숨은 채 더러는 이리저리 굴러다닐 때, 버려진 아무 것도 더 이상 켕기지 않을 때, 유리 부스러기 흙 속에 깃들어 더욱 투명해지고 더 많은 것..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0
일찌기 나는 /최승자 [현대시 100년…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7 [현대시 100년…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78) 일찌기 나는 최승자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 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9
국토서시(國土序詩)/ 조 태 일 [애송시 100편 - 제 77편] [애송시 100편 - 제 77편] 국토서시(國土序詩) 조 태 일 발바닥이 다 닳아 새 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8
조국(祖國) /정완영 [애송시 100편 - 제 76편] [애송시 100편 - 제 76편] 조국(祖國) 정 완 영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7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애송시 100편 - 제 75편] [애송시 100편 - 제 75편]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5
절벽 /이상 [애송시 100편 - 제 74편] [애송시 100편 - 제 74편] 절벽 이 상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이 향기롭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 속에 나는 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 꽃이 향기롭다. 꽃은 보이지 않는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잊어버리고 재차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은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4
반성 704 /김영승[애송시 100편 - 제 73편] [애송시 100편 - 제 73편] 반성 704 김영승 밍키가 아프다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눈엔 눈물이 흐르고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끓여도 주어보고생선가게 아줌마한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끓여 줘 봐도며칠째 잘 안 먹는다부엌 바닥을 기..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3
마음의 수수밭 /천양희[애송시 100편 - 제 72편] [애송시 100편 - 제 72편] 마음의 수수밭 천양희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3
진달래꽃/김소월[애송시 100편 - 제 71편] [애송시 100편 - 제 71편]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일러..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