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ШёlСомЁοο /´˝˚³οο생각 바꾸기

생각을 뒤집어라/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상

수로보니게 여인 2010. 10. 25. 17:39
<<생각을 뒤집어라>>


오늘의 주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상


오늘은 욕심을 좀 부리자는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발상이 떠오르면 그걸로 만족하지 말고
그 발상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발상들을
주렁주렁 엮어보자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상.
하나의 발상이 떠올랐을 때 그 탄력으로
그 주변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먹어치우라는 겁니다.

사과나무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지요.
사과를 따기 위해 낑낑거리며 사과나무에 올라갔습니다.
사과 한 알을 땄습니다.
어렵게 사과나무에 올라갔는데
달랑 한 알만 따고 내려와야 할까요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 한 알 따고 내려오고
다시 낑낑거리며 배나무에 올라가 배 한 알 따고 내려오고
그리고 다시 사과가 먹고 싶으면
사과나무에 올라가 또 한 알 따서 내려오고...

노력에 비해 얻는 수확이 너무 적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과나무에 한번 오르면 그 나무에 열린 사과들을
모조리 따서 내려오라는 겁니다.
그래야 노력을 훨씬 덜 들이고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상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하나의 발상이 떠올랐을 때 그 주변을 꼼꼼히 살피라는 겁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처음 했던 발상과 연관되는 것들이 보인다는 겁니다.

물론 척하면 그냥 쉽게 보이는 건 아니겠지요.
끈기 있게 살펴봐야지요.
때로는 현미경을 들고 때로는 돋보기를 들고.


어떻게 보면 불법사전 전체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글이라 할 수 있지요.
‘먹다’라는 단어를 보면 우선 먹다의 정의를 내리고
그 파생어로 잊어먹다, 놀려먹다, 우려먹다,
주워먹다, 얻어먹다....


이런 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게 하나의 재미일 수도 있지만, 결국 먹다라는 단어의 해석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겁니다.


오늘은 엄지라는 단어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엄지>

가장 짧은 손가락.
길어지려는 노력 대신 굵어지려는 노력을 했다.
그래서 그보다 긴 손가락들을 다 제치고 으뜸이 되었다.
남의 길 따라가지 말고, 내가 자신 있는 길로 가라는 가르침.


길이는 가장 짧지만 으뜸을 표현할 때
엄지를 치켜 올리잖아요.
그것이 그냥 그렇게 된 게 아니라
굵어지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거지요.


그런데 엄지를 정의 하고나서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니까
다른 손가락들도 보이더라는 거지요.
즉 하나만 달랑 따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올라간 김에 주렁주렁
달고 내려오자는 욕심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검지, 중지, 약지... 이렇게 꼬리를 물었죠.


<검지>


누군가를 지적할 때 사용하는 손가락.
남을 지적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라고
안쪽으로만 구부릴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발상은 중지로 이어집니다.


<중지>


가장 긴 가운데 손가락.
쓰임새는 없고 괜히 장갑의 길이만 길게 만든다.

이번엔 약지로 가보지요.


<약지>


약을 저을 때 쓰는 넷째손가락.
검지나 중지도 얼마든지 약을 저을 수 있는데
약 젓는 일은 내 일이라고 먼저 선언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버린 손가락.
선점의 법칙을 가르쳐준다.

약지의 가르침은 선점의 법칙.


남보다 먼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겁니다.
그 길에 내가 첫 발자국을 남기는 거지요.
이제 마지막 새끼손가락입니다.


<새끼손가락>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약속을 할 때 사용하는 마지막 손가락.
새끼를 지키지 않는 어미는 없으니까.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니까.

내 새끼를 지키지 않는 어미는 없지요.
그래서 약속을 할 때 새끼손가락을 거는 거다, 라는 얘기입니다.


만약 엄지 하나 달랑 따고 이것으로 충분해 하면서 내려왔다면
이렇게 꼬리를 무는 발상이 불가능했겠지요.
그래서 하나의 발상, 그 주변을 꼼꼼히 살피면
주렁주렁 엮을 수 있는 연관된 발상들이 보인다는 겁니다.


주렁주렁을 위한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첫 번째 발상을 가지고 뜯어보고 찢어보고 뒤집어보라는 겁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던 말장난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저번에 말씀드렸던 경력이라는 글 있지요.
경력을 뒤집어보세요. 역경...
그냥 얻어지는 경력은 없습니다. 했던 글.


그런 식으로 꼬리를 물어보는 겁니다.
불법사전에 실린 낙엽이라는 글을 예를 들어보지요.

<낙엽>


나무에게 버림받아 힘없이 추락하는 생명.
그러나 추락하는 순간 자유를 얻어
바람의 손을 잡고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화려한 부활.
추락 다음에 오는 단어가 절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늦가을의 희망.

매어있는 몸에서 자유로운 몸으로 바뀌었으니
이제 어디든 여행을 할 수 있는 희망적인 상태가 된 걸로도 볼 수 있지요.

낙엽의 첫 글자인 ‘낙’이라는 글자에 초점을 맞췄더니
낙타, 낙지, 낙인, 낙서, 낙심... 이런 단어들이 주렁주렁 엮이더군요.
그래서 그것 들을 하나하나 풀었습니다.

이번엔 낙타라는 글을 소개하지요.


<낙타>


인간에게 미움 받아 사막에 버려진 생명.
그러나 인간이 사막을 만나면 조용히 나타나
인간을 품에 안고 사막 밖으로 데려다주는 유일한 동물.
미움 다음에 오는 단어가 그리움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모래바람 속의 희망.


용서나 배려가 또 하나의 희망일 거라는 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글의 구성까지
낙엽이라는 글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희망의 종류만 살짝 바뀌는 거지요.


다음 꼬리는 낙지가 뭅니다.


<낙지>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잘게 잘려 인간 앞에 놓인 생명.
그러나 인간의 입속에 들어가서도 입천장에 달라붙어
온몸을 뒤틀며 저항하는 처절한 몸짓.
위협 다음에 오는 단어가 굴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접시 위의 희망.


이렇게 꼬리를 무는 겁니다.
그러면 하나의 아이디어가 금방 다섯이 되고
열이 될 수 있겠지요.


낙서라는 단어도 꼬리를 물었습니다.


<낙서>


금지라는 단어와 늘 붙어 다니는 상처투성이의 기록.
그러나 그것은 가식과 체면과 규격을
자유로운 상상력 하나로 단숨에 제압해버리는 빛나는 손놀림.
파괴 다음에 오는 단어가 파괴력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짧고 강렬한 희망.


어쩌면 낙서는 가식, 체면, 규격 이런 걸 신경 쓰지 않기에
더 상상력이 활발해지는 건지도 모릅니다.


이 외에도 낙인, 낙심 같은 발상들이 꼬리를 무는데
시간 관계상 다 소개 못하는 게 아쉽군요.
꼬리를 더 물고 싶은 분들은 서점에서 불법사전을
꼭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엔 다르게 대답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