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여개의 산 모퉁이
굽이 굽이
33여개의 산 모퉁이를
돌아서 여기에
크고 작은 사연 안고
눈물 뿌려 지나온 길
걸음마다 사연 없다 할
그 누구 있을 손가
이제 우리서로
더불어 숲이 되어
다시 33여개의 모퉁이를
가슴 기대어 부비면서
차마 다하지 못한 노래
소리높여 부르다가
자욱 자욱 눈부신 걸음
삶의 모퉁이 끝나는 날
삼삼하였던 33기
가슴안고 웃으리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친구에게서, 산행 전날 밤 늦은 시간에 한 통의 문자가 날아왔다.
산행을 위한 글을 부탁 한다는, 어렵사리 해오는 부탁을 어쩌지 못하고
"도대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안거야?" 약간은 기분이 상했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한 배를 탄 동기이니 잘 지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추스렸다.
몇일전부터 카페에 올라있던 '산행 공지' 글을 보면서 갈등하였던 마음은 사라지고,
" 글이 뭐 생각만 하면 머리에서 쏟아지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슨 글을 쓰면 좋을까?
어떤 내용이면 우리 33기의 첫 만남에 (나는 동아리 등 모임을 안하기 때문),
기억에 남을 글이 될까?" 를 고민하며 밤을 지내고 아침일찍 컴 앞에 앉아 이 글을 준비해갔다.
왼쪽에 있는 친구가 제게 한밤중에 겁(?)도 없이 문자를 보내, 글을 쓰도록 유도(?)를 한 친구랍니다.
오른쪽 친구는 우리 33기 솔회에 28대 회장이랍니다.
보기와는 달리 감성이 여리고 풍부해서 이미지가 여성적인 글을 쓰기도 한답니다.
가운데 친구는 만녀소녀 혜정이랍니다. 애교가 철철~~^^
산행을 하고 내려오다보니 공원이 있더군요. 각종 훌라후프가 얼마나 많은지,
우리 동기들 하나씩 차지하고 훌라후프 경진 대회라도 하는 듯~, 여념이 없더군요.
쑥쓰러움이 많은 나는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하고, 친구들 돌리는 모습만 보고 앉아 있었답니다.
"집에서는 엄청 잘 돌리는데~", 아쉬웠지만 남자 동기들이 보는 앞이라 부끄러웠기 때문이죠.
이 때 까지만 해도 우리는 마냥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모처럼 다른 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던 까닭이었을 것입니다^^
아직 제가 준비한 글을 소개하기 전이지요.
글을 부탁한 친구가 제게 글을 소개해 달라는 말을 어렵사리 붙여왔습니다.
혹 "안했으면 어떻게하나?" 하는 마음이었던가봅니다.
"저 역시 그냥 지나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앉아 있다가
준비한 위에 글, '33여개의 산 모퉁이' 를 낭송하였답니다.
저의 주책없는 감성은 글을 쓸 때와는 달리,
또 눈물샘을 자극하고 낭송을 이어갈 수 없게까지 되었답니다.
힘들게 낭송을 끝내고 보니, 글을 부탁했던 친구도 저와 같은 감정에 쌓였었나 봅니다.
나와 그 친구가 흐느끼니, 모두의 감정이 서로가 지나온 길을 회상하며
정말로 "더불어 숲" 이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답니다.
후에 그 친구가 이 글을 솔회에 올리면서, 그 친구를 울린 명시란 타이틀이 붙었고,
전 나도 모르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답니다.
다른이들은 느낄 수 없는,
글 이란게 공감대 없이는 읽는이에게 전달 효과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 후 저는 첫 사랑과 연애할 때 처럼 자다가도 잠이 깨이는,
글과의 연애를 시작하게 되어 지금은 열심히 글 쓰기를 하고 있답니다.
증세가 상사병에 가까울 정도랍니다. 글 생각에 손에 일도 안잡히니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번개 산행 공지를 띄워 놓고, 날 참석하게 하려던 유인 작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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