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 「옛우물」 중에서(낭독 천정하)2010년 8월 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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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옛우물」을 배달하며 약수를 뜨러 집 뒷산을 오르면 벤치에 앉아 계신 할머니들을 자주 볼 수 있어요. 때로는 혼자, 때로는 여럿이 앉아 계신 할머니들. 그 앞에서 공연히 알짱거리면 대개 쉬었다 가라고들 권하시지요. 그 곁에 앉으면 이야기보따리가 풀리는 건 잠깐이에요. 그분들의 얼굴이 가장 환하게 느껴질(빛날) 때는 바로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대목에서지요. 70년 혹은 그보다 더 이전의 기억을 어제 일처럼 떠올리는 할머니를 보면, 그 속에 ‘씨앗처럼 깊이 들어 있는 작은’ 아이가 보이기도 해요.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보아 주고 돌보아 주기를 바라는 꼬마가, 그 머리 허연 할머니 속에 아주 작게 웅크리고 있네요. 누군가의 속에서 씨앗 같은 어린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를 이해하는 일도 조금은 수월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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