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전 (박지원 고전소설) [兩班傳]
박지원(朴趾源 : 1737~1805)이 지은 한문단편소설.
그의 문집 〈연암집 燕巖集〉의 〈방경각외전 放瓊閣外傳〉에 수록되어 있다. 정선 땅에 한 양반이 있었는데 글을 즐겨 읽고 덕이 높았다. 그러나 몹시 가난한 탓에 해마다 관가에서 내는 환자(還子)를 타먹다 보니 어느덧 1,000 섬의 빚을 지게 되었다. 관찰사가 이 고을 관공의 출납을 살펴보다가 이 사실을 알고 한편 가엾게 생각했지만 잡아 가두도록 했다. 양반은 대책 없이 울기만 했고 아내는 기가 막혀 "양반(兩班 : 한냥 반)은커녕 한푼어치도 안 된다"고 글만 읽을 줄 알지 무능하기 짝이 없는 남편을 비웃었다. 고을의 부자 한 사람이 이 소식을 듣고 비밀리에 가족회의를 열어 "양반은 가난해도 영광스럽지만 우리는 남부럽지 않으나 늘 천하게만 굴어야 한다. 이 기회에 양반의 빚을 대신 갚아주고 양반자리를 사오자"라고 결정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양반은 크게 기뻐하며 승낙했고 부자는 빚을 갚았다. 군수는 크게 놀라 양반을 찾아갔으나 양반은 벙거지에 베잠방이를 입고 길바닥에 엎드려 "쇤네 쇤네" 하는 것이었다. 군수는 "곡식이 많되 아끼지 않고 남의 어려움을 돌봐 주고 높은 자리를 그리워하니 참된 양반이다"라면서 부자를 치켜세운 뒤, 중요한 일이니 증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온 고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문서를 만들면서 군수는 양반이 지켜야 할 덕목과 행동을 일일이 열거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5경(五更)에 일어나 등불 켜고 〈동래박의 東來博義〉처럼 어려운 글을 얼음 위에 박 밀듯 읽어야 하며 아무리 배고프고 추워도 참아야 하며 기침·양치질·세수 등을 할 때도 조심스러워야 하고……아무리 더워도 벗지 말고 아무리 추워도 화롯전에 손을 쬐지 말며……" 그리고는 이를 어겼을 때는 양반자격을 박탈한다고 했다. 부자가 "양반이 겨우 이런 것이라면 곡식만 빼앗긴 셈이니 이롭게 고쳐달라"고 불만을 나타내자 군수는 다시 문서를 아래와 같이 고쳤다. "세상에 양반보다 더 큰 이문은 없다. 역사를 대충 알기만 하면 과거를 치러 문과나 진사가 되는데 문과의 홍패(紅牌)는 돈자루나 다름없다. 남인(南人)들에게 잘 보이면 수령이 되어 기생과 놀아나며 뜰에 쌓인 곡식으로 학이나 기른다. 또한 궁한 선비로 시골살이를 하더라도 오히려 무단(武斷)을 행할 수 있다. 이웃의 소로 내 밭을 갈게 하고 동네사람들을 잡아다가 김을 매게 한들 괄시할 자가 없다. 코에 잿물을 따르고 상투를 범벅이며 수염을 뽑더라도 원망하지 못하리라." 여기까지 들은 부자는 어처구니없어 하며 "날더러 도둑놈이 되라는 소리냐"면서 달아나버렸다. 그 뒤로 부자는 평생 '양반'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고 한다.
박지원은 이 작품을 통해 양반의 형식주의와 비인간적인 횡포를 구체적이고 희화적(戱畵的)으로 풍자하고 있다. 스스로 자서(自序)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지금 소위 선비들은 명절(名節)을 닦기에는 힘쓰지 않고 부질없이 문벌(門閥)만을 기화(奇貨)로 여겨 그의 세덕(世德)을 팔고 사게 되니, 이야말로 장사치에 비해서 무엇이 낫겠는가. 이에 나는 〈양반전〉을 써 보았노라"라고 창작 경위를 밝히고 있다. 이 작품을 가난한 양반과 부자 사이의 양반 매매사건을 같은 양반인 군수의 재치로써 파기시킨 것을 그린 골계소설로 보는 견해도 있다. 조선 후기의 사회상을 잘 나타낸 뛰어난 작품이다.
운영전 (한국 고전소설) [雲英傳, 수성궁몽유록, 유영전]출처: 브리태니커관련태그
한국고전소설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책. 한문 필사본. 〈수성궁몽유록 壽城宮夢遊錄〉·〈유영전 柳泳傳〉이라고도 한다. 구성은 몽유록 형식 안에 액자소설의 기법이 들어 있으며, 20여 편의 시가 곳곳에 삽입되어 있다. 유영이라는 선비가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안평대군의 사궁(私宮)인 수성궁에 찾아가 혼자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다. 꿈속에 그는 수성궁의 궁녀였던 운영과 김진사를 만나 술을 마시며 어울리다가 운영과 김진사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듣는다. 김진사는 안평대군의 궁녀인 운영을 사랑하여 수성궁의 담을 넘어 몰래 만났다. 안평대군이 그 소문을 듣고 운영을 옥에 가두자 운영은 자살하고, 김진사도 그 뒤를 따랐다는 이야기이다. 유영은 두 사람으로부터 그들의 사랑을 후세 사람들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책상 위에 김진사와 운영의 이야기가 기록된 책이 놓여 있었다. 유영은 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상자에 감추어 둔 뒤, 먹지도 자지도 않다가 명산대천을 돌아다녔는데 그 끝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작품의 배경을 폐허가 된 안평대군의 궁으로 아 안평대군의 위세와 영화는 사라졌어도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표현했다. 이야기가 모두 꿈속에 들은 말이라고 했으나, 치밀한 수법으로 사회의 장벽을 부정하고 사랑을 긍정한 문제작으로 평가된다. 한문 필사본은 서울대학교 일사문고, 규장각, 국립중앙도서관, 한글학회,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한글본은 장서각 및 이재수(李在秀)가 소장하고 있으며, 활자본은 영창서관에서 〈연정운영전 演訂雲英傳〉이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작자 : 미상(작품속의 유영을 작자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연대 : 미상(숙종 때 17세기)
형식 : 고전소설, 비극 소설, 염정소설(艶情小說), 몽유소설, 애정 소설
시점 : 전지적 작가시점이지만 시점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운영전'은 일반적인 몽유록계 소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
고 있다. 대부분의 몽유록계 소설과는 다른 주인공이 현실과 꿈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러나 "운영전'은 현실에서
는 유영이 주인공이지만, 꿈속에서는 운영과 김 진사가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의
다원화는 인물의 개성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운영이 자란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
는 장면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시점의 혼란이 나타나는 부분도 있다.
