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힘
말복(末伏)
어제가 삼복(三伏)의 마지막 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이다.
가을은 이미 시작되었고 절기는 쉬지 않고 순환한다.
따라서
엎어지지 않고 그 수레바퀴에 맞물려 돌아갈 수 있을 때 한해의 끝에서 웃을 수 있으리라.
‘마의 고비’라 칭하는 학기를 납 같은 마음으로 통과를 했다.
학기 초,
내려놓지 못한 향학열로 인해 카오스 속의 등록을 한 까닭이다.
등록을 하고도 무질서한 혼돈은 계속되었다.
학업과 생업,
어느 한 쪽도 그 비중의 경중을 가려 소홀히 할 수 없었던 것이 이유이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魔의 산 같은 고비를 넘기고
또 다시 새로운 출발선위에 서있다.
아직 미 등록 상태이기는 하나 1학기 때처럼 마음이 무겁지만 않은 것은
4학년 8학기로 구성된 수레바퀴 속 톱니를
그 간의 시간들이 조금씩 갈아놓은 까닭이라.
이제 제법 조율할 줄 아는 두 축의 회전 속에서
더 깊은 ‘앎’의 바다를 향해 思惟의 뿌리를 내리리라.
이런 사유의 뿌리를
우리 학우들과 함께 내리고 싶다.
그 자리에
금식학우의 뿌리를 함께 엮어 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 나무인
09인의 간절함을
앨프리드 테니슨의 ‘The Oak(참나무)’란 시 속의
‘naked strength(벌거벗은 힘)’라는 구절로 대신한다.
2011. 8.14
'—…³οο ı ĿØЦЁ УØЧ > ´˝˚³οο ı Łονё 獨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0) | 2017.10.05 |
---|---|
벤허 이야기 (0) | 2016.10.04 |
일상의 여유 (0) | 2010.06.16 |
어처구니없는 맷돌질을 끝내놓고 (0) | 2010.02.20 |
설날에는 (0) | 2010.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