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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쓰기 >>

수로보니게 여인 2009. 8. 16. 12:01

 

제목 8/14(금) [성공 글쓰기]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 칼럼 쓰기 >>

 


이 시간엔 칼럼쓰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최근에 읽은 시를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이상국시인의 '어둠'이란 시인데요. 딱 한 문장으로 되어있습니다.
[나무를 베면 / 뿌리는 얼마나 캄캄할까]
줄기가 없으면, 뿌리는 숨을 못 쉬죠. 햇볕도 흡수하지 못하고요.
그러니 얼마나 캄캄하겠습니까. 나무를 벨 때 뿌리 입장을 반드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죠.
오늘 칼럼쓰기는 지금 이야기가 포인트입니다.
이 시는 <벼락 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란 책에 나오는데요.
영감을 받은 이 시를 언제 칼럼이 될 기회가 되면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칼럼은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펼치는 것이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점, 시각의 형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젊은 시절엔 세계가 혼란스러워 보이지요.
정치, 사회, 경제적 이슈에 대한 견해를 알고 싶어 합니다.
칼럼은 특정한 견해를 촌철살인 식으로 보여주죠.

그런데 주의 할 점도 있습니다. 특정 신문 혹은 특정인의 칼럼을 계속 읽다보면,
당연하게도 그 칼럼니스트를 닮아갑니다.
따라서 반드시 보수와 진보적 칼럼을 함께 읽는 게 필요합니다.
칼럼을 비교해보는 일도 필요하구요.

요즘 인기 있는 칼럼니스트 중의 한 명은 조용헌씨가 아닐까 해요.
모 신문에 [조용헌의 살롱]을 연재하고 있는데요. 재미있습니다.
그분 칼럼엔 도인이나 역술, 강호 이런 말이 많이 나오는 데,
사람들은 그런 아웃사이더들에 대해 관심이 많잖습니까
2006년 1월부터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 다음과 같은 칼럼이 비상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나는 20대 후반부터 지리산대학(智異山大學) 낭인과(浪人科)를 다니면서
산천을 방랑하는 수백 명의 낭인과 기인, 그리고 도사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어떤 내용이 나올까 호기심이 일죠. 당시 그 칼럼 제목은 <외국어 도사의 비결>이었는데요.
그가 만난 낭인 중에 ‘박재광’이란 사람이 있었답니다.
영어 일어 러시아어 중국어 능통했는데요.
비결은 매일 30분씩, 소리 내서 읽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한명의 유명 칼럼니스트 중 한분은 이어령 선생님인데요.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논설위원을 했고요.
이후로 국내 유수의 신문사 56개에 돌아가면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저도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글도 그렇지만 말도 달변이십니다.
소위 ‘마이크’를 잡으면 놓질 않습니다. 그게 최근엔 더 심해지셨나 봅니다.
조용헌씨가 이어령 선생님을 만나 2시간 30분간 이야길 나눴다는데요,
이어령 선생님이 무려 2시간 20분을 말씀하더래요.
조용헌씨는 그 이야길 칼럼에 넣은 적 있습니다.

이렇듯, 칼럼은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낀 것이 소재가 됩니다.
칼럼은 정보와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요.
당시 칼럼엔 이어령 선생님의 태몽이 거북이였다고 전합니다.
"가슴에 왕(王)자가 써있는 거북이를 어머니가 품에 안는 꿈 이었다"고 합니다.
칼럼쓰기 과정은 이렇습니다.
특정한 뭔가를 보고 ‘참 재미있다‘ ’참 인상적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것을 칼럼에 넣기로 결정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노사관계에 대한 칼럼을 쓴다면,
아까 제가 소개한 시 ‘어둠’이라는 걸 인용할 것입니다.
이렇듯 정보를 저장해두는 게 필요합니다.

제가 아는 정보 한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일단 독자투고를 해보는 일로부터 출발하면 어떨까 합니다.
저도 대학교 때 신문사에 기고를 한 적 있는데요. 그런 제가 신문사에 입사했고,
외부 원고를 받아볼 기회가 많았죠. 그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렇게 했으면 실렸을 텐데...’ 독자칼럼 당첨 노하우를 알려드리면요.
일단 글이 짜임새가 있어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가 큰 일, 즉 사회적인 큰 이슈보다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지적하는 게 중요합니다.
생활 속에서 불편한 점이라던가, 남들이 미처 생각 못하는 좋은 생각 같은 거요.
왜냐하면, 큰 이슈는 신문사에서 논설위원이나 대가들이 잘 쓰지 않습니까
그들과 싸워 승산이 있겠습니까 칼럼을 잘 쓰려면 칼럼을 분석해봐야 하는데요.


