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비장전배비장전
연대 : 조선 후기, 영조와 정조 시대에 걸쳐 이미 판소리로 발표된 일이 있다
형식 : 고전 소설(배비장 타령이 소설화된 작품), 골계소설(滑稽小說)
성격 : 해학적, 풍자적, 남성훼절담
구성 : 애랑에게 놀아나는 정비장을 비웃는 배 비장전개배 비장의 위선을 깨뜨리려는 방자와 애랑의 계교위기애랑을 만나 상사병에
걸린 배 비장절정궤짝 속에 갇힌 배 비장의 수난결말여러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배 비장
관련 설화 : 발치설화, 미궤설화
주제 : 양반의 위선을 폭로하고, 조롱하며 풍자.
인물 : 풍자의 대상정 비장기생 애랑과 이별하면서 앞니까지 뽑아주는 인물배 비장처음에는 기생과 술자리를 멀리하고 홀로 깨끗한
척하나, 결국 애랑에게 빠져 망신을 당하는 인물풍자의 주역애랑방자와 계교를 꾸며 배 비장의 이중성을 폭로하는 인물방자
배 비장의 약점과 위선을 적극적으로 폭로하는 인물
줄거리 : 여색에 결코 유혹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처에게 장담하고 제주도로 떠났던 배비장이 그곳 기생 애랑(娘)에게 홀딱
빠져 그녀의 계교인 줄도 모르고 뒤주 속에 갇히어 망신당한다는 이야기로, 제주 기생 애랑은 여러 모로 빼어난데, 배비장
은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김경(金卿)을 따라온 평범한 인물이다. 이러한 설정은 배비장에 대한 애랑의 우위(優位)를 예견
하게 한다. 작품 첫머리에는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김경 일행이 풍랑을 만나 고생을 겪은 뒤에 제주도에 도착하는 사건이
묘사되었다. 이 부분에는 비장들의 자탄사설(自歎辭說)이 끼어 있는데, 이는〈적벽가 赤壁歌〉에 나오는 군사들의 자탄사
설과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이어 애랑과 정비장의 이별장면이 벌어진다. 이 장면은 그 자체가 희극적이지만, 동시에 애랑과 배비장 사이에 벌어질 사건을 준비하는 구실도 하고 있다. 정비장이 애랑에게 창고에 넣어둔 자신의 짐을 모두 내어주고 이별하려 할 때, 애랑은 정비장의 몸에 지닌 것을 남김없이 얻어 내고는 끝내 그의 이빨까지 빼게 만들었다.
서울을 떠날 때 어머니와 부인 앞에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고 떠났던 배비장은 이 장면을 보고 정비장을 비웃다가 애랑을 두고 방자와 내기를 걸게 되었다. 기생과 술자리를 멀리하면서 홀로 깨끗한 체하는 배비장을 유혹하기 위해서 방자와 애랑은 계교를 꾸몄다.
이러한 계획은 목사가 지시한 일이었다. 목사는 계교의 실행을 돕기 위하여 야외에서 봄놀이판을 벌였다. 목사 일행을 따라나와 따로 자리잡은 배비장을 유혹하려고 애랑은 수풀 속 시냇가에서 온갖 교태를 부리며 노닐었다.
이에 크게 마음이 움직인 배비장은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뒤처졌다. 이 부분에 금옥사설(金玉辭說)이 끼어 있는바, 이것은 앞 부분에 끼어 있는 기생점고(妓生點考)와 함께 〈춘향전〉에 나오는 금옥사설·기생점고 부분과 비교될 만하다.
배비장은 방자를 사이에 넣어 애랑이 차려주는 음식상을 받아 먹고서, 애랑을 잊지 못하여 마음의 병이 들게 되었다. 배비장은 방자를 매수하여 랑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만날 기약을 얻어냈다. 배비장은 방자가 지정하는 개가죽옷을 입고 애랑의 집을 찾아갔다.
배비장은 랑의 집 담 구멍을 간신히 통과하여 애랑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밤중에 방자가 애랑의 남편 행세를 하며 들이닥치자, 황급해진 배비장은 자루 속에 들어갔다. 방자가 술을 사러 간다고 틈을 내준 사이에 배비장은 피나무궤에 들어가서 몸을 숨겼다. 방자는 배비장이 숨어 들어가 있는 피나무궤를 불을 질러 버리겠다고 위협을 하다가, 다시 톱으로 켜는 흉내를 하면서 궤 속에 든 배비장의 혼을 뽑아버렸다.
