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서정(秋日抒情)/ 김광균 [애송시 100편 - 제 90편] [애송시 100편 - 제 90편] 추일서정(秋日抒情)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즈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어 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23
철길/ 김정환 [애송시 100편 - 제 89편] [애송시 100편 - 제 89편] 철길 김정환 철길이 철길인 것은 만날 수 없음이 당장은, 이리도 끈질기다는 뜻이다. 단단한 무쇳덩어리가 이만큼 견뎌오도록 비는 항상 촉촉히 내려 철길의 들끓어오름을 적셔주었다. 무너져내리지 못하고 철길이 철길로 버텨온 것은 그 위를 밟고 지나간 사람들의 희망이, 그..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22
낙화/ 이형기 [애송시 100편 - 제 88편] [애송시 100편 - 제 88편]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21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애송시 100편 - 제 87편] [애송시 100편 - 제 87편] 껍데기는 가라 신 동 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9
서시/ 이시영 [애송시 100편 - 제 86편] [애송시 100편 - 제 86편] 서시 이시영 어서 오라 그리운 얼굴 산 넘고 물 건너 발 디디러 간 사람아 댓잎만 살랑여도 너 기다리는 얼굴들 봉창 열고 슬픈 눈동자를 태우는데 이 밤이 새기 전에 땅을 울리며 오라 어서 어머님의 긴 이야기를 듣자 <1976년> ▲ 일러스트 잠산 이시영(59) 시인을 떠올리면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8
낙화 /조지훈 [애송시 100편 - 제 85편] [애송시 100편 - 제 85편] 낙화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7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애송시 100편 - 제 84편] [애송시 100편 - 제 84편]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7
솟구쳐 오르기 2 / 김승희 [애송시 100편 - 제 83편] 솟구쳐 오르기 2 김승희 상처의 용수철 그것이 우리를 날게 하지 않으면 상처의 용수철 그것이 우리를 솟구쳐 오르게 하지 않으면 파란 싹이 검은 땅에서 솟아오르는 것이나 무섭도록 붉은 황토밭 속에서 파아란 보리가 씩씩하게 솟아올라 봄바람에 출렁출렁 흔들리는 것이나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5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청년화가 L을 위하여 //함형수 [애송시 100편 - 제 82편]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청년화가 L을 위하여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4
보리피리/ 한하운 [애송시 100편 - 제 81편] [애송시 100편 - 제 81편] 보리피리 한하운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還)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 닐니리. <1953년> ▲ 일.. —…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2008.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