칼럼의 특징은

첫째, 어렵지 않아야 한다.
둘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셋째,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여기에 하나라도 어긋나면 좋은 칼럼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칼럼이란 요리를 하기위해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장(메시지) + 사례 + 뉴스(혹은 정보)]

여기서 중요한 것이 사례나 뉴스 혹은 정보인데요.
사실 주장을 펼 수 있을 정도로 글쓰기가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은 ‘소재’입니다.
글을 쓰려면 필이 꽂혀야 합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데요.
경험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례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지난 시간에 스토리 노트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나중에는 글쓰기 싸움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싸움이 됩니다.

[첨삭]
글쓰기 팁인데요. 제가 숭실대학교 독서후기 심사위원입니다.
학생들이 매달 1편씩 책을 일고 서평을 씁니다.
그 때마다 느끼는 건대, 서평을 쓸 때 너무 길거나 너무 짧으면 불합격될 소지가 많습니다.
짧으면 필요한 정보가 빠지는 경우가 많고, 너무 길면, 평가하는 이가 읽기 힘듭니다.
따라서 글 연습 할 때, 원고지 8매 내외로 하세요. 절대 A4 용지 한 장을 넘지 않도록 하세요.

[다음 주 주제]
보고서 쓰기의 비밀

[숙제]
칼럼 한 편을 읽고, 그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써보기

[참고 칼럼]
영국 효녀와 페로 [2009.06.26 제766호]
[시험에 안 나오는 문화]
신화와 전설의 묘한 반복, 칙칙해 보이는 옛 그림을 봐두는 것이 쓸모있는 이유

시대적으로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뉴스는 정작 건성으로 지나치기 일쑤인데,
조금이라도 요상한 뉴스에는 신기하게도 눈길이 척척 가서 꽂힌다.
최근 그렇게 눈에 들어온 뉴스는 영국판 심청이 기사였다.
스물일곱 살 조지아 브라운이란 이 영국 효녀는 그 효도법이 독특했다.
암에 걸린 아버지 팀 브라운에게 모유를 짜서 먹였다는 거다.
조지아가 아기를 낳은 직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암에 걸린 어떤 남자가
매일 모유를 먹고 병이 나았다는 뉴스를 봤다고 한다.
조지아는 곧바로 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떠올랐고,
가족들과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 모유를 짜서 아버지에게 보냈다.
아버지 팀은 한 달 동안 아침마다 딸이 보내준 모유를 우유에 타서 먹었는데,
정말로 병세가 호전됐다고 한다. 참 아름다우면서도 희한한 뉴스였다.
기사를 읽으며 서양 화가 루벤스의 그림 <시몬과 페로>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루벤스가 여러 번 겨 그렸던 <시몬과 페로>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림이다.
또한 처음 보면 춘화로 오해를 하게 되는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망측하게도 한 나이 든 남자가 젊은 여성의 가슴을 빨고 있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다.
남자가 바로 시몬이고 가슴을 드러낸 여자가 페로인데, 이 두 사람은 뜻밖에도 부녀지간이다.
아버지 시몬이 감옥에 갇혀 굶겨 죽는 벌을 받게 되자 면회를 간 딸 페로가
아버지를 살리려고 몰래 모유를 먹인 것이다.
알고 보니 효성 지극한 딸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고대 로마의 역사가인 발레리우스 막시무스가 쓴 책 <기념할 만한 행위와 격언들>에 전하는
이 이야기는 서양 화가들이 겨 그린 소재였다.
루벤스 말고도 1618세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저 옛날 막시무스가 전해주는 <시몬과 페로> 이야기가 실화인지 전설인지는 분명치 않다.
우리는 전설과 신화란 것이 실화보다는 허구라고 생각하기 쉽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설정 때문이다.
하지만 신화와 전설은 그렇게 잘 일어나지 않을 법한 희한한 상황이
주기적으로 사람 사는 세상에선 벌어지기 마련이란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후대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살이 붙어 허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고갱이인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문제 해결 행위는 늘 반복된다는 이야기다.
그 빈도가 수천 년에 한 번 나오느냐, 일상에서 늘 벌어지느냐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는 언젠가 어디선가 되풀이되는 법이다.
시몬과 페로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리바이벌한 조지아 브라운과 팀 브라운 부녀의 이야기는
신화가 증언하는 특수한 인간 행위의 싱크로 현상을 잘 보여준다.
시몬에게 떨어진 굶겨 죽이는 형벌이 조지아의 아버지 팀 브라운에겐
죽음을 부르는 암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대중들에게 신화를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조지프 캠벨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도시의 건널목에서 지금 이 순간
새로운 전설과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영국 효녀 이야기를 들으며 새 캠벨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화제로 는 해외 토픽이 이미 옛날 전설 속에,
그림 속에 들어 있다는 것도. 이런 묘한 반복을 보며 우리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칙칙해 보이는 서양 옛날 그림들을 가끔 봐두는 것은
그래서 제법 쓸모가 있다.

 

구본준 한겨레 기획취재팀장 blog.hani.co.kr/bon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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