배비장이 든 피나무궤는 목사와 육방 ( 六房 )의 아전들 및 군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헌 ( 東軒 )으로 운반되었다. 바다 위에 던져진 줄 안 배비장이 궤 속에서 도움을 청하자, 뱃사공으로 가장한 사령들이 궤문을 열어주었다. 배비장은 알몸으로 허우적거리며 동헌 대청에 머리를 부딪쳐 온갖 망신을 다 당하였다.
내용 연구
배비장은 애랑의 집 담 구멍을 간신히 통과하여 애랑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밤중에 방자가 애랑의 남편 행세를 하며 들이닥쳐 배비장이 피신하게 되는 상황)
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국문구활자본. 판소리로 불리어진 〈배비장타령 裵裨將打令〉이 소설화된 작품이다. 판소리 열두마당에 속하지만, 고종 때 신재효 ( 申在孝 )가 판소리 사설을 여섯마당으로 정착시킬 때 빠진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이미 〈배비장타령〉은 판소리로서의 생명을 잃어 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그런데 신재효가 창작한 것으로 보이는 〈오섬가 烏蟾歌〉에 〈배비장전〉의 한 부분인 애랑과 정비장의 이별 장면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또 배비장이 애랑에게 조롱당하는 사실이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점으로 보아, 이 시기까지 〈배비장타령〉은 부분적으로 불리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1938년에 〈배비장전〉은 판소리가 창극으로 공연되었으며, 최근에는 재창조되기도 하였다.
인쇄된 〈배비장전〉의 자료로는 중요한 이본(異本)의 차이를 보이는 두 종류가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1916년부터 발간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구활자본이고, 또 하나는 필사본을 대본으로 한 1950년에 나온 주석본이다. 앞의 자료에서는 배비장이 애랑과 방자의 계교에 빠져 온갖 곤욕을 치른 뒤에 정의현감(旌義縣監)이라는 관직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뒤의 자료에서는 배비장이 애랑과 방자의 계교에 빠져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궤 속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끝나고 있다.
〈배비장전〉의 소재가 되었을 것으로 지적된 근원설화(根源說話)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랑하는 기생을 이별할 때 이빨을 뽑아 주었던 소년의 이야기인 발치설화 ( 拔齒說話 )이다. 다른 하나는 기생을 멀리하였다가 오히려 어린 기생의 계교에 빠져 알몸으로 뒤주에 갇힌 채 여러 사람 앞에 망신을 당하는 경차관 ( 敬差官 )의 이야기인 미궤설화(米櫃說話)가 지적되어 왔다.
서거정 ( 徐居正 )의 ≪태평한화골계전 太平閑話滑稽傳≫에 실려 있는 발치설화는 애랑과 정비장의 이야기에 수용되었다. 한편, 이원명 ( 李源命 )의 ≪동야휘집 東野彙輯≫에 실려 있는 미궤설화는 애랑과 배비장의 이야기에 수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실제 있었던 일이 어떻게 설화로 바뀌어지는가 하는 관점에서 〈배비장전〉의 바탕이 된 미궤설화의 근원이 더욱 자세히 밝혀지기도 하였다. 김안로 ( 金安老 )의 ≪용천담적기 龍泉談寂記≫에 수록된 〈모안렴위기광욕 某按廉爲妓狂辱〉, ≪실사총담 實事叢譚≫에 실린 〈풍류진중일어사 風流陣中一御史〉라는 이야기 등이 미궤설화의 근원이 되었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관인사회(官人社會)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이 겪어야 되는 입사식(入社式)인 신참례(新參禮)도 소재로 수용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작품의 형성시기는 정확하게 알기 어려우나, 유진한(柳振漢)이 남긴 만화본(晩華本)〈춘향가〉에 〈배비장타령〉의 존재를 암시하는 대목이 있다. 영조 때까지는 판소리 한 마당으로 성립되었던 〈배비장타령〉이 판소리로서의 생명을 잃고 그 사설만 기록되면서 소설화된 것이 〈배비장전〉으로 남아 전해졌을 것이다.
1950년도 출간본은 희극적 파탄이 최고조에 도달한 이 부분에서 끝났다. 구활자본에서는 이와 같은 망신을 당한 배비장은 목사를 하직하고 서울로 돌아가기 위하여 배를 기다리다가, 애랑이 해남(海南)에 간다고 소문 내면서 준비해 놓은 배에 숨어 들어갔다가 다시 랑을 만나고, 뒤에 정의현감으로 임명되어 랑과 함께 부임해서 그 고을을 잘 다스리고 행복을 누렸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은 판소리 사설이 기록화되면서 소설화된 것이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판소리 사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의 문체는 판소리 사설의 문체적 특징을 수용하고 있다.
