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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인의 '아저씨 가라사대'] 가난한 아빠들을 위한 피서

수로보니게 여인 2009. 7. 15. 17:49

 

[윤용인의 '아저씨 가라사대'] 가난한 아빠들을 위한 피서

'심리학, 남자를노크하다' 저자 www.nomad21.com

입력 : 2009.07.15 03:13 / 수정 : 2009.07.15 09:48

'심리학, 남자를노크하다' 저자

아저씨들도 좋아하는 아저씨, 안철수 아저씨가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아저씨 시청자들도 흥미진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의 입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올까

모두들 귀 쫑긋, 눈 반짝했었다. 특히나 진행자가 공부 잘하는 자녀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관심집중. 그러나 이어서 나온 안철수씨의 답변에 가슴 뜨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책 읽는 모습을 보이는 부모는 거의 없어요.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 하잖아요."


미운 철수씨. 차라리 아이들 앞에서 백일 동안 마늘을 먹으라고 한다거나, 불 꺼놓고 가래떡을 썰라고 해줄 것이지, 책을 같이 보라니 대체 이를 어쩌면 좋아. 어려서부터 책만 폈다 하면 모든 글자가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로 보여 수면제가 필요 없었고, 세상의 책을 홀랑 태웠다는 진시황을 미워할 수 없었던 숱한 아저씨들에게 책을 읽으라니. 아저씨들은 속으로 허탈의 한숨을 푹푹 쉬었던 것이다.


김 과장도 그 중 하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점심 한 끼를 먹는 데 22억원을 투자하는 사람도 다른 나라에는 있다는데, 한국의 빌 게이츠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 하나 건지려고 아내와 그 프로를 봤다가 바로 그 대목에서 부부간 서로 딴청을 피웠다고 말 전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여행쟁이 선배, 방학도 다가오는데 아이들과 갈 만한 여행지 한곳 해줘요."


그때 머리 위에 번쩍 떠오르는 장소 하나. 멀리 갈 것도 없이 휴일 하루를 아주 근사하게 보낼 수 있는 곳. 특히 지금처럼 아빠들 지갑이 얇은 시국이라면, 돈이 거의 들지 않아서 좋은 곳. 찜통더위에 에어컨 빵빵하게 나와 피서지로도 그만인 곳. 그리고 안철수씨가 던져준 고민을 한 방에 잠재울 수 있는 곳. 바로 서점이다.


"주말 혹은 휴가 기간 중에 아이들 데리고 오전부터 서점에 나가는 거야. 책 냄새 은은하게 사람을 녹여주는 그곳에 도착하면 일단 아이들은 방생시켜. 저희들 흥밋거리가 쌓여 있는 코너에서 스스로 잘들 놀아. 그대도 자유시간. 베스트셀러 구역에 가서 제목만 죽죽 읽어내려도 좋고, 무협지 몇 권을 그 자리에서 읽어도 좋지. 제수씨는 혹 덩어리들 사라진 집에서 푹 쉬라고 해. 여자에겐 그것이 진짜 휴가야."


산도 아니고 바다도 아니고 느닷없이 서점으로 놀러 가라는 선배의 제안에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는 김 과장에게 던지는 마지막 일침. "참고로 서점에 절대다수는 아가씨들이거든. 서재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책 읽는 중년의 모습에 '괜찮다'고 생각할 여자가 한두명은 있지 않겠어 살면서 그런 건전한 시선 언제 받아보겠냐,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