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ШёlСомЁοο /´˝˚³οο골방 글쓰기

더 나은 표현

수로보니게 여인 2009. 11. 24. 00:42

제목   11/ 23(월)[성공으로가요]+[성공글쓰기]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성공 글쓰기>>


지난 시간에는 간결하게 쓰는 방법에 관해 공부했습니다.


동어반복을 피하기만 해도 문장이 훨씬 유려해진다고 했습니다.



좋지 않은 글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비논리적 전개, 너절한 상식 나열, 무차별 인용, 중언부언, 동어반복, 편견에 치우친 인물 묘사...

이 중에서 가장 고치기 쉬운 게 동어반복이에요.
고치기 쉬운 것부터 깔끔하게 정리해 놓고,
차츰 어려운 것에 도전하는 게 좋죠.


너절한 상식 나열이나 무차별 인용,
중언부언도 동어반복의 일종입니다.

쓸데없는 표현을 쓰는 건 독자의 이목을 끌려는 욕심에서 비롯하는 건데요.

독자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흥미유발인지 당당한 자기표현인지 금세 알죠.


이것저것 많이 늘어놓는다고 해서 내용이 풍부해지는 건 아닙니다.


소문난 맛집의 메뉴는 하나, 많아야 두 개입니다.
왜 주절이주절이 늘어놓느냐... 무식하다는 걸 감춰야하니까요.
제 친구 중에 동시통역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간결하게 옮기는 게 좋은 통역인데 간혹 아주 길게 옮기는 경우가 있대요. 모른다는 사실을 감춰야 하니까...

 

오늘은 성공 글쓰기에서는
더 나은 표현을 찾아 쓰는 게 글쓰기의 목표라고 했을 때,
그런 표현 몇 개만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영어권 외서 한 권을 번역한 적 있는데요,
ironically 라는 표현을 ‘아이러니하게도’라고 옮겼습니다.
그런데 편집자가 교정지에 ‘얄궂게도’로 고치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바로 고쳤지요. 더 간결하고 더 나은 표현이니까요.


같은 의미를 지닌다 하더라도 더 나은 표현이 있는지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거죠.


예상된다고 쓰기보다 예상한다고 쓰는 게 좋은 것처럼요.
수동형 표현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능동형 표현으로 써서
더 낫다면 굳이 수동형 표현을 쓸 까닭은 없는 거죠.


“이라크에서 민간인 2명이 희생되었다.”

누가 죽였는지 안 씁니다. 미국 정부가 자주 쓰는
수동태 수사법이죠.


<못된다>는 표현을 <아니다>로 고쳐 보세요.

그건 학교측이 조사할 사항은 못된다 => 아니다
그렇게 가볍게 볼 일이 못된다 => 아니다
그것에 비할 바가 못된다 => 아니다
그런 꿈을 꿀 처지가 못된다 => 아니다

못된다고 쓰면 책임주체가 희미해집니다.
맞다, 아니다, 이렇게 쓰면 책임주체가 명확해집니다.
어떤 게 더 나은 표현인지 아실 겁니다.


따옴표를 남발하지 마세요.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따옴표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붙은 글은 너저분합니다.
큰 따옴표는 어떤 구절을 직접 인용할 때,
작은 따옴표는 심리를 표현할 때 사용합니다.
제가 오늘 지적하고자 하는 건, 작은 따옴표 남용입니다.

흔히 해당 용어나 구절을 강조하려고 작은 따옴표를 붙이는데요,
좋지 않은 방법이에요.


또 다른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작가 안정효 씨가 한 말인데요,

‘그녀(She)’ 대신 쓸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이 있는데 무조건 그녀라고 통칭하는 건 무책임한 거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많은 표현이 있어요. 이름을 쓰거나, 소녀, 계집(애), 처자, 규수,
여인, 부인, 노파, 할머니, 그이... 같은 표현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면 좋죠.

이번 주부터는 글쓰기 공부에 관한 오해와 편견 대신
매주 열린 표현 하나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밑바탕이 열린 표현입니다
독자가 잘 판단하게끔 하려고 판단 근거를 충실히 펼쳐놓는 게
열린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오늘의 열린 표현
열린 노래 가사 하나 소개하죠.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입니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 붙었다 떨어진다

삶이 암울하다느니, 취직이 안 돼 미치겠느니... 뭐, 그런 표현 없죠
그냥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자취생의 모습이 떠오르죠
그러면 독자는 자신의 자취경험에 견주어 상상합니다.
대학 시절이나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립니다.
그러면 글 속 화자를 보면서 아이고... 참 힘들고 막막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죠. 그게 공감입니다.

가사를 조금 더 읽어보겠습니다.

무거운 내일 아침엔 다만 그저 약간에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
아직 덜갠 하늘이 너무 가까워 숨쉬기가 쉽지를 않다

이런 구절도 있네요.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이래라저래라 독자에게 의미를 주입하지 않고,

담담히 정황을 펼쳐 보여주죠. 이런 게 열린 표현의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