성격 : 비극적, 염정적
주제 : 간의 지고지순한 사랑(또는 궁녀의 비극적인 삶), 인간성 해방(그녀의 죽음은 순수한 애정마저 감추어야 하는 유교적 질
곡(桎梏)과 궁녀의 억압된 삶에 대한 저항이 담겨 있기 때문에) - 대부분의 고전 소설이 단순 구성에 행복한 결말이라는 보편
적 주제를 지니는 데 반해,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특이성을 보이고 있다.), 신분을 초월한 간의 지고지순한 사랑 또는 궁
녀의 비극적인 사랑
구성 : 비극적 결말로 두 연인의 정사인 비극으로 처리한 유일한 소설, 환상적 구성으로 현실성을 부여하려는 몽유록의 발전된 형식
이라 할 수 있으며, 액자식 구성이라는 입체적 틀 속에 비극적 주제를 전개하는 특이성을 보이고 있다.
현실(외화)
꿈(내화)
현실(외화)
내부 이야기로 운영과 김 진사가 번갈아 가며 사연을 이야기함
외부 이야기로 유영이 운영과 김 진사의 이야기를 들음
만남 - 현실에서 환상, 꿈으로
① 선조 때 선비 유영이 안평 대군의 옛집인 수성궁터에 들어가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 잠이 들었다.
② 유영이 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궁녀였던 운영과 김진사를 만나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게 되었다.
비극적 사랑 -이야기 속의 이야기, 꿈의 세계에서 과거를 회상
③ 풍류를 좋아하던 안평대군이 10명의 궁녀를 별당에 두고 시와 풍류를 배우게 한다.
④ 운영은 안평 대군을 찾아온 김진사에게 반하고, 둘은 서로의 연정을 편지로 주고 받는다.
⑤ 운영은 궁밖으로 빨래하러 나가는 틈을 이용하여 김진사를 만나 회포를 푼다.
⑥ 이후, 운영은 밤마다 궁궐 담을 넘어 들어 오는 김진사와 짙은 사랑을 나눈다.
⑦ 안평 대군이 이 사실을 알고 대로하여 궁녀들을 문책하니, 운영은 자책감 때문에 자결한다.
이별 -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옴
⑧ 김진사는 절에 가서 운영의 명복을 비는 재를 올린 다음. 슬픔이 병이 되어 죽는다.
⑨ 김진사와 운영은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사랑을 세인(世人)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한다.
⑩ 유영이 다시 취중에 졸다가 깨어 보니 김진사와 운영의 일을 기록한 책만 남아 있다.
⑪ 유영은 그것을 가지고 돌아와, 명산 대천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그 마친 바를 알 수는 없다.
특징 : 궁녀인 운영과 김진사는 조선의 봉건적 사회 제도의 모순된 현실을 뛰어 넘어 의 진솔한 사랑을 추구하다가 결국 한계에
부딪혀 자살하게 된다. 이러한 표면적 이야기로만 본다면 주인공인 운영과 김 진사는 비극적 인물이요, 좌절된 인간상이다.
운영은 궁녀라는 신분과 순수한 인간적 애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가 죽음을 선택하였으며 운영의 죽음은 곧 김진사의 죽음
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영의 죽음이 단순히 비극성만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녀의 죽음은 순수한 애정마
저 감추어야 하는 유교적 질곡(桎梏 : ①옛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 ②몹시 속박하여 자유를 가질 수 없는 고
통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과 궁녀의 억압된 삶에 대한 저항이며, 인간성의 해방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
이다. 주인공들은 현실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지만, 이는 비인간적 규제와 형식에 매인 삶을 벗어나 진정한 자아 찾
기를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줄거리 : 선조 연간의 어느 봄날, 청파사인(靑坡士人) 유영이 세종의 셋째아들로 호탕한 생애를 보내다가 세조의 찬탈 후 억울하게
주살된 안평대군의 구택(舊宅) 수성궁에 놀러갔다가 취몽 간에 안평대군의 궁녀였던 운영과 그녀의 애인 김진사를 만나 그
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듣고 깨어 보니 꿈이었다는 몽유록계의 소설이다. 궁중의 구속적인 생활 속에서 대군의 문중
에 출입하는 청년 시인 김진사의 모습을 보고 연정이 끓어오른 운영은 남의 눈을 피해 그와 서신을 교환하고 밀회를 하다가
발각되어 옥중에 갇힌 끝에 자결하며, 궁 밖에서 운영을 기다리던 김진사도 그녀의 장사를 치른 다음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조선왕조 세종의 제3자 안평대군의 수성궁은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었다. 유영이라는 한 선비가 춘흥을 못이겨 그곳을 찾아가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가 문득 잠이 들어 밤을 맞는다.
한 곳에 이르니 어떤 청년이 아름다운 여인과 속삭이다가 유영이 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맞이한다. 여인은 곧 시비를 불러 자하주(紫霞酒)와 성찬(盛饌)을 차려오게 한다. 그 뒤 세 사람이 대좌하여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유영이 그들의 성명을 물으니 청년은 김진사, 여인은 안평대군의 궁녀 운영이라 한다. 유영이 안평대군 생시의 일과 김진사의 슬퍼하는 곡절을 물으니 운영이 그들의 사연을 먼저 풀어 놓는다.
안평대군은 풍류왕자로서 궁중에 아름다운 전각을 짓고 풍류 재자(才子)들을 모아 시회를 여는 한편, 운영을 비롯하여 궁녀 10명을 뽑아 가무와 서예를 가르치며 별궁에 두고 기게 된다. 하루는 안평대군이 운영이 지은 시를 읽고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시상냐고 다그치며 힐문한다.
