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ШёlСомЁοο /´˝˚³οο골방 글쓰기

글 짓는 마을/독자칼럼 쓰기

수로보니게 여인 2010. 11. 8. 22:22
<<글 짓는 마을>>


오늘의 주제-독자칼럼 쓰기


지난주에는 여론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간략히 복습해 볼까요.


다수의 의견이라 하여 그것이 꼭 옳거나 합리적인 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지요.


아홉 사람이 웃고기자고 한 사람을 놀리는 건 좋은 일이 아니죠.
누구나 좋지 않은 일이란 걸 알지만 누구든 암묵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 드라마'가 인기를 끌 무렵을 생각해 봅시다.
아무생각없이 , ... 막 갖다 붙였습니다. 재미있으니까요.
그런데 에서 일하는 광부들은 정반대 기분을 느낄 겁니다.
이때 열받은 총책임자인 석탄공사 사장님께서
회사 홈페이지에 한마디 하셨습니다.

의 참뜻을 아십니까 이란 말의 일차적 의미는 광산,
특히 석탄광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말합니다.
의 근무환경은 열악합니다. 어둡고 꽉 막혀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결코 막다른 곳이 아닙니다.
막혀 있다는 것은 뚫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계속 전진해야 하는 희망의 상징입니다.


_ 조관일, “은 희망입니다”, http://www.kocoal.or.kr


이글 여러 언론 매체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인터넷 사용자들도 많이 실어날랐고, 보도도 많이 됐어요.
이때를 계기로 ''이라는 말을 함부로 남용하는 사례는 꽤 줄어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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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제는 평소와 약간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바로 독자칼럼 쓰기 방법입니다.
공적인 공간에 자신의 주장이나 견해를 발표하는 좋은 통로가 독자칼럼이죠.


제가 처음 썼던 독자칼럼의 주제는 '얼 신드롬 부추기지 말자'였습니다.
그 글을 쓸 당시에 '강도 얼'이라는 말이 유행했어요.
은행을 턴 어떤 여자가 현상수배되면서 얼굴이 공개됐는데 이 여자를 응원하는 팬 카페가 생겼어요.
검거된 이후에도 이 여자를 풀어주자는 서명운동까지 일어났죠.
언론매체에서 이런 것을 흥미위주로 자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쁜데 어쩔거냐... 뭐 그런 식이었죠.


독자칼럼에서 중요한 것은 비판의식인 것 같습니다.
이 비판의식이 건전한 제안으로 이어진다면 더 좋은 글이 되는 거겠지요


독자칼럼의 가장 빈번한 소재이면서도 늘 주목받는 게 뭐냐하면
바로 잘못 통용되는 용어 바로잡기입니다.
아까 복습하면서 살펴보았던 대한석탄공사 사장의 비판 역시 여기에서 비롯한 거지요.


... 지금 쓰는 이런 말은 이렇기 때문에 좋은 표현이 아니다.
내가 제안하는 이런 표현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
이런 형식입니다.


사람들이 결혼 안 한 사람을 미혼자라고 부르는데
이건 '언젠가 결혼을 해서 주류 문화에 편입할 사람'이라는 어감이
담겨 있으므로 미혼이라는 말은 되도록 쓰지 말자...
굳이 써야 한다면 차라리 비혼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이렇게 제안하면 일관성을 갖춘 칼럼 개요가 하나 완성되는 거죠.

잘못 사용되는 용어를 바로잡거나 더 좋은 표현을 제안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주 훌륭한 글감을 만들어 내는것입니다.


사회 약자, 즉 소수자에게 불리하고 불공정하게 표현된 말들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라고 합니다.
장님이란 말 대신 맹인으로 바꿔 부르거나,
미전향장기수를 비전향장기수로 바꾸거나,
아니면 오른손잡이 위주로 만든 사회기반 시설이나
안내문을 비판하는 것...그런 게 모두 P.C.운동입니다.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이라고 부르자는 제안은 어떨까요


P.C.운동과 본질은 같죠.
동물을 사람들의 장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라고 인식하는 태도이니까.
더 나은 방식이죠.


이런 용어들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았겠지요.
새로운 표현을 누군가 제안하고 그 제안에 여러 사람들이 호응하면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을 겁니다.


더 나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관해 고민하고,
자신의 제안을 담는 방식도 많죠.
방식은 예나지금이나 다름없으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늘 생활환경이 바뀌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내용을 필요로 하죠.


영화관에 가면 영화상영전 안내 영상이 나오죠.
핸드폰은 꺼주시고, 앞자리를 발로 차지 말고...
그리고 비상대피 영상이 나와요. 그런데 어떤 영화관들은
상영관 상관없이 모든 영상이 똑같아요.


열개도 넘는 상영관의 비상대피 동선이 한 화면에 나와요...
아무리 집중해서 보아도 도대체 어떻게 대피해야 한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제작비 아끼려고 그렇게 만든 것 같아요.
자, 그러면 이런 칼럼을 써서 각종 매체에 보냅시다.


"상영관별로 비상대피 영상 따로 만들자"


관객의 안전을 세심히 살피는 영화관은 각 상영관의 구조에 맞게
비상대피 영상을 만드는 게 맞겠지요. 그래야 신뢰도도 올라갈 테고요.


물약을 아기들이 맘대로 먹지 못하도록 약병 뚜껑을 돌려도
헛돌기만 하고 열리지 않도록 만든 것도 누군가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겠지요.
명백히 더 좋은 사용자 환경을 만든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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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함께 읽으면 좋은 문장


"작가는 '쳇 내 독자는 겨우 3,000명 정도겠지' 생각해서는 결코 안되며,
반대로 '만일 모든 사람이 내가 쓴 것을 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 사르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