판소리로 불리어진 다른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삽입가요(揷入歌謠)도 발견된다. 그런데 1950년도 출간본은 판소리 사설에 더욱 가까운 면을 지니고, 구활자본은 소설로 바뀌어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방자는 배비장의 약점과 위선을 폭로하고 파괴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그런 면에서 가면극에 등장하는 말뚝이와 상통한다. 〈춘향전〉에 나타나는 방자보다도 더 날카로운 풍자의 기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배비장전〉의 방자는 판소리 사설이나 판소리계 소설에서 작가의 목소리를 개입시키는 장치로 형상화되는 인물유형의 하나로 주목될 수 있다.
이 작품은 위선적인 인물 또는 위선적인 지배층에 대한 풍자를 그 주제로 하는 작품으로 이해된다. 〈배비장전〉은 관인사회의 비리(非理)와 야합상(野合相)을 소재로 하여 관인사회 일반을 풍자한다. 그러기에 날카로운 웃음의 긴장상태가 계속되는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다.
≪참고문헌≫ 裵裨將傳(金三不, 國際文化館, 1950), 韓國說話文學硏究(張德順, 서울大學校出版部, 1970), 裵裨將傳의 諷刺構造(李石來, 韓國小說文學의 探究, 一潮閣, 1978), 房子型人物考(權斗煥·徐鍾文, 韓國小說文學의 探究, 一潮閣, 1978), 裵裨將傳硏究(權斗煥, 韓國學報 17, 1979)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계층간의 갈등 대립
랑은 이 작품의 중심 인물이며 애랑에게 당하는 정 비장은 양반 계급을 나타내며, 특히 랑이 방자와 함께 배 비장의 위선을 폭로하는 후반부가 이 작품의 중심 사건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 정 비장이나 배 비장은 중인 계층이지만 제주도의 통치자로 들어온 사람들로 유교적 윤리로 무장된 지배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고, 이에 반하여 애랑과 방자는 피지배 계급인 제주도 토착민을 대표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피지배 계층인 토착민과 지배 계층인 외래인과의 갈등에 근거하여, 피지배 계층이 관료 사회의 착취상을 폭로 고발하고, 위선에 찬 지배층의 행태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고 하겠으며, 이 작품을 이조 후기의 작품으로 본다면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애랑과 정 비장의 역할 :
이 작품의 중심 인물인 애랑은 일패에 속하는 기생으로 양반과 작별하는 자리에서 애랑이 온갖 교태로 정비장의 재물을 탈취하는데 이것은 확대시켜 본다면 탐관오리의 재물을 되찾는다는 의미를 상징하며 기생에게 재물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 당시 관리들이 부정 비리를 통해 많은 재물을 착취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폭로하고 있다는 의미도 지닌다. 또 당시 기생 신분이지만 작품의 중심에 서있는 기생은 여성의 권익 쟁취는 아닐지라도 여권 내지는 여성들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는 측면에서 여성들의 생각이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암시를 주고 있으며, 애랑을 통해 정비장의 이별 장면이 희화화되면서 양반으로 대표되는 남성의 위선 의식을 폭로하는 계기를 만들고, 또한 배비장으로 대표되는 지배계층의 이중성과 위선과 허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양반 계급을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는 측면은 서민들의 지배적 정서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된다.
애랑과 방자의 역할
랑과 방자는 이 작품에서 보조적 인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중요한 인물이다. 왜냐하면 시종일관 사건의 중심에 랑과 방자가 서 있으며, 방자는 배 비장의 위선을 폭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 작품의 해학성을 풍부하게 해 주는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배 비장을 약점과 위선을 적극적으로 폭로하는 점에서 봉산 탈춤의 '말뚝이'와 비슷하며, 애랑 역시 방자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녀는 신분이 천한 기생이지만 지혜가 남다르고 미모가 뛰어나, 정 비장으로 하여금 이를 빼게 해서 발치설화를 연상하게 하고 다시 배 비장을 유혹해서 배비장의 위선을 폭로하고 망신을 당하게 하는인물이다. 배 비장을 훼절 망신시킬 것을 종용한 목사나, 애랑의 교태에 놀아나 정 비장, 그리고 훼절 망신의 대상을 선택된 배 비장, 이들은 애랑의 눈으로 보면 모두 권력을 가진 호색가에 불과할 것이지만, 배비장의 훼절 망신을 종용한 목사의 역할은 당대의 계급 세력중 특이한 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배비장전과 기생 문화
배비장전은 작자와 제작 연대가 알려져 있지 않은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풍자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영조와 정조 시대에 걸쳐 이미 판소리로 발표된 일이 있다. 옛날에는 기생을 해어화(解語花)라 했다. 규방 규수들이 꼭꼭 닫혀진 대문 속에서 바느질을 하는 동안 기생이라는 특정 계층의 여자들은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술시중을 들어 한량들이 일컬어 '말하는 꽃이다' 해서 해어화라는 이름을 얻었다. 기생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나 고대부족사회의 무녀가 그러한 일을 하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이 일반적이다. 즉 제사와 정치가 하나였던 사회에서의 사제였던 무녀가 왕권과 신권이 분리되고 국가가 성립되는 과정에서 지방세력가와 결합해 근대의 기생 비슷한 역할을 했을 거라는 얘기다.