어느날 안평대군과 궁녀들이 시를 짓고 있는데 김진사가 찾아와 함께 어울려 시회(詩會)를 열게 된다. 그때 운영은 김진사의 재모(才貌)에 마음이 끌려 그를 사랑하게 된다. 김진사 또한 운영에게 정을 보내게 된다. 그 뒤 운영은 김진사를 몰래 사모하다가 그에 대한 연정을 시 한 수에 옮겨, 마침 김진사가 안평대군을 만나러 온 틈을 타 문틈으로 전하한다. 김진사도 수성궁에 출입하는 무녀를 통하여 사랑의 답신을 보낸다. 운영과 김진사의 관계를 눈치챈 안평대군은 궁녀를 나누어 서궁으로 이주시키고 운영을 힐문하지만 운영은 죽을 각오로 사실을 부인하고 자백하지 않는다.
이런 일이 있은 뒤 중추절에 궁녀들이 개울로 빨래를 하러 나갈 기회를 얻자, 운영은 곧장 무녀의 집으로 달려가 연락하여 다시 김진사를 만나 더욱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궁중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날 밤 김진사는 높디높은 궁장(宮墻)을 넘어가서 운영을 만나 운우지락(雲雨之樂)을 이룬다. 이후로 김진사는 밤마다 궁장을 넘나들며 운영과 거움을 나눈다.
그러나 그해 겨울이 되자 눈을 밟고 궁중을 오간 김진사의 발자국이 빌미가 되어 두 사람은 궁인들의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 마침내 안평대군에게도 의심을 사게 되어 운영은 탈출을 계획하고 김진사의 사내 종 특(特)을 통하여 그의 가보와 집기들을 모두 궁외로 옮기게 된다. 그뒤 그 재보는 특의 간계에 의하여 모두 빼기게 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안평대군은 대로하여 궁녀들을 불러 문초하기에 이른다. 안평대군이 운영을 하옥하자 그녀는 자책감으로 그날 밤 비단수건으로 목을 매어 자결하고 만다. 여기까지 운영이 진술하자 이 사실을 기록하고 있던 김진사가 이번에는 운영의 뒤를 이어 술회한다.
운영이 죽자 김진사는 운영이 지녔던 보물을 팔아 절에 가서 운영의 명복을 빈 다음 식음을 전폐하고 울음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운영의 뒤를 따라 자결하고 만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자 김진사와 운영은 슬픔을 억제하지 못한다.
이번에는 유영이 그들을 위로하여 “인세에 다시 태어나지 못함을 한하느냐”라고 묻자 그들은 천상의 거움이 인세보다 더 큼을 말하고, 다만 옛날의 정회를 잊지 못하여 이곳을 찾아왔다고 말한다. 유영은 바다가 마르고 돌이 녹아도 사라지지 않을 자신들의 사랑을 세인에게 전하여 달라는 당부를 받는다.
이야기가 끝난 뒤 세 사람은 다시 술을 마신다. 유영이 술에 취해 졸다가 문득 산새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새벽이 밝았는데 다만 김진사와 운영의 일을 기록한 책자만이 무료히 놓여 있었다. 유영은 그것을 가지고 돌아와 상자에 감추어두고, 그 뒤로는 침식을 전폐하고 명산대천을 두루 돌아 마친 바를 알지 못하였다고 한다.
의의 : 조선시대의 고대소설 중에서도 간의 애정을 미화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일명 '수성궁몽유록(壽聖宮夢遊錄)',
또는 '유영전(柳泳傳)'이라고도 한다.
고전 소설에서는 글 가운데 간혹 가요나 시가가 삽입된다. 이런 삽입 가요나 시가는 등장 인물의 심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므로 원망이나 한탄 등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데 활용된다. 하여간 대체로 그 시는 작품의 내용이나 인물의 정서를 집약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한시의 삽입이 주는 효과
인물의 심리와 정서 전달
사건의 내용, 의미 뒷받침
글의 단조로움 극복
즉 김 진사와 운영이 지은 시에는 두 사람이 서로를 연모하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잘 녹아들어 이들의 심리나 정서를 보다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산문으로 이루어진 글에 운문을 삽입함으로써 문체에 변화를 주어 글의 단조로움을 피하는 효과를 얻고 있으며, 사건의 내용, 의미를 뒷받침하는 경우가 있다.
[운영전은 다른 작품과는 달리 행복한 결말에 이르지 못하고 '주인공 운영과 김 진사'는 사랑을 이루지 못해 죽음을 맞는 비극적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즉, 운영은 궁녀라는 신분 때문에 김 진사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자살하게 되고, 운영 자살 이후 김 진사도 운영의 뒤를 따르는 비극적 상황이 전개된다. 이들의 죽음은 유교적 사회라는 현실적 장벽에 가로막힌 인물들의 좌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다운 삶을 방해하는 당시 사회 제도에 맞선 자아 찾기의 한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비록 작품 내에서 운영과 김 진사가 죽음으로써 조선 시대의 사회적 제약에 묶여 욕망을 실현하지 못하게 되지만, 그러한 틀을 뛰어넘어 자유연애를 구현하려 한 선구적 의식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의 구성은 매우 독특하다. 유영이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의 비극적 연애담을 다 듣고 나서, 다시 잠들었다가 깨어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구성 방식은 몽유록(夢遊錄)의 일반적 구성 방식과 차이를 지닌다. 몽유록의 일반적 구성 방식은 현실에서 잠이 들어 꿈을 꾸고, 꿈속의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잠이 깨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 때 이야기의 중심은 물론 꿈속의 사건에 놓인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이야기의 중심 부분인, 유영이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듣는 부분이 유영이 잠을 깬 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유영이 비극의 주인공들을 만난 것이 꿈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처리되어 있다. 그러나 김진사나 운영이 현실의 사람이 아닌, 이미 죽은 사람의 환체(幻體)였다는 점에서 유영이 이들을 만난 것은 환상 체험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런 구성 방식도 작품에 보다 현실성을 부여하려는 몽유록의 발전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일명 '수성궁 몽유록'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몽유록은 일반적으로 액자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유영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의 외화라면 김진사와 유영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의 내화라 하겠다.
