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뒤집기

<<생각 뒤집기>>

오늘의 주제 - 논리 뒤집기


우리는 가끔 철저하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결론을 냅니다.
하지만, 그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생각들을
한번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재미있는 이야기하나 해드릴게요.


어떤 과학자가 거미에 관한 실험을 했다.
그는 거미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소리쳤다.
“뛰어 뛰어”
그랬더니 거미가 뛰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는 거미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그러고는 다시 거미에게 소리쳤다.
“뛰어 뛰어”
처음과 달리 다리가 부러진 거미는 꼼짝하지 않았다.

실험이 끝나고 나서, 과학자는 실험의 결론을 다음과 같이 내렸다.
“거미의 귀는 다리에 있다.”


제가 20살 때 들은 유머인데, 20년 조금 넘게 살면서 사람들을 보니까,
이게 유머가 아니라, 우리들의 실제 이야기 같더군요.
‘거미의 귀는 다리에 있다’는 결론을 내린 과학자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거미의 귀는 다리에 있다’는
잘못된 결론에 도착하는 이유는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죠.

논리적인 생각이나 철저한 분석 또는 합리적인 사고의 과정을
완벽하게 거치더라도 자신이 미리 마음속에 정해놓은 결론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에는 ‘거미의 귀가 다리에 있다’는 전혀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논리를 자신이 먼저 내려놓은 결론을 포장하는 포장지로만 사용하는 겁니다.

포장지 속의 중요한 알맹이는 논리가 아닌 직관이나 느낌으로만 만들곤 하죠.
포장지는 선물을 더 멋지게 보이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선물의 내용까지 바꿀 수는 없는 겁니다.


사실, 우리의 생각은 논리나 분석보다 오히려 직관이나 느낌에 더 강한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한번 보세요.
서로 다른 주장을 하지만, 모두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하고 모두 논리적으로 생각하잖아요.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는 이유는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느낌이나 직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수집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실만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논리적인 절차를 거친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거죠.


생각을 크게 2가지로 나누면 유연한 생각과 냉철한 생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감정이나 직관 느낌 좀 넓게 생각하는 것은 유연한 생각에 속하고,

논리나 분석 구체적으로 파고들어서 생각하는 것은 냉철한 생각에 속합니다.

우리가 보통 좌뇌와 우뇌로 나눠서 이야기하는데, 좌뇌가 논리적이고 냉철한 생각이라면,
우뇌가 직관적이고 유연한 생각에 속합니다.


그리스인과 바빌로니아인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바빌로니아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리스인이다.

이것은 서로 다른 성향의 고대 철학을 상징적으로 비유한 말로서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을 바빌로니아인으로,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에 접근했던 사람을 그리스인으로 표현한 것이다.


서양의 최초문명은 바빌로니아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숫자와 방정식을 이해했고, 기하학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해결했던 문제의 방법을 체계화하거나
정리하지 않았다. 반면, 그리스인은 자신이 경험했던 구체적인
현상 그 밑에 깔린 질서를 찾으려고 하며 더 큰 논리를 구성하려 했다.
그 결과 찬란했던 문명을 이루었던 바빌로니아인들의 생각은
그리스인들에게 영향만을 주었고, 탈레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등

우리가 현재 배우는 철학과 수학을 직접적으로 정리한 사람들은 그리스인들이다.


그리스인과 바빌로니아인의 상징은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이다. 우

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인 성과 현대도 좌뇌적인 과 우뇌적인 을 보여준다.

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일단 한번 해보자’는 적극적인 생각과 도전정신으로 잘 알려졌다.
세계적인 스타 CEO인 1955년 동갑내기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비교해보면,

빌 게이츠는 철저히 좌뇌적인 사람이고 스티브 잡스는 철저하게 우뇌적인 사람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보면
우리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본적으로 기능적이고 업무에 필요한 제품을 만든다.
반대로, 스티브 잡스의 애플에서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사람들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든다.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다이아몬드 사고법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한번은 생각을 확산하고 한번은 생각을 수렴하며 아이디어를 만드는 겁니다.

생각을 2단계로 나눠서 하는 겁니다.
한번은 유연하게 한번은 냉철하게.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유연하게 생각을 확산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갖는 이유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을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축구로 비유하면 유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공격을 하는 느낌이고요,
냉철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비를 하는 느낌입니다.

혹시 이런 질문 아세요
“물고기를 잡는 그물로 물을 나를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은 ‘가능하다’입니다. 물을 얼음으로 만들면 되죠.
실제로 고대 문명을 건축했던 사람들은 산에서 큰 돌을 평지로 옮길 때,
겨울철 얼음으로 언 강을 따라 돌을 옮겼다고 합니다.
큰 돌을 옮기는 시기로는 추운 겨울철을 택하여,
땅 바닥에 물을 부어 얼음판을 만들어 굴리기도 했을 거라는 거죠.
이런 접근이 바로 유연한 생각인 겁니다.