조선 중기 이후 기생문화는 독특하다. 우선 유교문화와 더불어 사대부들의 문학 예술이 기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황진이, 이매창 같은 명인들이 문명을 날렸다. 한편 말기에 오면서 기생들은 일패(一牌), 이패, 패 등 셋으로 구분되는데, 일패는 전통 무가의 보존, 전승자로 뛰어난 예술감각을 지닌 기생들이다. 일패는 대부분 관기로 그들 내부에서는 규율도 엄했고, 자부심도 굉장했다. 이패는 밀매음(密賣淫), 패는 공창(公娼)의 기능을 했다. 일제시대 진주 기생 산홍은 "기생 줄 돈이 있으면 나라를 위해 피흘리는 젊은이에게 주라"고 하릴없는 한량들을 꾸짖었다고 한다. 〈배비장전〉은 일패기생 애랑이 양반을 갖고 노는 이야기로 애교 있고, 의기 있고, 재주 뛰어나고, 미모도 있는 랑이와 랑의 꾀에 빠진 배비장에 대한 풍자가 주된 이야기로 전개된다.
연대 : 미상
작자 : 미상(未詳)
갈래 : 판소리 사설
성격 : 염정적, 해학적, 서사적, 풍자적, 비판적
표현 : 산문과 운문의 혼합. 현재형 구어체, 담화체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제재 : 암행어사 출두
주제 : 계급의식을 초월한 사랑[열녀 춘향이 표면적 주제라면, '신분 갈등을 통한 인간 해방 사상'은 이면적 주제라고 할 수 있다.
① 봉건 사회의 기성도덕을 깨뜨리고 간의 자유연애 사상
② 계급 타파( 기생의 딸도 양반의 부인이 될 수 있다는 결혼관)와 신분 상승 의지
③ 정조 관념 고취(烈女不更二夫의 思想)
④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옹호
⑤ 탐관오리에 대한 서민의 저항과 위정자의 반성 촉구
구성 :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의 5단 구성 / 추보식 구성을 통한사건 전개발단
특징 : 춘향가는 춘향전의 창자에 의해서 다소 윤색되고 상황에 따라 가감되기도 한다.
줄거리 :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과 월매의 딸 성춘향이 서로 사랑하다가, 남원부사가 임기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자 두 사람은
이별한다. 춘향이 남원 신임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다가 옥에 갇혀 죽을 지경에 이른다. 이때 전라 어사가 되어 돌아온 이몽
룡이 춘향을 구한다.
근원 설화 : 열녀 설화인 지리산녀 설화, 도미 설화, 추녀 신원 설화인 남원 추녀 설화와 아랑 설화가 있고, 염정설화인 성세창 설화,
암행어사 설화인 박문수 설화, 관탈민녀 설화 등이 있다. 판본 : 이본이 8본, 사본이 약 20여종, 활자본이 50여종, 번역
본이 7종 내외로 춘향전은 이본이 100여 종이나 된다.
이해와 감상
'춘향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하나로 뒤에 판소리계 소설로 정착되었다고 보고 있다. 사설의 서사적 구조나 서술이 가장 예술성이 높고, 청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아 온 마당이다. 사설과 창의 길이도 긴 것은 8시간이나 된다.
어사 출두 대목은 '춘향가' 전체의 절정에 해당된다. 흥겨운 변 사또의 생일잔치는 아수라장이 되고, 잔치에 참여한 아전 등 관속들의 허둥거리는 모습은 억눌리며 살아온 청중들에게 심리적인 해방감을 준다. 창자는 이들 관속들의 허둥대는 모습을 희화(戱畵)화하고 과장하며 길게 연속함으로써 청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상황을 숨가쁘게 몰고 간다. 판소리의 묘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진모리장단과 고수의 추임새, 발림이 가세하여 더욱 급박하게 한다.