심화 자료
이 작품에서 궁녀인 운영과 김진사는 조선의 봉건적 사회 제도의 모순된 현실을 뛰어넘어 인간 본능의 자연스러운 표출에 따라 사랑을 추구하다가 결국 한계에 부딪쳐 자살하게 된다. 이러한 표면적 이야기로만 본다면 주인공인 운영과 김진사는 비극적 인물이요, 좌절된 인간상이다. 운영은 궁녀라는 신분과 순수한 인간적 애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가 죽음을 선택하였으며 운영의 죽음은 곧 김진사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영의 죽음을 단순히 현실의 한계에 대한 좌절로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녀의 죽음은 이성에 대한 순수한 애정마저 감추어야 하는 유교 사회의 부조리와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야 하는 궁녀의 억압된 삶에 대한 저항이며, 나아가 인간성의 해방이라는 적극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은 조선 시대의 현실 속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게 되지만, 이는 비인간적 규제와 형식에 매인 삶을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마지막 방편이었던 것이다.
최척전(崔陟傳)/ 1621년에 조위한(趙緯韓)이 창작한 고전소설.
요점 정리
작자 : 조위한(趙緯韓)
연대 : 1621년(광해군 13)
갈래 : 고전 소설, 군담 소설, 영웅 소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임란과 병란을 배경으로 애정 문제와 가족의 이산과 재회의 과정을 그려 냄(옥영과 최척의 만남과 이별, 홍도와 그 아버지의
이별과 만남을 중심으로 한 내용전개를 통해 당시의 전란이 초래한 이산가족의 고통과 강한 가족애에 의한 재회라는 주제)
특징 :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수록된 <홍도>가 조위한에 의해 소설화된 것으로 보이며 임진왜란을 계기로 명·청간의 세력교체를
배경으로 하여 조선·일본·중국·만주간을 연결하는 최척과 옥영·몽선·몽석과 홍도의 이별·재회의 구성법이 고전소설의 참신한
맛을 더해주고 있다. 과거의 고전소설에서 도외시되었던 역사성과 지리적 감각이 이 <최척전>을 계기로 사실적으로 접근하
고 있어 더욱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할만하다. 강항(姜抗)의 <간양록>이나 노인(魯認)의 <금계일기>에서 볼 수 있는 포로가
된 주인공의 행적을 중심으로 피로문학(被盧文學)이라는 새 장르의 가능성을 제기해 볼 수 있다.
의의 : 사건전개의 주요요인으로 불교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 있다. 대체로 사실주의적 표현으로 당시의 우리나라 사회·역사의 본
질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17세기 소설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줄거리 : 남원에 사는 최척이 정상사의 집으로 공부하러 다녔다. 어느 날, 옥영이 창틈으로 최척을 엿보고 그에게 마음이 끌려 구애(求
)의 시를 써서 보냈다. 그리고 시비(侍婢) 춘생을 보내 답신을 받아오게 한다. 최척은 춘생을 통해 옥영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부친의 친구인 정상사에게 혼사(婚事)를 주선해 줄 것을 부탁한다. 옥영은 이 혼사를 반대하는 어머니를 설득하여 마침내 둘은 약혼(約婚)을 하게 된다.혼인(婚姻)날을 정해 놓고 기다리던 중 왜적의 침입(侵入)을 막기 위해 남원 지역에 의병이 일어났고 최척도 여기에 참전(參戰)하게 되었다. 혼인 날짜가 지나도록 최척이 돌아오지 않으므로 옥영의 어머니는 부자의 아들인 양생을 사위로 맞으려 한다. 그러나 옥영은 최척이 돌아올 때를 기다려, 두 사람은 드디어 혼인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이 때 맏아들 몽석이 태어난다.
정유재란으로 남원이 함락되면서, 옥영은 왜병의 포로가 되었고 최척은 흩어진 가족을 찾아 헤매다가 실심(失心)한 끝에 명나라 장수 여유문과 형제의 의를 맺고 중국으로 건너가 살게 되었는데, 자신을 매부로 으려는 여유문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한편 일본에 잡혀간 옥영은 계속 남자로 행세하면서 불심이 깊은 왜인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상선을 타고 다니면서 장삿일을 돕게 된다.
여러 해가 지나 여유문이 죽자 최척은 항주의 친구 송우와 함께 상선을 타고 여기저기로 떠돌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안남에 배를 타고 갔다가, 상선을 타고 안남까지 오게 된 아내 옥영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이들은 중국 항주에 정착하여 둘째 아들 몽선을 낳아 기르며 십수 년 간 행복한 생활을 누린다. 몽선이 장성하게 되자 홍도라는 중국 여인과 혼인을 시킨다. 홍도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전했다가 실종된 진위경의 딸이었다.
이듬해 호족이 침입하여 최척은 아내와 아들을 이별(離別)하고 명나라 군사로 출전하였다가 청군의 포로가 된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명나라의 청병으로 강홍립을 따라 조선에서 출전했다가 역시 청군의 포로가 된 맏아들 몽석을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부자는 함께 수용소를 탈출(脫出)하여 고향(故鄕)으로 향한다.
한편 옥영은 주도 면밀한 계획을 세워 몽선, 홍도와 더불어 천신만고 끝에 고국으로 돌아와 일가가 다시 해후하여 단란한 삶을 누리게 된다.
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임진왜란 때 남원에 사는 최척이 옥영과 약혼한 후에 의병으로 징집되어 나간다. 최척은 이웃 부자가 옥영을 탐낸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중병이 들어 귀가한 뒤 옥영과 혼인하고 몽석을 낳는다. 이때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최척은 중국으로 건너가고 옥영은 일본에 포로로 잡혀가며, 나머지 가족은 집에 남는다. 몇 년 후 최척은 안남으로 장사하러 다니다가 왜인을 따라 장사하러 다니던 옥영과 기적적으로 상봉한다. 두 사람은 중원에 돌아와 살며 몽선을 낳고, 몽선이 성장하자 진위경의 딸 홍도를 며느리로 맞는다. 청군이 침입하여 명군에 종군한 최척은 조선에서 구원병으로 출전한 몽석을 수용소에서 만나 귀국하는 도중에 우연히 진위경도 만나 함께 돌아온다. 옥영도 몽선·홍도와 함께 뱃길로 구사일생으로 귀국하여 온 가족이 상봉한 뒤 행복한 삶을 누린다.
