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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말 고운 말 
“설렁탕과 육개장”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지만 음식점에서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정하는 것은 큰 고민거리일 것입니다. 회사 근처의 음식점은 거의 비슷비슷할 것이고 호주머니 사정까지 감안한다면 먹을 음식을 정하는 문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구내식당이 있는 직장인이나 학교 안에 식당이 있는 학생들은 그래도 사정이 조금 낫습니다.
설농탕? 설렁탕!
그래서 선뜻 생각나는 음식이 없으면 “설렁탕이나 한 그릇 하지.”로 정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입맛에 그럭저럭 맞고 소화에도 별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값도 비교적 싸서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 바로 ‘설렁탕’입니다. 설렁탕은 소의 내장이나 머리, 발, 도가니 따위를 푹 삶아서 만든 국으로, 밥, 소금, 고춧가루, 파를 넣어서 먹으면 되는 음식이다.
그런데 이 ‘설렁탕’의 어원에 대하여 이견이 많이 있습니다. 민간 어원으로는 비교적 조리가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설렁설렁’ 조리하였다고 하는 설과 뜻을 새겨 ‘눈처럼 뽀얀 국물’의 뜻을 상기하여 정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런 민간 어원에 관한 이야기 중에 그래도 가장 유력한 것이 농사짓는 것을 가르쳤다는 중국의 농신(農神)으 모시던 제단인 ‘선농단(先農壇)’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입니다.
조선시대 9대 임금인 성종께서 선농단에 오셔서 대신들과 함께 밭을 걸고 백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밥을 지어주셨는데 백성의 수가 워낙 많아 음식 장만이 워낙 어려워서 큰 가마솥을 걸고 소의 여러 잡고기를 넣고 푹 삶아서 그 국물에 밥을 말아서 한 그릇씩 백성에게 하사하였다고 한다.
이때, 선농단에서 먹은 국밥을 선농단의 이름을 따서 ‘선농탕’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날의 ‘설렁탕’은 이 ‘선농탕’이 변해서 된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음식의 표기 형태가 ‘설렁탕’, ‘설농탕’, ‘설넝탕’, ‘설롱탕’ 등으로 여러 가지 이지만 ‘설렁탕’ 이 바른 표기이며, 한자어로 실려 있는 국어사전도 있지만 이는 분명하지 않으며 그냥 음만을 빌려 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육계장? 육개장!
설렁탕 못지않게 표기가 혼란스러운 음식이 있습니다. 쇠고기를 삶아 알맞게 뜯어 갖은 양념을 한 뒤에 파와 고춧가루를 넣어서 얼큰하게 다시 끓인 국을 ‘육개장’이라고 하는데 이 음식을 ‘육계장’으로 표기한 음식점이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한자어로 ‘肉鷄醬’으로 적거나 착각해서 ‘닭계장’으로 적은 음식점까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육개장’은 쇠고기로 만든 음식이지, 닭고기로 만든 음식이 아닙니다. 따라서, ‘육계장’이나 ‘닭계장’으로 적은 것은 바른 표기가 아닙니다.
표준말은 ‘육개장’입니다.
최용기 l 국립국어원 국어진흥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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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문(文)은 무(武)보다 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