100여 종이 넘는 이본(異本)이 증명하듯이, 널리 읽혀온 것이 소설 '춘향전'이며, 판소리 청중들을 끊임없이 사로잡은 것이 판소리 '춘향가'이다. 춘향의 신분 상승 의지 또는 굳은 절개와 탐관오리에 대한 저항 정신은 조선 후기 민중 의식의 성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 부분은 이 도령이 사또를 응징하는 부분으로, 민중의 꿈과 소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제 의식과 함께 춘향의 절개는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로서 우리 민중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이유로 이 작품은 우리의 최고의 고전이 된 것이다.
신재효(申在孝 ; 1812 1884)
조선 고종 때의 판소리 사설 정리자. 호는 동리(桐里). 전북 고창 출생. 판소리의 보존과 육성에 힘써, 여섯 마당의 판소리를 개작하여 정리하였다. 그 여섯 마당의 판소리는 '심청가, 춘향가, 적벽가, 토별가, 박타령, 변강쇠 타령'이다.
춘향전(春香傳)
소재의 현실성, 배경의 향토성, 표현의 사실성, 성격(인물)의 창조성, 주제의 저항성이라는 측면에서 국문 소설의 백미(白眉)로 높이 평가되는 판소리계 소설이다.
삽입시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옥반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라촉루락시(燭淚落時)에 민루낙(民淚落)이요가성고처(歌聲高處)에 원성고(怨聲高)라
금술동이에 담긴 좋은 술은 천사람의 피요옥쟁반에 담긴 안주는 만사람의 기름이라.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노래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 소리가 높다.
형식 : 칠언절구 주제 : 탐관 오리의 규탄 압운자 : 평성 '호'의 운통을 따른 효, 고 해설 : 이 삽입시는 작품을 절정으로 전환시키는 구실을 하는데, 이러한 삽입가요나 풍속 등은 부분적 차이가 많은 이본을 낳게 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주제는 탐관오리에 대한 힐책(詰責)이다. 이 시는 광해조인조 때 사람인 성이성이 암행어사로 호남지방의 수령의 연회에 참석하여 지었다는 설과, 명나라 조도사가 광해군의 폭정을 풍자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리고 이어사가 탐관오리의 학정을 비난하는 이와 같은 방법은 가히 선비연하다. 즉, 붓과 싯구로써 상대방을 매도하는 것은 한국적 선비사회의 방식이라 하겠다.
'춘향가'의 근원 설화
'춘향가'의 근원 설화로 제시되고 있는 것들은 대체로 열녀 설화(烈女說話), 신원 설화(伸寃說話), 염정 설화(艶情說話), 암행어사 설화(暗行御史說話) 등이다.
열녀 설화로서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백제의 설화인 '도미(都彌)설화'와 '지리산녀(智異山女)설화' 등이다. 특히 최근 논의된 관탈민녀형(官奪民女型)설화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신원 설화는 조선 말기부터 전해 오는 것으로 사랑을 약속한 남자를 위해 수절하다가 신관 사또에게 죽음을 당했다거나, 박색(薄色)녀가 양반 자제와의 사랑 끝에 서울로 간 그 양반 자제를 기다리다 한을 품고 죽었다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이렇게 하여 죽은 혼을 위로하기 위해 굿을 열고 그 내용을 올렸다는 것이다.
염정 설화는 기생과 사또 아들사이의 사랑을 다룬 것으로 '동야휘집(東野彙輯)' 소재 '성세창(成世昌) 설화' 같은 것이 예가 된다. 암행어사 설화는 상당히 많이 유포된 것으로 '노진(盧) 설화' ,'박문수(朴文秀) 설화'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대체로 한 선비가 궁핍하여 지방 수령으로 있는 친지를 찾아갔다가 냉대를 받고 어떤 기생에게 도움을 받는 데서 시작된다. 그 후 그는 급제하여 암행어사로 그 고을에 내려가 냉대했던 지방수령은 파직시키고 정을 주었던 기생을 데리고 온다는 줄거리이다. 그러나 이처럼 근원 설화의 가능성이 있는 것만을 나열한다는 것은, 설화적 환원론에 그치고 말 것이다. 최소한 이들 사이의 상호 관계에 대한 검증을 통해 보다 주도적인 설화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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