박씨전 (한국 고전소설) [朴氏傳]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작품 개관 :
이 작품은 인조 때 일어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실재 인물이었던 이시백과 그의 아내 박 씨라는 가공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엮은 서사 문학이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주성이 매우 강한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주 무대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역사적인 실제 인물들을 등장시킨 점과 남존 여비 시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점 등을 통해 작자의 주제 의식이 작품에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용연구
변신모티프 :
이 작품은 사건 진행의 구조상, 추녀 박 씨가 탈을 벗기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반부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영웅적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와 후반부를 매개하는 사건상의 전환점으로 제시된 것이 박 씨의 변신 모티프이다. 박 씨의 변신은 비범한 부덕(婦德)과 부공(婦功)을 보여 줌은 물론, 신묘한 도술로써 징벌 의식적인 전생의 죄를 벗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여성의 우수한 능력을 보여 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주제의식 :
병자호란이라는 치욕적인 사건을 겪은 민중들의 현실적인 패배와 고통을 상상 속에서 복수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욕구를 표현하였다. 아울러 여성을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봉건적 가족 제도 하에 억압당한 여성들의 해방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박씨전'의 여성 문학적 성격
이 작품은 조선 숙종 때의 소설로 '박씨부인전'이라고도 한다.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며 인조 때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실재 인물이었던 이시백과 그의 아내 박 씨라는 가공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엮은 서사 문학이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주성이 매우 강한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주 무대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주인공 이시백을 비롯하여 인조 대왕, 임경업, 호장(胡將) 용골대 등 역사적인 실재 인물들을 등장시킨 것부터가 특이하다. 더욱이 이 작품은 남존 여비 시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어서 오늘날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신선의 딸인 박 씨와 시비(侍婢) 계화(桂花), 만 리를 훤히 내다본다는 호왕후(胡王后) 마 씨(馬氏)와 여자객(女刺客) 기홍대(奇紅大) 등 이 작품에서는 가히 여인 천하라 할 만큼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 이처럼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 주는 '박씨전'이 필사본으로 전승되면서 독자층에 깊이 파고들어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그 빛을 잃지 않는 것은, 이 작품의 탁월성과 함께 그 애독자의 대부분이 부녀자 층이었다는 데 있다.
이해와 감상
'박씨전은 필사본과 활자본이 30여종 전해지는, 미모와 도술을 겸비한 박씨 부인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서, 조선 시대에 매우 인기 있는 한글 소설이었다. 박 씨는 여러 가지 도술을 사용하고, 박 씨 자신도 부친의 도술로 하룻밤 만에 박색에서 절세미인으로 변모한다. 이러한 도술적 표현법은 허구적 창의력이 발휘된 부분이지만, 아직 전기적 구성을 벗어나지 못한 표현이다. 실제 전쟁담인 '징비록', 난중일기', '산성일기' 등도 있지만 이러한 비현실적 서술법을 통해, 병자호란의 패배에 대한 심리적인 보상과 민족적인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고, 여성의 능력과 지혜로써 무력한 남성 사회를 비판하는 주제도 찾을 수 있다. (출처 : 한계전 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
심화 자료
'박씨전'의 주제 의식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격이 되고 있는 병자호란은 조선 역사상 유례없는 치욕적사건으로, 정치적·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끼쳤으며 민중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었다. 이 소설은 현실적인 패배와 고통을 상상 속에서 복수하고자 하는 민중들의 심리적 욕구가 반영된 작품이다. 또 한,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남성보다도 여성인 박씨를 주인공으로 하고, 박씨가 초인간적인 능력을 가진 비범한 인물인데 비하여 남성인 시백은 평범한 인물로 표현되어,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부장제도하의 삼종지의에 억압되어 살아야 했고 봉건적인 가족 제도에서 정신적으로 해방되고자 했던 여성들의 욕구와, 여성도 남성 못지 않게 우수한 능력을 갖추어 국난을 타개할 수 있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박씨전'의 여성 문학적 성격
이 작품은 조선 숙종 때의 소설로 '박씨부인전'이라고도 한다.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며 인조 때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실재 인물이었던 이시백과 그의 아내 박 씨라는 가공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엮은 서사 문학이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주성이 매우 강한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주무대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주인공 이시백을 비롯하여 인조 대왕, 임경업, 호장(胡將) 용골대 등 역사적인 실재 인물들을 등장시킨 것부터가 특이하다. 더욱이 이 작품은 남존 여비 시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어서 오늘날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신선의 딸인 박 씨와 시비(侍婢) 계화(桂花), 만 리를 훤히 내다본다는 호왕후(胡王后) 마 씨(馬氏)와 여자객(女刺客) 기홍대(奇紅大) 등 이 작품에서는 가히 여인 천하라 할 만큼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 이처럼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 주는 '박씨전'이 필사본으로 전승되면서 독자층에 깊이 파고 들어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그 빛을 잃지 않는 것은, 이 작품의 탁월성과 함께 그 애독자의 대부분이 부녀자 층이었다는 데 있다. (출처 : 한계전 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
변신모티프
이 작품은 사건 진행의 구조상, 추녀 박씨가 탈을 벗기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반부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영웅적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와후반부를 매개하는 사건상의 전환점으로 제시된 것이 박 씨의 변신 모티프이다. 박 씨의 변신은 비범한 부덕과 부공을 보여줌은 물론, 신묘한 도술로써 징벌 의식적인 전생의 죄를 벗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여성의 우수한 능력을 보여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작자 : 김만중(金萬重 ; 1637∼1692) 호는 서포(西浦)
연대 : 조선 숙종 15년(1689) 남해 유배시(당년 53세 작)
갈래 : 국문소설, 한문소설, 염정(艶情)소설, 전기(傳奇)소설, 몽자류(夢字類) 소설, 양반소설, 적강(謫降)소설, 영웅(英雄)소설,
편력(遍歷)소설
배경 : (시간) 당나라 때, (공간) 중국 남악 형산의 연화봉과 중국 일대(꿈)
근원설화 : 조신설화
성격 : 귀족적 성격으로 이 소설에서는 여자들 스스로 일부다처주의를 자인하는 언사가 많다는 점이 많다. 이는 당시 유교 사회의
귀족이나 양반들의 생활이념의 산물.
