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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라라

수로보니게 여인 2014. 2. 28. 23:50

 

 

 

따라라라라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에 파랄거에요

산도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따라라라라

파란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햐얄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안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따라라라라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한참을 되뇌어도 ‘따라라라’ 속의 가사가 생각나지 않았다.

 

노래제목은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생각이 났는데…

한참을 흥얼 흥얼 하늘을 보며 기억을 모아보다

‘덮인 속에서’

맞나?

이미 수십 년이 지나간 날에 부르던 노래속의 한 소절은

기억 너머에서 얼른 내게로 와 주지를 않았다.

 

집에 돌아와 한참을 이일 저 일로 시간을 보내고

검색을 통해서야 알아낸 동요 속의 한 소절

‘덮인 속에서’를 알아냈다.

어사무사하던 동요의 한 마디가 맞았다는 생각이 기쁘기도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지만,

내일은 오늘 보다 더 유쾌해 할 55세 장정 소년 광규 씨를 생각하며

나도 기분 좋을 내일을 미리 생각해보는 저녁이다.

아직도 할 일은 첩첩이지만……

 

‘장애인활동보조’일을 시작한 지 한 주일이 지났다.

 

나와 무관 할 것 같았던 일이라 여겼던 일

 

마비된 사지를 마사지 하는 마음에 전능자의 손길이 임하기를 기도하며

그런 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나의 손길을 통하여 전해지고

55세 장정 소년에게

또 십 사년을 그를 지켜보며 돌보시느라 그 만큼이나 삭아버린 그의 어머니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드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엄마야 누나야’

전에 선생님이 가르쳐주고 불러주던 노래란다.

 

식상해 할 것 같아

산토끼, 송아지 등

손을 저어가며 호흡의 속도를 가늠해 보다

그의 짧은 호흡으로 부르기에는 부적절 하다고 생각 되어

머리를 짜내고 짜내다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생각한 것이다.

 

‘광규 씨 몸도 마음도 파랗게 자란대요.

파란색은 생명을 상징하잖아요.

누군지 노래 말을 참 잘 만들었지요?

그런데 그냥 자라는 게 아니고 마음에 빛이 있어야 된대요.

눈을 뜨세요, 그리고 창문을 보세요.

그래야 햇빛도 볼 수 있고

또 형광등 빛이라도 볼 수 있어요.

그렇지요?’

 

낮잠을 못 자게 하기 위한 나의 주문이다.

자꾸만 내려앉는 그의 눈꺼풀 위로

그러면 ‘퐁당 퐁당’을 부를까요? 라는 물음을 던져본다.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선창을 하니 그가 따라 부른다.

유일하게 장정 소년이 아는 노래를 찾아냈다는 마음이 기쁨으로 차올랐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구불구불

저만큼 흘러가버린 내 어린 날의 샛강을 건네게 해준 55세 소년 광규 씨

그를 만난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는 밤이 깊어간다.

 

2014.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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