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국어 바루기

바른말 고운 말/ “장본인과 주인공”

수로보니게 여인 2009. 2. 2. 14:14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문(文)은 무(武)보다 강하다.   


           글은 쓰는 사람의 인격, 말은 하는 사람의 품격  

 

  바른말 고운 말

    “장본인과 주인공”


우리의 속담 가운데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말 한 마디를 잘해서 천 냥 빚을 탕감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천금과 같은 신용을 얻을 수도 있고 씻기 어려운 불신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말 가운데에는 속뜻을 알지 못하고 대략적인 뜻만을 생각하고 썼을 때에 큰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는 낱말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될 만한 선(善)한 일을 한 분을  ‘미담의 장본인’ 이라고 표현한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또한, 어떤 방송에서 진행자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으신 화제의 장본인”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장본인(張本人)’이라는 낱말을 이와 같이 쓰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일의 근본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 낱말은 그러한 뜻이 아니고 아주 좋지 않은 뜻으로 사용되는 낱말이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장본인의 뜻풀이는 거의 모든 국어사전이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 ‘못된 일을 빚어낸 주동 인물이나 주모자 또는 괴수’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낱말은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써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에게 큰 모욕이 되는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뜻으로 쓸 수 있는 낱말은 바로 ‘주인공(主人公)’입니다. 주인공은 문학 작품에서 보듯이 사건이나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을 뜻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주인공이라는 낱말도 ‘악한 사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장본인이라는 낱말과 같이 항상 좋지 않은 일을 저지른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널리 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소설이나 드라마 속에서의 ‘주인공’은 착한 행동이나 의리 있는 행동을 많이 하지만 현대의 작품에서는 악역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주인공’은 좋은 일이나 착한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좋은 뜻으로 쓸 때에는 ‘장본인’보다는 ‘주인공’을 쓰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미담의 주인공은 일흔 살의 할머니로 밝혀졌습니다.”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화제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이번 폭행 사건의 장본인이 경찰에 의해 검거 되었습니다.”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장본인이 현장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장본인과 주인공은 이렇게 분명히 큰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며, 자칫 잘못하면 상대방에게

큰 실례가 되는 낱말이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최용기 l 국립국어원 국어진흥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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