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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ledge was their treasure 그들에게는 지식이 보물이었어/ 이미도

수로보니게 여인 2008. 6. 28. 13:56

 [1843호] 2005.02.28    

외화 번역가 이미도 "여자인줄 아셨죠? 노총각이에요"

 

노트북·녹음기 들고 ‘나홀로 작업’…“뉘앙스 살리고 긴 문장 압축하는 것이 핵심”
부드럽지만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영화 자막 속의 ‘번역 이미도’에서 느껴지는 여성적 이미지가 싹 사라졌다. 많은 이가 여성으로 착각해온 이미도씨는 45세의 중년 남성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작업실로 사용한다는 서울 역삼동 스타벅스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인터뷰를 거의 안했어요. 번역자는 제2의 창작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뒷전에 물러나 있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미도는 여자다, 번역회사 이름이다 등등 소문이 많았습니다.”

‘블루’를 시작으로 ‘인생은 아름다워’ ‘슈렉’ ‘아메리칸 뷰티’ ‘시카고’ ‘식스센스’ ‘영웅’ 등 숱한 흥행작을 번역해온 이미도씨. 12년째 400여편의 외화 번역을 해온 그가 최근 외도를 시작했다.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디자인하우스)란 책을 출간, 그토록 갈구해왔던 ‘제1의 창작’을 완성한 것이다. 출간 몇 달 만에 이미 4쇄를 찍을 정도로 베스트셀러 대열에 들어섰다.


미군 통역관인 아버지 첫 영어교사

이미도씨는 참 우직하게 영어를 배웠다. 첫 영어선생님인 아버지는 미군 통역관이자 도서관 사서였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스파르타식 영어공부가 시작됐다. 영어 단어 하나를 노트 5∼6장 앞뒤에 빼곡히 적어야 했다. 아버지는 미국 문화를 간접체험할 수 있도록 영화를 보여주거나 영어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직접 읽어주시기도 했다. 이씨는 “지금도 당시 습관이 남아있어서 영어를 소리내어 읽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부모님은 그에게 미국에 가서 살라는 의미로 이름조차 ‘미도(美道)’라고 지었다.

“이민 갈 계획으로 2년간 미국에서 생활했어요. 그때 영화 ‘스탠 바이 미’를 보면서 외화 번역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막연히 생각했죠. 이후 이민계획을 취소하고 공군 영어교육 장교로 복무한 후 미국 영화를 국내 수입사에 소개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번역을 제의받아 얼떨결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흔히 외화 번역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DVD를 보면서 할 것으로 상상하지만 실제 작업은 전혀 딴판이다. 영화사에서는 미개봉 영화의 테이프가 유출될까봐 번역자에게도 테이프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사만 나오는 스크립터(번역용 각본)만 주어질 뿐이다. 영화사 자체 시사실에서 영화를 보면서 녹음한 뒤 혼자서 달랑 노트북 하나 들고 작업한다. 번역가에게 주어지는 기간은 대략 1주일 정도뿐.

“대사의 맛을 자막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소리를 녹음하는 게 꼭 필요합니다. 대사가 얼마나 빠른지, 어디서 잘라줘야 할지 등을 계산해야 하거든요. 화면에 들어갈 수 있는 최대 글자 수가 16자이기 때문에 영화 번역은 최대한 압축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말을 많이 하거나 빨리 하는 배우를 가장 싫어합니다.(웃음)”

힘든 점은 대사에 포함된 그들만의 문화를 우리말로 옮겨야 할 때다. 예를 들어 개그콘서트의 ‘빠져봅시다’와 같은 대사를 만나면 가장 난감하다.

이씨의 작업 스타일은 철저하게 일을 즐기는 주의다. 매일 아침 9시쯤부터 저녁식사 전까지 스타벅스에 앉아 번역을 한다. 퀵서비스도 이곳에서 받을 정도다. 일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노동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게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다. 하루종일 전기를 빌려 쓰고 자리를 차지한 데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최근 100명에게 무료로 음료와 케이크를 제공하는 ‘골든벨’을 울리기도 했다.

