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ШёlСомЁοο /´˝˚³οο골방 글쓰기

글짓는 마을/주제

수로보니게 여인 2010. 5. 31. 22:56

 

글짓는 마을-오늘 주제는 열정입니다.



인간에게는 냉철한 지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감성과 뜨거운 열정도 있습니다.
어느쪽 길로 가야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냉정, 이성이라면,
자신을 독려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게 열정이죠.


청중의 마음을 흔드는 연설문이나 선언문에는 열정이 넘치잖아요.
어떤 원칙이 있을까요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만한 한 문장을 남긴다는 게 공통점이죠.


마틴 루터 킹의 연설에서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이 청중 마음속에 남는 것처럼요.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이 미시건대학교 졸업식에 가서 축하연설을 했는데요, 인상적인 표현이 있더군요.



“작은 정부가 좋은가, 큰 정부가 좋은가 따지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똑똑하고 더 나은 정부(smarter & better government)가 될지 고민해야 하다.”


더 똑똑하고 더 나은 정부라는 구절이 연설의 핵심입니다.


‘스마트’란 말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떠올릴 겁니다.
스마트폰이란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가장 중시하는 전화기입니다.
서비스 제공자쪽에서 알아서 모든 기능을 마련해두는 게 아니라
사용자들이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선택하게끔 하기 위해 사용자 입장에서 고민하죠.


최고(the best)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더 나은(better)'이라고 표현한 것 역시 겸손하면서도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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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열정,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을까요


냉정이 소극적 행위라면 열정은 적극적 행위입니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개선하고자 합니다.
열정적인 글쓰기는 늘 적극적 제안과 어울립니다.


예를 들면,


조지 레이코프가 지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저자는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정당의 정책을 비판하기보다
새로운 생각의 틀, 즉 프레임을 만들어 제안하라고 충고합니다.


몇 구절만 소개하죠.

상대를 존중하라.
상대방의 주장을 부정하는 흔한 실수를 저지르지 마라.
신에 프레임을 재구성하라.
언제나 내가 믿는 가치와 내 프레임에 맞도록 질문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라.
(상대방을 까지 말고, 대신 더 나은 것을 제안하라.)


가치의 차원에서 사고하고 발언하라.
(이익을 넘어서는 공공선에 관해 이야기하라)


자신이 믿는 바를 말하라.
(남들이 말하는 좋은 이야기보다 자신이 실제 믿고 따르는 바를 이야기하라)


또 자신이 실제 해 보고 나서 제안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독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열정적인 글을 쓰려면, 언제나 실천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열정만 넘치고 실천은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허풍쟁이라고 부릅니다.


에라스무스는 서른 살 넘어 희랍어 공부를 시작해
희랍 인문주의의 최고 권위자가 됐습니다.


맨델슨 박사는 예순 살 넘어 이집트 공부를 시작해
피라미드 연구의 최고 전문가가 됐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는 사고를 당한 후에
평생 침대에 누워 지내면서도 예술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열정은 실천의 다른 표현인 것이죠.


박지성 선수의 한 시즌에 대해
맨체스터 지역 언론이 <부족한 재능을 엄청난 노력으로 메웠다>고 평하자, 한국의 어떤 블로거가 이렇게 다시 평가했죠.
<이 말은 매우 잘못되었다. 엄청난 노력을 할 수 있는 열정은
모든 재능 가운데 가장 위대한 재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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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읽을 만한 문장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마지막 문장을 한 번 찾아서 읽어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 구절을 음미해 보겠습니다.



정해진 중력의 법칙을 따라 이 행성이 끝없이 회전하는 동안, 아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경이로운 무한한 생물종들이 진화해 왔고, 진화하고 있고, 진화해 갈 것이라는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다윈이 인간의 진화에 관해 말하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다윈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건 적자생존이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 즉 다양한 종의 공존과 변화입니다.
이렇게 다양성이 가득한 세계를 가리켜,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풀하우스’라고 표현합니다.


다음 주 테마는 여유로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