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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어보를 찾아서 1/ 이태원

수로보니게 여인 2013. 6. 28. 11:12

이태원, 「현산어보를 찾아서 1」  중에서 (낭독 유성주, 문형주)

 

 


이태원, 「현산어보를 찾아서 1」을 배달하며


날치라는 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나는 물고기입니다. 물론 늘 날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위험에 빠졌다고 판단될 때만 납니다. 저도 어렸을 때 배 타고 가다가 날치 떼를 만난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갑자기 수면이 파르르 떨리더니 수백 수천 마리의 날치 떼가 솟구쳐 올라와 날아갔습니다. 거대한 비행 군무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요. 이 녀석들은 좌우로 방향도 틉니다. 꼬리지느러미가 방향타 역할을 하는 거죠. 흑산도 주민의 말처럼 배 갑판에 떨어져 파닥거리기도 합니다. 그냥 주워 담으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원문에도 나오지만, 맛은 없습니다. 하긴 멋진 존재가 맛까지 있다면 그건 좀 심한 경우겠죠, 더군다나 맛으로 생물을 구분하는 것은 우리 인간만이 하는 짓 아니겠어요?  

요즘은 참 보기 어렵습니다. 어쩌다 만나도 한 두 마리 정도입니다. 전 몇 년 전 인도양을 항해할 때 이 녀석들의 떼를 보았습니다. 날마다 멋진 장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