문체 : 산문체 역어체. 문어체
시점 : 전지적 작가
주제 : 주제 : 인생무상(人生無常), 인간적 욕망의 절제
아류작 : 옥루몽(玉樓夢), 옥련몽(玉蓮夢)
의의 : 양반 소설의 대표작. 夢字類 소설의 효시, 몽환구조의 비범성
표현상의 특징 : 구성은 복잡하나, 평면적인 구성법
선계전기성과 우연성의 남발, 인물이나 장면 묘사 부분은 비유를 사용, 한문을 번역한 듯한 문투가 엿보이고,현실인 선계와 꿈인 인간계라는 잊우 공간에다 다시 꿈 속에서 현실 세계와 또는 용왕계라는 복합구조를 가지고 있다.
판본 : '한문본, 국문본이 있음.
내용 연구
창작 동기
개인적 동기 :
노모(老母)를 위로하기 위해 창작.(김만중의 어머니는 청춘과부로서 가난한 살림살이를 이끌어 나가면서도 오직 두자 식에 마음을 붙여 정성껏 길러 여생을 즐기려 했는데, 그 장자 만기를 잃어버리고 또 만중조차 유배지로 자주 귀향가게 되어 허무한 삶을 한탄하며 살았다. 김만중은 그 같은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고 즐겁게 하는 글을 쓰고 싶었을 것이고, 이 작품 역시 작가 자신의 생명의 원천인 그의 어머니를 향하여 내면화된 결과라 하겠다. 즉 이 작품은 어머니를 위해서 쓰면서 어머님께 지금 현실의 고통은 한 순간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려 주고 싶었고, 한편으로 삶의 유한성과 허망함을 극복하는 영생의 길을 갈망하여 자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
문학적 동기 :
한국인은 한국어(韓國語)로 작품을 써야 한다는 '민족자주문학론'을 내세운 그는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창작에 임함
사상 : 유·불·선 사상이 혼합되었으나 불교사상이 주가 되고, 김만중이 바라던 이상의 세계를 묘사
1) 불교적인 부분: 핵심적 주제를 이루는 사상으로 유복자로 태어나서 한 번도 부친의 얼굴조차 못한 것을 전생의 죄악이라고 보는 데는 인과응보사상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의 구절 "보살 대도를 얻어 모두 극락세계로 갔더라" 라는 것에서 불교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유교적인 부분: 입신양명, 부귀공명 (당시 양반 사회의 이상적 인생관)은 자기를 길러 준 어머니의 은혜와 스스로 효도를 다하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있는 데는 유교적인 효사상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일부다처제의 모순을 안고 있으며, 조선조 귀족 사회의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
3) 도교적인 부분: 작품의 비현실적 내용을 이루는 신선 사상은 부귀영화 끝의 허무감을 그린 것은 도교적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구성 : 이원적 환몽 구조를 지닌 일대기 형식,
곧 액자소설(환몽세계 부분) 현실세계 → 환몽세계 → 현실복귀
'구운몽'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조신 설화와 그 구조를 같이 하고 있다. 성진이 형이상학적 세계에 대해서 회의를 품고 형이하학적 세계로 내려가 온갖 욕망을 성취하였으나, 그에 대해서도 회의를 품고 형이상학적 세계로 복귀하는 꿈의 구조로 되어 있다. 즉, 현실과 꿈의 세계를 이중(二重)으로 그리고 있는 이 구조는 결국 인생의 무상함, 삶의 덧없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작품 구조상 꿈의 세계로 되어 있는 양소유의 일생은 오히려 현실적이고, 현실 세계로 되어 있는 선계(仙界)는 오히려 신비로운 꿈의 세계이다.
현실 세계(선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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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과 8선녀 |
파계(天上)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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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몽 세계(인간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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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유와 8부인 |
환생(地上)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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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세계로 복귀(형이상학적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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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혹과 환몽을 거쳐 대각(大覺)의 경지로 이룸 |
각성(天上) |
이 작품 가운데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등장인물들은 55명이나 된다. 이처럼 많은 등장인물의 배치가 잘 되어 있고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제대로 부각되고 있다. 즉 인물의 특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물론 인물 묘사에 있어서 보다 고차원적인 표현 기교인 간접적 수법을 쓰지 못하고 인물의 외형 위주로 특별한 직접적인 방법을 썼다는 점과 '문장은 이 백 같고…', '칼 쓰는 법이 귀신같아서…', 등 매너리즘에 젖은 표현이 없지는 않으나 여타의 고대 소설에 견준다면 표현 기교 역시 뛰어나다.
주제와 사상적 배경
인간의 부귀공명(富貴功名)이란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다. 즉 이는 불교적인 '제행무상관(諸行無常觀)'에서 온 것이므로 이 소설은 또한 인생의 무상함을 독자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구운몽"은 불교 사상을 중심으로 한 불교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러나 이 소설의 주요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은 불교 사상만이 아니라 유, 불, 선(儒佛仙)사상의 융합 상태를 이루고 있다. 그가 유복자로 태어나서 한 번도 부친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것을 전생의 적악이라고 보는 데는 불교적인 인과응보 사상이 깃들어 있고, 자기를 길러 준 어머니의 은혜와 스스로 효도를 다하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있는 데는 유교적인 효 사상이 있으며 영화 끝의 허무를 그린 것은 도교 사상의 영향이라 하겠다. 유가적인 부귀영화는 사실상 김만중에 있어서는 자신의 이상이었고, 선망의 적이기도 했다. 그와 같은 욕망이 현실에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그 이상의 삶을 갈망한 끝에 한바탕 꿈을 꾸어 본 것이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 보니 그것은 분명히 꿈이었고 따라서 허무한 것이었다. 자기 자신이 처해 있던 환경과 현실이란 확실히 그 꿈과는 같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그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고, 스스로의 처지는 더욱 허망함을 절감했던 것이다. 이에 몸 둘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그는 종교심을 발휘하여 평소에 잘 이해되고 있던 불교에라도 귀의해 볼까 하는 심정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인간 생명의 근원은 과연 무엇일까?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누리는 이상의 낙원이란 과연 없는 것일까? 김만중은 이와 같이 꿈의 세계보다도 더 이상적인 세계를 갈망하였을 것이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극락세계를 동경하여 천상으로의 영생의 길을 떠났다. 이렇게 볼 때 "구운몽"은 불교 위주의 소설이기도 하지만 유교적인 이상세계는 언제나 서포의 염두에서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 소설에는 또한 여성들의 생활 해방을 갈구하는 구절도 있지만 여자들 스스로가 일부다처주의를 자인하는 언사가 많다는 점이 특이하다. 즉 그 당시 유교 사회의 귀족이나 양반들의 생활 이념에 따르는 일부다처주의의 옹호가 어느 만큼 깃들어 있어 보인다.
