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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친 뺏은 그녀, 정말 '악녀'?

수로보니게 여인 2008. 9. 4. 13:06

[김태훈의 러브 토크] 내 남친 뺏은 그녀, 정말 '악녀'?


한 여자가 물어왔다. "남자들이 나쁜 여자한테 더 끌리는 게 사실인가요? 착한 여자에겐 별로 매력을 못 느끼나요? 처음 데이트를 시작할 때만해도 상대가 마음에 들면 최대한 그 사람을 위해 약속 시간이나 데이트 코스는 물론 라이프 사이클까지 바꿔가면서 모든 것을 맞추려고 하다가도, 불과 몇 주만 지나면 남자들은 흥미를 잃었다는 표정으로 또 다른 제멋대로인 여자들에게 떠나더라고요."

글쎄, 명쾌하게 대답하긴 힘들다. 착하다는 것만으로 남자를 사로잡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나쁜 여자가 착한 여자보다 매력적이라고도 얘기할 수도 없으니까.

물론 소위 '팜므파탈'(악녀)이라 불리는 여자들에게 판타지를 갖고 있는 남자들도 많긴 하다. 오페라 '카르멘'을 봐도 그렇고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을 봐도 그렇다. 그렇지만 나쁜 여자가 언제나 남자를 사로잡는 건 아니다. 냉정히 생각해 보자. 소설이나 영화 속 그녀들은 엄청나게 섹시한 몸매의 소유자들이고, 남성을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심리전의 달인들이다. 남성들은 그 매력적인 외모와 놀라운 밀고 당기는 능력에 무릎 꿇었을 뿐이다. 이럴 경우 남자들은 흔히 여자들의 나쁜 성격이나 품성은 잊어버린다. 아니 애써 눈감아 버린다. 물론 그 대가는 곧 치르게 되겠지만 말이다.

여자들은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엉뚱한 해석을 한다. 이것이 마치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의 대립이라고 단정 짓는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다.

잘못된 해석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콤플렉스다. 한 남자를 두고 다른 여자와 경쟁하듯 만났던 여자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더구나 그 패배의 원인이 외모나 다른 조건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무척이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결국 자신이 착한 여자였기에 졌다는 이상한 결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성들끼리의 동질의식이다. 한 여자가 실연을 당하고 돌아온다. 주변의 친구들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곤 이 모든 것은 나쁜 여자와 착한 여자의 갈등 때문이라며 함께 맞장구치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직·간접으로 경험했던 사례를 함께 나누는 동안 '팜므파탈'의 신화도 완성된다. 즉, 남자들을 나쁜 여자에 빠져드는 바보로 만들고, 이에 대한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끼면서 자리를 마감하는 것이다.

자, 여기 두 명의 여자가 있다고 치자. 두 사람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 외모, 학력, 직업까지. 단지 한 명은 소위 '나쁜 여자'이고, 다른 한 명은 착한 여자라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는 여성이다. 남자들은 과연 어떤 여자를 선택하게 될까? 교과서적인 답을 내놓는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착한 여자다. 그러나 현실에선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쁜 여자에게 끌린다는 남자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런 이론과 실재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먼저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의 정의 자체가 왜곡돼있다는 사실부터 인지할 필요가 있다.

많은 여성들은 남자에게 순종적이고 끊임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여자가 착한 여자라고 착각한다. 이것은 지극히 남성중심의 가치관을 여성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건 옛날 남성들이 유교적인 사관에 푹 젖어 있을 때 유행했던 이상적인 여성상에 불과하다.

연애에 있어 착한 여자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단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여자 정도의 의미일 뿐이다. 남자를 위해 스스로를 잊고 삶을 모두 내던지는 여자가 착한 여자라는 건 '약발'이 떨어진 오래된 유언비어다.

나쁜 여자에 대한 정의 역시 마찬가지다.
연애에 실패한 남자들과 여성들이 악감정을 담아 만들어낸 실재하지 않는 마녀상일 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 여자'는 알고 보면 자신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믿고 자신 있게 연애에서 남자들을 리드하는 멋진 여자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누군가가 열등의식으로 '나쁜 여자'라는 괴이한 낙인을 붙여놨을 뿐이다.

나쁜 여자, 착한 여자 따위의 이분법은 잊어버려라. 그런 전략으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시킨다. 연애에선 특히 그렇다. 인생에서 단 한 사람인 누군가를 사로잡기 위한 열렬함이 있다면 어느 순간 나쁜 여자로 불리는 것도 감수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팜므파탈'의 포스를 뿜어낼 수 있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 조선일보  2008.09.04 04:10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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