땅 바닥에 물을 부어 얼음판을 만들거나, 겨울철 언 강을 따라 돌을 옮겼던 고대인들처럼

우리도 나에게 주어진 문제가 해결하기 어렵다면 주어진 조건을 바꿔보는 것도 필요한 겁니다.
상황을 바꾸고, 가정을 바꿔보는 거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유연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제가 유연하지 못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해드리죠
돈 쿠퍼(Don Cooper)라는 외과의사가 있었다.
1950년 돈 쿠퍼는 한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병원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남자가 왔다.
신참 의사인 쿠퍼는 친절하게 그를 진찰하려고 했으나,
남자는 이유 없이 화를 내면서 진찰에 비협조적이었다.
쿠퍼는 정신과 환자라고 판단해서 정신과에 의뢰했고,
정신과 의사는 환자에게 안정제를 주사하고 정신과 병동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환자는 쿠퍼가 신참이라며 점점 더 비협조적이었고,
화를 내는 환자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간신히 정맥주사를 놨다.
안정제는 한꺼번에 주사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해서 천천히 주사해야 했다.

하지만, 환자가 주사를 갑자기 거부하며 쿠퍼는 환자와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하게 됐다.

그러다 쿠퍼는 그만 안정제를 한꺼번에 주사해버리고 말았다.
환자는 몸을 부르르 떨다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신참 의사 쿠퍼는 공포에 질렸다. 환자의 가슴에 귀를 갖다 대어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심장 박동이 전혀 없었다.
어려운 공부를 끝내고 이제 막 의사가 됐는데,
자기가 맡은 첫 환자 중 하나가 방금 죽어버린 것이다.
쿠퍼는 죽은 채 누워있는 환자를 보니 감정이 마구 북받쳤다.
환자를 죽였으니 의사로서의 경력도 이제 끝이었다.
꽃도 펴보지 못하고 자신의 인생은 이제 끝이었다. 쿠퍼는 억울했다.
절망과 분노가 치밀었다. 이 모든 책임이 이 남자 때문이었다.
쿠퍼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의 앞에 누워있는
남자의 멈춰버린 심장 바로 위를 마구 쳤다.
왜 하필 나에게 와서 나의 인생을 이렇게 망쳐버린 거냐며 원망했다.


그런데, 갑자기 죽은 남자가 기침을 하며 살아났다.
자신의 주먹 2대3대 정도에 죽은 사람이 살아난 것이다.
혼비백산한 쿠퍼는 다시 한번 남자의 가슴에 귀를 갖다 대보았다.
분명 심장 박동이 들렸다. 환자는 별 탈없이 깨어났다.
쿠퍼는 환자를 다른 의사에게 보냈고, 환자는 다른 진찰을 받고
별탈 없이 걸어서 병원을 나갔다. 쿠퍼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력에 치명적인 오점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후 10년쯤 지난 어느 날 한 의학세미나에서
한 의사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심폐소생술(CPR)’을 발표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심폐소생술은 응급상황에서 표준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고, 그것을 발표한 의사는 큰 명예와 돈을 얻었다.
쿠퍼는 다른 사람들의 비판이 두려웠던 나머지, 자신이 겪었던 일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았다.
만약 그가 자신의 경험에 물음표를 던지며 다른 의사들과 같이 이야기했더라면 심폐소생술을 발견할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는 유연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을
정해진 방법대로 처리하며, 평범한 의사가 되었던 것이다.


앞에서 말씀하신 것을 다시 정리해보면, 다이아몬드를 그리듯이
한번은 유연하게 확산하는 생각을 하고,
한번은 냉철하게 수렴하는 생각을 해라.
그리고 중요한 것은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기회가 있다.

논리는 유연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단지 포장하는 시간이다.


어떤 건물에 아주 오래되어 낡아빠진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느려 터진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짜증을 내곤 했다.
마침내 견디다 못한 건물의 세입자들이 건물주에게 낡은 엘리베이터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건물주는 전문가를 불러 엘리베이터를 고쳐 달라고 했는데,

속도가 빠른 신모델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상당 부분을 부수거나 개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고,
수 개월 동안 건물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
게다가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는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더 빨리 움직이게 할까’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짜증을 내지 않을까’로 바꿨다.
이렇게 바뀐 질문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 커다란 거울을 설치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된 거울 덕분에 사람들은 지루하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에 자신의 얼굴을 보거나 옷의 을 고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지루하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불평도 잠잠해졌다고 한다.


다음 시간에는 경쟁을 한번 뒤집어보죠. 사람들이 요즘 치열하게 경쟁하잖아요.
그 경쟁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고 뒤집을 것이 있으면 한번 뒤집어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