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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문장 쓸 때는 밥맛도 모르게 황홀"

수로보니게 여인 2009. 7. 10. 23:40

 

 

[강인선 LIVE] "원하는 문장 쓸 때는 밥맛도 모르게 황홀"

강인선 기자 insu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07.10 02:23 / 수정 : 2009.07.10 03:14

 
소설가 은희경(50)씨는 '급진적인 작가'란 평을 좋아한다. 몇년 전 독일 언론에서 은씨를 인터뷰한 후 "한국의 급진적인 작가"라고 소개했다. 은씨는 디지틀조선일보의 케이블채널인 비즈니스앤(Business&)의 인터뷰 프로그램 '강인선라이브'에 출연해, "안주하고 싶거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식으로 수동적인 태도를 경계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이 말을 되뇐다"고 했다.

작가로 출발하던 무렵 은씨는 "새롭지 않은 소설은 부도덕하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는 "내가 내 무덤을 팠다.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겠다고 했으면 지금쯤 편했을 것"이라고 했다. 계속 새로워야 하는 일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은씨는 "갑자기 소설을 못 쓰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때부터) 쓰는 것이 모두 동어반복 같았다"는 것이다. 미지를 탐험하는 기분도, 새로운 느낌 속에서 전율하는 기분도 없었다. 그래서 첫 책을 다시 읽어보고 산문도 시도해보고 영화에도 출연했다. 삶도 작품도 깊고 무거워지기만 하는 것 같아 "가벼워지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소설가 은희경씨는 새 소설을 시작할 때면 노트를 여러 권 사서 에피소드와 대화내용, 주변 경치까지 꼼꼼하게 정리해놓는다./비즈니스앤 제공
요즘엔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에 대한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가제)'를 쓰고 있다. 불완전하고 모순에 찬 한 인간이 삶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에 관한 이야기다.

은씨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일 수 있고, 나를 존중할 수 있어서 소설가의 삶이 좋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다. 대학에 갈 때도 국문과를 택했다. 그런데도 35세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게 된 건 그 이전에 "무엇을 이야기해야겠다는 절박함이나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동안 한 개인으로서 "진정한 독립"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힘과 배짱이 생겼다. 그가 "사무치게 쓰고 싶어서 에너지를 쏟아부은" 첫 단편은 신춘문예 당선을 선물했고, 첫 장편은 '대박'을 터뜨렸다.

1995년 데뷔 이후 장편소설 5권, 단편집 4권을 펴냈다. 그는 단편소설을 쓸 땐 한달 전부터 약속을 잡지 않고 매일 출근해 일하는 기분으로 쓴다. 그는 "어느 순간 원하는 문장이 나오면 그때부턴 밥맛도 모르고 쓴다. 다른 감각은 느껴지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아서 마음이 몸에서 이탈하는 듯한 황홀감을 느낀다"고 했다.

소설을 다 쓰고 나면 원래 생각과 95% 다른 내용이 나온다. 그는 "좀 과장하면 써봐야 나도 어떻게 될지 안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도 "끝을 알면 재미없어서 못 쓴다"고 한다. "소설은 두렵고 흥미로운 모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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