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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이우환

수로보니게 여인 2009. 5. 21. 14:45

이우환, 「햄버거」(낭독 원근희 문경희)

 
   
 

이우환의 「햄버거」를 배달하며

소녀는 의미가 너무 많아서 참을 수 없고, 어른은 무미건조함에 일종의 고통을 느끼네요. 여러분은 어떤 쪽이세요? 소녀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는 거라구요? 얼마 전 저는 찐 감자를 손에 받아들고 감동한 적이 있어요. 너무나 따뜻해서요. 그때 생각하기를 ‘먹어버리면 따뜻함이 사라지고 따뜻함을 계속 느끼자니 배가 고프고, 역시 한 가지밖에 선택할 수 없는 거구나.’ 하지만 다음 순간 ‘감자는 감자일 뿐, 어서 먹어치우자’로 얼른 바꿨답니다. 인간은 제 인생에 의미가 있기를 원한 나머지 전쟁까지도 감수한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죠. 하지만 모든 일에 의미부여를 하면 자꾸만 인생이 무거워져요. 그건 나이들수록 더한 것 같구요. 이 산문 속의 어른처럼, 나와 다른 삶의 태도에 공감은 못할지언정 적어도 납득하려고 하는 담백한 마음, 거기까지도 어려운 일이겠죠? 담백한 맛 좋아하는 분 많으신가요? 담백이란 원래 맛이 없다, 즉 무미(無味)라는 뜻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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