주제 :
인생무상과 불법에의 귀의 - 인생무상 불교적 인생관 자각으로 성진의 선불계와 양소유가 택한 현세라는 두 세계를 놓고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주제로 보는 견해와 불교적인 깨달음 ,즉 인간의 부귀영화는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이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때 저자(김만중)는 관직에 올라 있었다가 유배를 당한 몸이었다. 즉 그는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갑자기 모두 잃었기 때문에 부귀영화의 허와 실 을 잘 알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부귀 영화의 허무함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구운몽'은 주제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는 작품이다.
유교, 불교, 도교에서 온 요소가 두루 들어 있지만, 육관 대사의 제자 성진이 남악 연화봉에서 계속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가 욕망 추구가 허망한 줄 깨달았다는 몽유소설(夢遊小說)로서의 기본 설정은 전편이 불교적인 의미를 가졌음을 말해 준다.
육관 대사가 언제나 '금강경(金剛經)'으로 가르침을 삼았다는 점까지 보태서, 작품의 주제가 '금강경'의 공(空) 사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성진은 꿈속에서 양소유로 태어나, 시골 출신이 서울 가서 정원 급제를 하고, 나아가면 장수가 되고 들어가면 정승이 되어 온갖 부귀를 누리면서 연화봉에서 만났던 팔선녀를 두 아내 여섯 첩으로 맞이하는 과정을 자상하고도 묘미 있게 다루었다. 세속의 욕망이 허망하다는 것은 작품의 결말에서나 강조되어 있을 따름이고, 부귀를 획득하고 애정을 성취하는 데 더욱 절실한 관심을 보였다.
성진의 길과 양소유의 길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하는 진퇴의 문제를 주제로 삼고 독자도 각자의 성향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게 했다 하겠는데,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으레 자기를 성진, 또는 팔선녀 가운데 누구와 동일시해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조동일, {한국 문화 통사 3}(제3판 , 지식 산업사, 1994)에서]
구운몽적 환상의 의미
인간 의식의 내부에 소용돌이치는 상충적 갈등, 즉 욕망의 내향 운동과 외향운동의 부단한 반복은,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환희와 고뇌, 광명과 암흑, 천국과 지옥 등 모든 상충적 이미지 패턴을 낳는데 이 순간에 느끼는 좌절과 상실의 심연에서 재생하는 이미지로부터 인간은 신(神, God)의 모습을 창안하였다. 서양에 있어서, 신의 이미지는 이러한 인간 욕망의 상충적 양면성의 중간에 서서, 이를 화해시키는 조정자 내지 중개자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동양에 있어서는 수 천 년 동안이나 이 재생 또는 구원의 이론이, 어떤 조정자로서의 인격을 심상화(心像化)하지 않고, 오직 인간 자신이 스스로 희구하는 '전인격으로서의 자기' 속에 통합시키려는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구운몽에서 성진의 마음속에 소용돌이친 번뇌는 그 양극성을 화해할 인격적 이미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만 이는 오로지 자기실현에의 노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었다.
대사 이르되,
"네 스스로 가고자 할새 가라 함이니, 네 만일 있고자 하면 뉘 능히 가라 하리오? 네 또 이르되,
'어디로 가리오?' 하니, 너의 가고자 하는 곳이 너의 갈 곳이라."
위에서, "스스로 가고자 하기에 가라 함이니, 있고자 하면 뉘 능히 가라 하겠느냐?"는 말은 인간의 이변적(二邊的) 상극성의 극복 또는 화해는 오로지 자기실현을 통해서 스스로 깨달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의 단적인 표현이 아닌가? 그러므로 이러한 모순된 현실을 극복하여 자기 자신을 궁극적인 목표에까지 실현하려면, 우선 생사고락의 현실이란 그 자신이 보기에 따라서는 한낱 꿈에 돌릴 수 있어야 하며 그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서의 현실을 스스로 자각하여 깨어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줄거리
내용은 당(唐)나라 때 천축(天竺)으로부터 육관 대사(六觀大師)라는 고승(高僧)이 중국에 와서 큰 절을 세우고 제자를 모아 불도(佛道)를 강론(講論)한다.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가 성진(性眞)이었다. 어느 날 성진은 대사의 심부름으로 용궁에 가게 되었는데, 용왕의 융숭한 대접에 술을 몇 잔 마시고 돌아온다. 한편 선녀 위진군(魏眞君)은 팔선녀(八仙女)를 대사에게 보내 약간의 보물을 선사한다. 길 중간에서 팔선녀와 성진이 만나게 되어 서로 희롱하다 돌아온다.
절에 돌아온 성진은 선녀들을 그리워하며 속세의 부귀영화만 생각한다. 끝내 그는 죄를 얻어 지옥에 떨어지고 다시 인간 세상에 환생하여 양소유(楊少遊)가 된다. 한편 팔선녀도 같은 죄로 지옥에 떨어졌다가 각각 다시 세상에 환생한다. 양소유는 차례로 그들 여덟 여인과 인연을 맺게 된다. 드디어 벼슬은 승상에 이르고 두 부인과 여섯 낭자를 거느린 양소유의 화려한 인생이 펼쳐지는 것이다.
