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덕일& 정민

독서의 효용

수로보니게 여인 2008. 11. 4. 20:15

 

  

 

               

       

                 

독서의 효용


진부한 듯이 들리지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당(唐)의 유학자 한유(韓愈)는 '성남에서 공부하는 아들 부(符)에게 주다(符讀書城南)'라는 시에서 "때는 가을이라 장마 그치고/서늘한 기운이 성 밖 옛 마을에 드니/등불 점차 가까이 하고/책 펼칠 만하니/어찌 아침저녁 유념하지 않겠는가(時秋積雨霽/新凉入郊墟/燈火秒可親/簡編可卷舒/豈不旦夕念)"라며 가을 독서를 강조했다.

연산군 4년(1498) 무오사화 때 사형당한 김일손(金馹孫)은 '추회부(秋懷賦)'에서 가을 독서의 미진함을 후회했다. "계축년 가을/나는 서당에 있었네/창망하게 세월 흐르는데/흐늘거리며 놀다가 빛처럼 흘러갔네/만 권도 못 봤는데/해가 문득 서쪽으로 숨네"

그러나 독서의 효용성에 대한 회의도 있었다. 고려 말의 문인 이규보(李奎報)의 시구 중에 "천 권 이상 독서했지만/주머니엔 동전 한 닢 없구나(讀書千卷强/苦欠一錢囊)"라는 토로가 이를 말해준다. 다산 정약용의 '평구에서 자면서(宿平邱)'라는 시는 더욱 적나라하다. 10여 년 전에 헤어졌던 종(奴) 최(崔)씨의 집에서 자며 느낀 감회를 읊은 시이다. 다산은 그 종이 큰 집에 화려한 가재도구, 논농사 밭농사에 술 파는 첩과 배 타는 자식을 거느리고, '매질하는 상전도 없고 빚도 없이/일생을 강호에서 호탕하게 살고 있구나(上無笞罵下無債/一生浩蕩江湖邊)'라고 부러워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나이 사십 되도록 번거로운 고생뿐이며/천 권 책을 읽었으나 배고픔도 못 면했네(行年四十猶煩苦/讀書千卷不救飢)"라고 신세를 토로했다. 다산은 그 종과 자신이 다툰다면 백 번을 싸워도 자신이 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는 다산이 성공한 종에게 주는 축하의 시이고 그의 본심은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이라고 말한 데 있다. 효용성의 측면에서도 독서 없이 크게 성공한 사람을 찾기는 대단히 어렵다.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 역시 책 속에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입력 : 2008.11.03 22:11 이덕일·역사평론가 newhis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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