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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퇴고의 중요성/ 퇴고 없인 좋은 글 안 나와

수로보니게 여인 2008. 11. 4. 18:40

 

 

 [논술 강해지는 글쓰기 특강] 퇴고 없인 좋은 글 안 나와… 매끄럽게 읽힐 때까지 검토

⑩퇴고의 중요성

김경훤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


 

초고를 완성한 후에는 반드시 글을 다듬는 작업이 수행돼야 한다. 이것을 퇴고(推敲)라 한다. 초고를 쓴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퇴고를 하면 독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글을 검토할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소리 내어 읽어서 매끄럽게 읽힐 때까지 고치는 것이다. 퇴고 시 점검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주제가 명료하게 드러나 있는가를 확인한다.

▲명료하게 진술된 주제문이 있는가?

▲주제문은 애초에 자신이 의도했던 바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는가?

▲주제 이외의 다른 부분이 오히려 더 부각되지 않았는가?

▲다른 문장들이 효과적으로 주제문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가?
 

둘째, 문단 구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검토한다.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바가 서론에 분명하게 제시돼 있는가?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든 예가 주제와 어긋나지는 않는가?

▲본론의 배열순서가 적절한가? 논리적 순서가 잘못돼 있지는 않은가?

   문단과 문단을 연결하는 접속어가 논리적 맥락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가?

▲각 문단의 길이는 적절한가? 너무 길거나 짧아 전체의 균형을 일그러뜨리고 있지는 않은 가?

▲본론에서 들고 있는 예나 근거는 적절한가?

▲각 문단은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으로 잘 구성돼 있는가? 논의 전개상 불필요한 문장 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가?

셋째, 각 문장들 사이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각 문장이 뜻하는 바는 분명한가?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고 있지는 않은가?

  의미 없는 동어반복식(同語反覆式)의 문장은 없는가?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인가? 주어와 술어는 잘 호응하고 있는가?

▲더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은 없는가?

▲글의 문맥에 맞게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쓸데없이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맞춤법(문장부호 포함)과 원고지 사용법에 어긋나는 곳은 없는가?

우리는 연재의 첫 회에서 상허 이태준선생의 글을 살펴 본 적이 있었다. 이 글을 본인이 썼던 초고라 생각하고 다듬어 보기로 한다.

●원문: 소품(小品)이나 이만한 조직체를 이룬 뒤에 비로소 (1)한 제의, 한 편의 글로 떳떳한 것이다. 르나르(J. Renard)는 '뱀'이란 제(題)에 '너무 길었다'란 두 마디밖에는 쓰지 (3)않은 것도 있으나, 그것은 박물지(博物誌)라는 큰 작품의 일부분으로서였다. 그러면 글이 되려면 먼저 양(量)으로 (1)길어야 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한 사람의 일상생활에서 (1)지껄이는 말을 아무리 몇 십 년 치를 기록해 놓는대야 그것이 글 (3)되기엔 너무 쓸데없는 말이 많고, 너무 연락(連絡)이 없고 산만한 어록(語錄)의 나열일 것이다. 그러니까 글은 아무리 소품이든, 대작이든, (2)마치 개미면 개미, 호랑이면 호랑이처럼, 머리가 있고 몸이 있고 꼬리가 있는, 일종 생명체이기를 (1)요구하는 것이다. 한 구절,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생명체적인 글에 있어서는, (2)전체적이요 생명체적인 것이 되기 위해 (3)말에서보다 (3)더 설계와 더 선택과 더 조직, 발전, 통제 등의 공부와 기술이 필요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3)필요 되는 공부와 기술을 곧 문장 작법이라 대명(代名)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짓는 데 무슨 별법(別法)이 있나? 그저 (1)수굿하고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하면 그만이라고 하던 시대도 있었다. (2)지금도 생이지지(生而知之)하는 천재라면 오히려 삼다(三多)의 방법까지도 필요치 않다. 그러나 배워야 아는 일반에게 있어서는, 더욱 심리나 행동이나 모든 표현이 기술화하는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과학적인 견해와 이론, 즉 작법(作法)이 천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도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이태준의 '문장강화' 중) )


우선 적절하지 못한 단어의 사용(1)과 군더더기 표현(2)이 눈에 거슬린다. 특히나 '것'의 과도한 사용은 자제해야 하며 비슷한 의미의 단어나 표현의 반복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어법의 잘못(3)에 이르러서는 상태가 자못 심각하다. 조사나 어미의 사용, '더'라는 부사의 사용, 불필요한 피동 구문의 사용 등은 더 많은 퇴고를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위의 글을 다듬어 보면 다음과 같다.

●수정문: 작은 글(소품)도 조직적으로 결합한 후에야 비로소 제목을 가진 한 편의 글이 된다. 르나르는 '박물지'라는 책 속의 '뱀'이란 제목의 글에서 '너무 길었다'라는 두 낱말밖에 쓰지 않았다. 좋은 글은 분량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을 무조건 기록한다면, 그 글은 군더더기가 많고 연결도 자연스럽지 못한 산만한 기록의 나열이 되고 만다. 따라서 좋은 글은 머리와 몸과 꼬리가 있는, 즉 생명체와 같다. 한 부분이 아닌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명이 있는 글은 말보다 더 치밀한 설계와 선택, 조직, 발전, 통제 등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때 필요한 기법을 '문장 작법'이라 한다.

그렇다고 글 짓는 데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묵묵히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하면 그만이라고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심리나 행동 등의 모든 표현을 기술화하는 요즘에 있어서는, 과학적인 견해와 이론을 토대로 한 작법(作法)이 글쓰기 왕도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도가 아닐까 한다.

 

헤밍웨이는 그의 작품인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마지막 22행을 39번이나 고쳤다고 한다. 아무리 위대한 작가라 하더라도 퇴고 없이는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자신의 글을 퇴고하는 데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글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논술 강해지는 글쓰기 특강' 연재를 마칩니다.

 입력 : 2008.10.29 15:03 / 수정 : 2008.10.29 15:04

 


 

   글쓰기는 고달픈 현실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다른 이와 공감하기 위해 설득력 있게 제안하는 일               

                                                

 

                              Write It Down Make It Hap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