회남 수주현 양처사의 아들로 태어난 성진[양소유(楊少遊)]은 15세에 과거를 보러 가던 중 어사의 딸 '진채봉'을 만나 혼약하고, 난을 피해 있다가 과거를 보러 올라가던 중 낙양의 기생 '계섬월'과 인연을 맺고, 경사에 이르러 거문고를 타는 여자로 가장하여 정사도의 딸 '정경패'를 만난다. 과거에 급제한 양소유는 정경패의 시비인 '가춘옥'과도 인연을 맺는다.
하북의 왕이 역모하려 아니 양소유는 절도사로 나가 이를 다스리고 돌아오는 길에 계섬월인 줄 알고 만난 여자가 하북의 명기 '적경홍'이었다. 상경하여 예부상서가 된 양소유는 황제의 누이인 '난양 공주'의 퉁소 소리에 화답한 인연으로 부마로 간택이 되는데. 양소유는 정경패와의 혼약을 이유로 이를 물리치다가 옥에 갇힌다.
토번왕이 쳐들어오자 대원수가 되어 출전한 양소유는 토번왕이 보낸 여자 자객 '심요연'과 인연을 맺고, 백룡담에서는 용왕의 딸인 '백릉파'를 도와주어 인연을 맺는다. 그 동안에 난양 공주는 양소유와의 혼약을 이루지 못하여 실심한 정경패를 만나보고 그 인물에 감복하여 제 1 공주인 '영양 공주'를 삼는다.
토번왕을 물리치고 돌아온 양소유는 위국공의 벼슬에 오르고, 영양 공주 난양 공주 2처와 진채봉, 계섬월, 가춘옥, 적경홍, 심요연, 백릉파의 6첩을 거느리게 된다. 작품의 제목에 나오는 '아홉'이라는 숫자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상징한다.
그러나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아 이제는 승상의 벼슬에서도 물러나 한가히 그의 여생을 즐기던 양소유는 어느 가을날 두 부인과 여섯 낭자를 거느리고 뒷동산에 올라갔다가 문득 인생의 허무함을 느낀다. 이때 한 노승을 만난다. 때마침 찾아온 어느 고승에게 불도(佛道)에 귀의할 것을 말하자 그 도승은 쾌히 승낙하고 짚고 온 지팡이로 난간을 두드린다. 그러자 모든 것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손에 백팔 염주를 들고 있고 까칠까칠한 중의 머리를 한 자기(성진) 뿐이었다.
당황한 그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부귀영화는 하룻밤 꿈이었고 자기는 분명히 연화 도량(蓮花道場)의 성진이었다. 꿈을 깬 성진은 황망히 대사 앞에 뛰어가 엎드린다. 팔선녀도 이어 들어와 제자되기를 청한다.
후에 대사는 도(道)를 성진에게 물리고 천축으로 돌아가고 팔선녀는 성진이 앞에서 계속 도를 닦아 후에 아홉 사람은 모두 극락세계로 갔다고 한다.
이해와 감상
조선 숙종 때 김만중(金萬重)이 지은 고전소설. 이본에 따라 1책부터 4책까지 분량이 다양하다. 1725년(乙巳年, 영조 1)에 간행된 금성판(錦城板) 한문목판본을 비롯하여 국문방각본 · 국문필사본 · 국문활자본 · 한문필사본 · 한문현토본 등 50여종이 넘는 많은 이본이 전한다.
김만중은 노론 벌열층(閥閱層)의 일원이라는 자신의 처지에 어울리지 않게 당시로서는 이단시되던 불교나 패서(稗書) 등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이러한 점이 소설을 지을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생각된다.
작자의 종손인 춘택(春澤)은 김만중이 속언(俗言)으로 많은 소설을 지었다고 하였으나, 지금은 〈남정기 南征記〉 만 뚜렷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규경 (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의 〈소설변증설 小說辨證說〉 에 의하면, 김만중이 귀양지에서 어머니 윤씨부인의 한가함과 근심을 덜어주기 위하여 하룻밤 사이에 이 작품을 지었다고 한다.
혹은 중국에 사신으로 가게 된 김만중이 중국소설을 사오라 한 어머니의 부탁을 잊어버려 돌아오는 길에 부랴부랴 이 작품을 지어 드렸다는 이야기가 그의 집안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에도 어머니를 위하여 속성으로 지었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이규경은 특히 이 작품이 김만중이 귀양 갔을 때 지어졌다고 하였는데, 그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었다. 즉 그가 장희빈(張嬉嬪)의 아들 균(悠)을 세자로 책봉하는 것에 반대하다 선천에 귀양간 숙종 14년(1688)인지, 아니면 장희빈이 인현왕후 (仁顯王后) 대신 왕후로 책봉된 기사환국으로 숙종 15년에 남해로 귀양 갔을 때인지가 확실하지 않았다.
근래에 ≪ 서포연보 西浦年譜 ≫ (일본 天理大學 소장)가 출현함으로써 일단 선천 귀양시기로 확실해지고 그 완성은 남해 귀양시기로 추정된다.
이재 (李縡)가 〈구운몽〉의 대지(大旨)를 인생의 부귀공명이 일장춘몽이라는 데 둔 바와 같이 〈구운몽〉 의 주제는 역시 대승불교의 중심인 금강경의 ‘공(空)’ 에 있다.
공은 표면적으로는 인생만사를 부정하는 데 있는 것 같지만 이면적으로는 인생만사를 역설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구운몽〉 은 ≪금강경≫ 이 소설화된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김만중(金萬重)
1637(인조 15) ∼ 1692(숙종 18). 조선 후기의 문신 · 소설가. 본관은 광산(光山). 아명은 선생(船生), 자는 중숙(重淑), 호는 서포(西浦), 시호는 문효(文孝)이다. 조선조 예학 (禮學)의 대가인 김장생 (金長生)의 증손이다. 충렬공(忠烈公) 익겸(益謙)의 유복자이다.
광성부원군(光城府院君) 만기(萬基)의 아우로 숙종의 초비(初妃)인 인경왕후(仁敬王后)의 숙부이다. 그의 어머니는 해남부원군(海南府院君) 윤두수(尹斗壽)의 4대손이다. 영의정을 지낸 문익공(文翼公) 방(昉)의 증손녀이고, 이조참판 지(猩)의 딸인 해평 윤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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