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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는 마을/신기함

수로보니게 여인 2010. 5. 5. 22:24

 

<<글짓는 마을>>

지난 시간에는 호기심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을 만든 필립 그로닝 감독은 수도사들의 일상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1984년부터 끈질기게 수도원을 설득한 끝에 2000년에 드디어 촬영 허가를 받았고, 2005년도에 영화를 완성합니다.

통계학자 피셔는 쓰잘데기 없는 호기심이 무척 많았습니다. 차에 우유를 부어 마시는 것과 우유에 차를 부어 마시는 것 중 어떤 게 맛이 더 좋을까. 이런 사소한 호기심이 있었기에 보편적 통계학 체계도 세울 수 있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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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기함 에 관해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호기심은 낯선 것을 향한 궁금함이며 또한 도전입니다.
신기함과 호기심을 떼놓기 어렵습니다.
신비한 영역을 개척하면 보통 사람들에게 신기함을 선사하죠.
과학 영역에서, 그리고 예술 영역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사람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전구가 처음 나왔을 때, 전화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인터넷으로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됐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신기해 했습니까.

컴퓨터 응용프로그램 중에서 제가 제일 신기했던 건 포토샵입니다.
저는 98년도에 디자이너인 여동생한테 포토샵 4.0 버전의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제가 가장 신기했던 기능은 레이어 기능입니다. 겹쳐 그리기 기능인데요, 평면 한 장에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여러 평면에 따로따로 작업을 하고 겹쳐놓으면 한 장처럼 보인다는 게 무척 신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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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함이란 테마로 글을 쓸 때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방금 저는 제 경험사례를 들었습니다.
각자 신기한 경험 사례가 있습니다. 그것을 단초 아 이야기를 재구성해 보는 겁니다.

제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 드리죠.
영문과 대학생 시절 현대미국시 수업 리포트를 쓸 일이 있었어요. 학생들 대부분 도서관으로 향할 때 저는 컴퓨터실로 갔습니다.

96년도였는데, 넷스케이프 브라우저가 한창 보급될 때였습니다. 저명한 현대미국시 연구자인 리츠카 교수가 알래스카 주립대학에 재직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한테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말도 안되는 엉터리 영어문장으로 이것저것 물었죠. 신기하게도 이틀 뒤에 답장이 왔고 리포트에 그 내용을 정리해서 냈습니다. 칭찬을 많이 받았죠. 이때 경험이 제겐 소중한 에피소드로 남았습니다.

신기한 경험 사례를 찾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쓰기의 출발점은 상식적 정의와 통념을 뒤집고자 하는 태도입니다.

선풍기에 프로펠러가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뒤집은 신기한 선풍기가 개발됐지요.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만 예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예술의 대상이 된다는 걸 주창한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도 관객들에게 신기함을 선사했습니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 기존 상식을 뒤집고자 했는가...

타인에 관해 쓴다면 그는 어떻게 기존 통념에 맞섰는가... 하는 걸 견주어서 규정해야 합니다.

예술가들이 세계를 새롭게 규정하는 방식을
글쓰기에 응용하면 좋습니다.

예술가란 끝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아름다움을 다시 규정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인상파 화가들은 같은 장소, 같은 풍경이라도 빛이 달라지면 모든 게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르네 마그리트는 역설적인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물감을 흩뿌리는 기법으로 유명한 잭슨 플록은 세상에 던져진 삶의 우연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렇지만 신기함은 오래가지 않죠.
이런 태도에만 그대로 안주하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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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을 만한 문장

윌리엄 블레이크는 구체적 대상에서 보편성을 발견하라는 메시지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한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야생 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보기 위해
그대의 손바닥 속에 무한을
한 시간 속에 영원을 쥐어라

-“무구의 전조”

영화 <맨 인 블랙>을 보신 분은 고양이 목걸이 안에 은하계가 담겨 있던 것을 기억할 겁니다.

구체적으로 쓸수록 보편성은 높아집니다.

세상을 움직이려 하지 말고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세요. 그러면 세상이 움직입니다.

다음 주 테마는 신비로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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