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 「웨하스로 만든 집」(낭독 이용녀 지춘성 문경희) 2009년 5월 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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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웨하스로 만든 집」을 배달하며 집배원이 바뀌니 좀 낯설지요? 저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오랫동안 들어왔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어느 날 진행자가 바뀐 거예요. 뭔가 어색하고 허전하고. 그래서 처음 진행하던 사람과 비교해가며, 그가 다시 올 수 없나 아쉬움을 갖고 방송을 들었지요.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인지 얼마 후에는 처음의 진행자가 돌아와 다시 그 프로그램을 맡게 되었어요. 근데 이상한 일이지요. 그리던 사람이 돌아왔는데도, 뭔가 이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어색함과 허전함이 여전히 남아 있는 거예요. 내가 그리워하던 그 사람은 맞는데,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제 그만 내 쪽에서 변해버린 걸까요. 어쩌면 바로 그것이 순정의 정체일지도 모릅니다. 순결하기 때문에 물들기 쉽고, 또 물들어야만 무늬가 생기는 것. 그렇게 시간과 인연이 어긋남으로써 생기는 그리움의 무늬로 이루어지는 게 인생일지도 모르고요. 순정은 하나가 아니라는 거죠. 자, 그러니 이전 집배원에 대한 순정을 버리고, 하성란의 위태로운 새집으로 가볼까요. 은희경의 문장배달, 시작합니다. 발끝을 들고 바삭, 바삭, 바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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