이씨가 받고 있는 가장 큰 오해는 국내에 수입되는 외화의 80%를 모두 독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억울하다”며 이를 해명했다. “한 해 수입되는 영화는 400여편입니다. 이 중 제가 번역하는 영화는 7% 정도인 20∼24편밖에 안됩니다. 초창기에는 왕성하게 했지만 지금은 번역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한 달에 2편만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거든요. 아마 흥행작의 번역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생긴 오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편당 수입을 받는 그의 연봉은 대기업 부장 수준이다. 최근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층에서 “외화 번역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지만 그는 “스스로 실력을 쌓는 길밖에 없다”고 충고한다. 이 세계야말로 철저히 실력으로 승부하는 완전 경쟁체제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관심이 있다면 직접 영화사 마케팅부서에 번역한 작품을 들고 가서 노크하라”고 말했다.

산 하나를 정복하면 더 높은 산이 보인다고 했던가. 이미 업계에서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이미도씨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책을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펼치기로 한 것.

조급증 버리고 우직하게 공부하길

▲ 1961년 서울생 | 한국외대 스웨덴어과 졸업 | 공군 영어장교로 복무 |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고려대, 숙명대 특강, EBS 영어캠프 특강 | KBS ‘대한민국 1교시’ ‘이지영의 굿모닝팝스’ 출연 | ‘내셔널 트레저’ ‘인크레더블’ ‘식스 센스’ ‘슈렉’ ‘캐치 미 이프 유 캔’ ‘뷰티풀 마인드’ ‘페이스 오프’ 등 할리우드 영화 다수 번역
“다들 영어를 어렵고 재미없게 생각하니 영어가 두려워집니다. 두려움은 조급증을 유발시켜요. 때문에 대부분 영어공부에 있어서 ‘허리(hurry)병’에 걸려 있습니다. 외국어는 절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없어요. 하루 1시간 영어공부를 하면 한 달이면 24시간, 1년이면 고작 12일을 미국에서 지내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책에 솔깃하고, 저런 책에 솔깃하기를 반복하는 것보다 우직한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씨는 10년, 20년 장기계획을 세워 재미있는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권하는 방법은 영화와 독서다. “영화는 일단 재밌습니다. 식당ㆍ공공기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애인ㆍ직장ㆍ가족 등 다양한 관계에서 할 수 있는 대화와 그들의 문화를 접할 수도 있습니다. 또 사전 속에 나오는 영어가 아니라 100%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표현이 영화에 나옵니다. 최고의 교재죠.”

이씨는 일단 영화를 본 후 대형서점이나 아마존닷컴(www.amazon.com)에서 그 소설이나 시나리오, 포켓북으로 된 영상소설 등을 구입해 읽을 것을 충고했다. 영화의 내용을 다 알기 때문에 이해가 쉽고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 다음 ‘중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외우면서 꼼꼼히 심화학습할 것→영화 DVD를 구해 영어자막을 띄워서 볼 것→마지막으로 자막을 없애놓고 볼 것’을 제안했다.

이미도씨는 초급이라면 ‘터미널’ ‘아이 엠 샘’ ‘스탠 바이 미’, 중급이라면 ‘식스 센스’ ‘포레스트 검프’ ‘쉘 위 댄스’ ‘레인 맨’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고급이라면 ‘아메리칸 뷰티’ ‘굿 윌 헌팅’ ‘잉글리시 페이션트’ 등을 권했다.

영화 ‘연인’에서 장쯔이가 3년간 사랑한 류더화(유덕화)보다 3일 사랑한 진청우(금성무)를 선택했듯, 외화 번역보다 책 저술에 마음을 빼앗긴 이씨. 왕성한 집필력으로 올 하반기에 또 하나의 책을 펴낼 예정이다.

사진촬영을 위해 이미도씨의 집을 찾았다. 노총각인 그의 오피스텔은 마치 쓰레기장 같았다. “신발 신고 들어오세요”라고 했던 그의 말이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2000년 이곳으로 이사온 후 치우지 않다보니 5년간 짐이 쌓였다고 한다. 그는 “바닥에 흩어진 동전만 합쳐도 100만원은 족히 넘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전정한 폐인이었다.

박란희 주간조선 기자(rhpark@chosun.com)

 

 

 [Why] Knowledge was their treasure 그들에게는 지식이 보물이었어

[이미도의 '영화속의 영어']인디아나 존스-크리스털 해골의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이미도 작가ㆍ외화번역가
"이명박 대통령도 좀 쉬어야 해요. 실무자와 달리 창조적 사고가 필요한 리더는 충분히 쉴 필요가 있어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지요.

삼성전자 CEO도 새 경영철학으로 창조경영을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이미지를 읽지 못하는 것이 문맹이던 20세기를 넘어 창조적으로 상상 못 하는 것이 문맹인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창조성은 석학이나 천재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지요. 인간은 누구나 창의성을 잉태한 채 태어나니까요.

손수제작물(UCC)로 표현된 개인의 창의력이 높게 평가받는 요즘의 트렌드는 그래서 시사해주는 바가 크지요. UCC를 Ucc로 표기하는 역발상을 해보면 어떨까요? User의 U를 Uniqueness로 풀면 "당신의 Uniqueness는 몇 cc입니까?"라고 묻는 것 같지 않은지요?

세계적 스포츠카 페라리의 북미지사 CEO를 역임했으며, 창조적 마케팅(creative marketing)의 전문가인 루이지 롱지노티 뷔토니는 저서 '드림 마케팅 (Selling Dreams-How to Make Any Product Irresistible)'에서 창조성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 드림웍스 제공
 

"도전정신을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것이자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것이다. 창조성은 변화와 동의어이다(Creativity implies the risk of exploring new ideas and setting new trends. Creativity is synonymous with change)."

'고객이 꿈꾸는 것을 미리 내다보고 트렌드를 주도할 줄 아는 창조적 CEO'의 비전과 역할을 강조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CEO들은 남보다 앞서 상상한 것을 현실로 실현하는 능력을 발휘해 왔으니까요.

대한민국 최초로 CEO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우리는 '국민이 꿈꾸고 바라는 것을 미리 내다볼 줄 아는' 창조적인 지도자상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휴식이 필요할 만큼 대통령의 창조적 사고는 무척 지쳐있는 것 같습니다. 참모진을 새로 짠 만큼 그들과 함께 '변화'를 이끌고, '이명박 트렌드'를 주도하려는 대통령의 창조적 상상력은 과연 몇 cc일까요.

대통령께 혹시 영화를 관람할 여가가 생긴다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을 추천합니다. 지식기반 경제학과 창조적 상상력의 가치를 역설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제작기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때에 '지식경제학 미스터리(Knowledge and the Wealth of Nations)'(2006)가 세상에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워시는 토지(land), 노동(labor), 자본(capital)을 대신할 21세기형 생산의 3요소로 사람(people), 재료(things)와 더불어 '아이디어(ideas)'를 꼽았으니까요.

때는 미소 간의 냉전기. 네바다 주 어느 군용 창고에 KGB 요원들이 침입합니다. 신비의 크리스털 해골을 훔치러 온 것이지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이자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비밀이 간직된 것으로 알려진 해골을 놓고 KGB와 '행동하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는 쟁탈전을 벌이지요. 급기야 마야의 고대 사원에서 그들은 외계 생명체가 남긴 고도의 과학적 흔적을 목도하게 됩니다.

창조적 사고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캐릭터가 인디아나 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리즈를 통해 '인디아나의 매력은 상상력! (Indy's appeal is in his imagination)'임을 자부하는 그는 위기 때마다 해박한 지식과 창조적 사고력으로 난관을 헤쳐나갔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지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57년입니다. 그로부터 50년 뒤에 맞이할 21세기는 지식경제학의 시대라는 것을, 그리고 창조적 상상력이 신 성장(new growth)에 동력을 걸어줄 경제적 효과가 얼마나 클지를 강조하려는 듯 감독은 주인공의 입을 빌려 영화 말미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지요. "우그하 언어로는 황금(gold)이 보물을 뜻하지만 그들의 보물은 황금이 아니었어. 그들에게는 지식이 보물이었어

(The Ugha word for gold translates as 'treasure' but their treasure wasn't gold.
It was knowledge. Knowledge was their treasure)."

 

입력 : 2008.06.27 13:14 / 수정 : 2008.06.2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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